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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텔레콤]③군침 흘리는 먹잇감은

  • 2017.12.05(화) 13:36

가입자 묶어둘 '콘텐츠' 확보에 총력전
4차산업혁명 유망주 로봇·AI·드론 관심

올해 통신 업계에서 눈길을 끈 빅딜(big deal) 가운데 하나가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의 교차투자다. 두 회사는 지난 7월 각각의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 혈맹'을 맺었다.


SK텔레콤이 주력인 통신과 거리가 먼 콘텐츠 기업과 손 잡은 이유는 뭘까. SK텔레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SM엔터는 의외로 인공지능(AI) 분야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SM엔터는 SK텔레콤과의 협력에 앞서 미국 AI 전문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에 인공지능을 결합하려는 시도를 활발히 펼쳐왔다. 

 

무엇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오너 이수만 회장이 인공지능 기술에 해박하다고 한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가수와 MC 시절인 1980년대초에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이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 얘기를 전해 듣고 정보통신기술(ICT)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하는 새로운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한다. 
 


◇ 글로벌 통신업계, 콘텐츠 인수전 '후끈'

 

ICT의 발달로 업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통신사들이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도 새로운 사업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자체 역량으로 신속히 탑재하기 어려우니 인수합병(M&A)이라는 지름길을 통해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SM엔터 같은 콘텐츠 기업을 비롯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주목 받는 로봇, 인공지능, 드론 등의 분야가 유력한 M&A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가장 군침을 흘리는 먹잇감이 콘텐츠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콘텐츠가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데다 통신 가입자를 묶어두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통신·방송·미디어·콘텐츠 업체 간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주요 통신사 버라이즌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21세기 폭스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AT&T는 작년 타임워너를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가 '반(反) 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현재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타임워너는 워너브라더스와 HBO 등 주요 미디어를 거느리고 있는 콘텐츠 공룡이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지난해 인수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CJ헬로비전을 사들이려는 배경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가 있어야 투자 대비 효율성이 나타난다는 '규모의 경제' 셈법이 숨어 있었다. 즉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 가입자와 CJ헬로비전이 확보한 유료 가입자를 결합, 투자 대비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불발됐으나 향후 통합방송법 개정 등 규제완화가 진행된다면 M&A 시도는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에선 CJ헬로비전 등 국내 기업 말고도 넷플릭스(미국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같은 해외 업체에 대한 화끈한 투자 가능성도 열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CJ E&M 처럼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과의 지분교류 가능성도 있다.

 

 

◇ 로봇·인공지능·드론에 '눈독'

 

로봇, 드론, 인공지능 등 4차산업 혁명 시대의 유망 분야에도 통신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가운데 로봇은 예상 외로 활발한 인수합병(M&A) 및 기술 제휴가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로봇은 크게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산업용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고령층 케어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로봇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소프트뱅크는 인간 감정을 이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를 중심으로 로봇 대중화 선두에 서 있다. 일본 NTT도코모와 유럽의 보다폰도 외부 업체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로봇 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통신사들이 유독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로봇 시장은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나 최근 KT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기가(GiGA)지니'와 SK텔레콤의 '누구(NUGU)' 등 다양한 개인 서비스 로봇이 대중화되면서 B2C 중심의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드론 산업도 국내 통신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운송을 비롯해 물류나 재난, 측량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드론과 각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결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어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드론 산업을 키우기 위한 통신사들의 접근법이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수백 킬로미터 원격지에 위치한 드론을 거리제한 없이 조종하는 드론 관제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이를 위해 프로드론과 테라드론, 한화테크윈, 제이와이시스템, 프리뉴 등 다양한 드론 관련 전문업체와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드론과 같이 갑자기 부상하는 산업의 유망 기업을 일일이 사들이는 것은 무리"라며 "드론을 비롯해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은 주로 스타트업이 강한데 수백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을 전부 떠안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통적인 M&A와 다른 긴밀한 사업 협력 방식을 통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라며 "드론 관제시스템도 전문 드론 업체들과의 사업 공유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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