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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망중립성]①10여년째 네버앤딩 스토리

  • 2017.11.28(화) 10:50

미국, 2008년부터 망중립성 규제 본격적용
망사업자 차별로 콘텐츠 사업 피해 없도록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할 것으로 보인다. 12월14일 회의에서 찬반 표결할 예정이며, 폐기 찬성 위원이 다수를 차지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때문에 망중립성은 ICT 업계내 공정경쟁 이슈중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망중립성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미국의 영향으로 논쟁이 다시 점화될 분위기다. 망중립성이 무엇인지, 찬반논쟁은 어떻게 전개됐는지, 최근 폐지 논의의 쟁점이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예상 시나리오는 무엇인지를 살펴봤다. [편집자]

 

 

지난 5월 SK브로드밴드 가입자들의 페이스북 접속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이용자 불만이 나타나자 SK브로드밴드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알아보니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캐시서버 설치 및 비용분담을 둘러싸고 옥신각신 하다가 국내로 들어오는 인터넷 접속을 해외로 돌리면서 접속이 지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시서버는 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모아두는 서버다. 국내에 있는 캐시서버를 이용하면 이용자가 페이스북 해외 서버로 접속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쉽게 받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KT와 통신망 대여 계약을 맺었다. SK브로드밴드 이용자는 KT 통신망을 거쳐 페이스북 콘텐츠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는 KT에 접속료를 지불했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급격히 늘고 동영상 사용량이 증가하자 SK브로드밴드에 페이스북용 캐시서버 설치를 제안했다는 것이 SK브로드밴드 측 설명이다.

 

인터넷망을 이용해 콘텐츠 사업을 하는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망을 활용하고 있지만 돈은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오히려 자사를 위해 캐시서버 구축까지 요청하고 있는 형국이다.

 

단순한 시장논리로 보면 SK브로드밴드는 비용부담 없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시키는 페이스북을 차단하거나 속도 제어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 망중립성 때문이다.

 

◇ 망중립성이란 뭘까

 

먼저 '중립성'이란 용어부터 살펴보자. 중립성이란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처신하는 것을 말한다. 즉 중립성이란 용어는 서비스를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입장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중립성 이슈에는 검색중립성, 플랫폼중립성과 함께 가장 오래된 문제인 망중립성이 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망을 이용해 전달되는 트래픽에 대해 데이터의 내용이나 유형을 따지지 않고 이를 생성하거나 소비하는 주체에게 차별없이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망중립성 논란의 중심에는 항상 네트워크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가 있다.

 

예를들어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무선 네트워크 사업자, KT는 국내 최대 유선 네트워크 사업자다. SK텔레콤이나 KT 입장에선 주파수 자원과 네트워크를 무한대로 늘릴 수 없는 만큼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유발하는 서비스를 컨트롤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특히 최근엔 동영상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 회사가 많아 망투자 부담이 커졌다. 통신사 입장에선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 회사도 투자비용의 일부분을 분담하기 원한다.

 

시스코에 따르면 2015년 미국 모바일 트래픽에서 동영상 비중은 55%이며 2020년에는 7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도 2016년 기준 모바일 트래픽에서 동영상 비중이 57.6%를 차지했다. 

 

반면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하는 기업 입장에선 차짓 네트워크 사업자를 통해 차별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돈을 많이 내면 통신속도를 빨리해주고 돈을 적게 내면 통신속도가 느려 자칫 사업이 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자국 사정에 맞게 망중립성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 美, 망중립성 논의 먼저 시작

 

가이드라인 논의에서 가장 앞선 나라가 미국이다.

 

망중립성 원칙은 2003년 콜롬비아대학교 로스쿨 팀 우(Tim Wu)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당시 팀 우 교수는 공공성을 가진 서비스는 사용자를 차별하지 않고 합리적인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커먼 캐리어(Common Carrier)원칙을 강조했다.

 

이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08년부터 망중립성 규제를 본격 적용했다.

 

정책 논의의 시작은 이랬다. 미국 네트워크 사업자인 컴캐스트(Comcast)가 대용량 트래픽을 일으키는 동영상 P2P사이트 비트토런트(BitTorrent) 서비스를 차단·지연 시킨 사건이다.

 

FCC는 이 사건에 대해 망중립성 원칙에 따라 서비스 차단·지연을 시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컴캐스트가 법원에 항소한 결과, FCC의 시정명령을 무효화 시켰다.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CC는 2010년 망중립성 원칙을 고수한 '열린 인터넷 정책(Open Internet Order)'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네트워크 사업자는 공개(투명성), 차별금지, 차단금지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즉 네트워크에서 특정 콘텐츠나 사업자를 차단하거나 차별해선 안되며, 서비스 가격책정 방법이나 망 운영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번에는 무선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이 나섰다. 버라이즌이 FCC의 열린 인터넷 정책에 대해 법원에 제소했다. FCC가 일반적 전화통신 역무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common carrier)가 아닌 버라이즌 같은 인터넷접속사업자(ISP)에게 차별·차단금지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부과하는 규제를 적용시킨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통신사업자가 모두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니다. 그 결과 2014년 법원은 망중립성의 차별금지, 차단금지 원칙은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두 차례의 법원판결에도 불구하고 FCC는 또 다시 망중립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판결내용이 망중립성 규제의 관할 범위를 정한 것일 뿐, 망중립성 원칙에 대한 판단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서다.

 

결국 2015년 2월 FCC는 버라이즌 판결내용을 반영한 새로운 열린 인터넷 정책(Open Internet Order)을 발표했다.

 

인터넷 접속사업자(ISP)가 구글·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인터넷서비스 속도를 높여주거나 속도에 따라 요금을 차등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FCC의 망중립성 규정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구상이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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