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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망중립성]③美폐지시 韓논란점화

  • 2017.11.29(수) 09:00

폐지찬성 "통신경쟁법 강력…망중립성 불필요"
폐지반대 "ICT 생태계 미흡…스타트업 고사돼"

12월14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성 폐지를 결정하면 어떤 파장이 일어날까.

 

미국 통신사업자가 트래픽에 우선권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적절한 트래픽 발생 비용을 지불하는 기업 서비스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거나 특정 앱이나 서비스의 속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이나 AT&T는 특정 사이트나 콘텐츠 제공에 기존보다 많은 이용료를 부과하게 된다. 특히 페이스북, 유투브, 넷플릭스 등 트래픽을 많이 일으키는 사업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 미국은 IT산업 완성단계라 가능?

 

망중립성 폐지에 따른 찬반 입장은 확실히 나뉜다.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통신사는 찬성,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하는 모든 인터넷기업은 반대다.

 

특정 통신사에게만 유리한, 달리보면 수많은 인터넷기업에 불리한 정책을 미국은 왜 시행하려 할까 의구심이 든다. 산업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작은 파이를 키워주고 큰 파이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에대한 답변은 ICT 산업을 발전사에서 힌트를 엿볼 수 있다.

 

ICT 산업 초창기에는 벨류체인인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생태계에서 네트워크가 최상위 지배자로 포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고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 중심에 섰다.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을 보더라도 200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6위, AT&T 9위를 차지했지만 2017년에는 애플,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네트워크 업체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망중립성 환경에서 콘텐츠, 플랫폼 기업 성장이 완성된 셈이다. 

 

때문에 미국 ICT 산업 환경변화를 고려했을 땐 망중립성 폐지 논의가 나올법 했다는 시각도 있다.

 

◇ 한국은 미국과 다르다?

 

미국이 망중립성 폐지를 확정한다면 우리나라도 관련 논의를 시작하자는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연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17에서 "누군가 너무 많은 초과 이익을 가져갔다면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익을 배분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통신사업자는 분명 이번 기회로 망중립성 폐지논의에 불을 지피려 할 분위기다.

 

경쟁법에 정통한 학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버라이즌은 인터넷접속사업자(ISP) 이지만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규제의무를 충분히 받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라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통신사에 대한 경쟁법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망중립성을 강화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우리나라 통신 관련법을 보면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구조라 통신사들이 정부를 큰 형님처럼 모시는 상황이다"고 비유하면서 "마음만 먹으면 정부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망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높다.

 

최근 ICT 업계 창업아이템의 대부분은 통신망을 활용한 콘텐츠 서비스다. 스타트업 처럼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망을 통해 공평하게 서비스 할 수 없다면 폐업은 시간문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ICT 생태계에서 콘텐츠와 플랫폼 기업의 힘이 네트워크 사업자에 비해 강하지 않은 만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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