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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춘 페이스북 "망사용료 협상·조세법 준수"…구글은?

  • 2018.01.10(수) 17:34

본사 정책담당 부사장, 방통위·과기부 방문
판교연구센터 오픈키로…전향적 자세 눈길

인터넷 접속경로 임의변경 및 조세회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페이스북이 한국 법령을 성실히 준수하면서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통신 사업자들과 망이용료 문제를 풀어가기로 했으며 조세법을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센터를 오픈하기로 하는 등 기존과 달리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끈다.

 

▲ 케빈 마틴 페이스북 수석부사장(왼쪽)이 10일 과천 정부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이효성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페북 부사장, 방통위원장과 면담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페이스북의 정책을 담당하는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이 방문해 이효성 위원장을 만나 현안인 역차별 문제와 이용자 보호, 인터넷 생태계 발전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이 국가별로 매출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최근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망 이용료에 대해서도 국내사업자와 같이 트래픽사용량에 상응하는 망 이용료를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며 국민정서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국회와 언론에서 지적된 역차별 문제 개선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마틴 부사장은 현지에 수익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기로 한 25개 국가에 한국도 포함된 만큼 앞으로도 한국 조세법을 성실하게 준수하겠다고 답했다. 역차별 문제나 망이용료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방통위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말했다. 규제기관의 규제방침을 존중하며 충실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틴 부사장은 국내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서비스 접속시 최상의 성능, 보안, 신뢰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며 망 이용료에 대해서도 국내 ISP와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도록 성실히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투자 및 창업 지원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올 1분기 중으로 판교에 이노베이션랩을 오픈해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AI) 기술 육성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 방통위 제재 앞두고 방한, 달라진 태도

 

페이스북은 지난해 국내로 들어오는 인터넷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에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서비스 접속 지연 현상을 유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페이스북이 국내 이용자들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SK브로드밴드에 무상으로 캐시서버 설치를 요구했으나 SK브로드밴드가 이를 거절하자 접속 경로를 홍콩 서버로 바꾸면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국내 특정 통신사의 접속 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접속을 지연·제한함으로써 이용자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 지난해 5월 실태 점검에 나섰다. 이어 석달 뒤에는 사실조사에도 착수했다. 사실조사는 실태 점검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착수하게 되는 절차다.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의 행정제재를 내릴 수 있다. 방통위는 최근 사실조사를 마쳤다.


마틴 부사장의 방한 시점이 마침 방통위의 제재 움직임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마틴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변호사 출신이자 공화당원인 그는 조지 W.부시 대통령 선거를 도운 공로로 지난 2005년에 FCC 위원장에 내정, 4년간 위원장을 지냈다.


FCC를 떠나 싱크탱크와 법률 회사에 몸을 담았으며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란 로펌에서 페이스북에 모바일 인터넷과 관련한 정책 문제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것은 2015년이다. 페이스북이 세계 각국의 정책 규제로 어려움을 겪자 규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다.
 
이번 방통위 방문도 국내에서 벌어진 논란을 잠재우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마틴 부사장의 방문을 사실조사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 할 수 없으나 페이스북의 조세정책 변화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ISP 사업자들과 성실한 협상을 하는 등 큰 취지에선 한국의 법령을 잘 지키고 이용자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세금 문제와 관련해선 "페이스북이 각 국가별로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정책을 외신 보도를 통해 접했는데 오늘 본사 부사장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것도 의미가 있다"라며 "망이용료는 사실 사업자들간 자율 협상 영역이라 성실하게 협상에 나서겠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사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특히 페이스북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세계 각국에서 조세회피 논란을 포함한 역차별 및 이른바 갑질 문제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최근 자세를 낮추고 각국 정부 당국 껴안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올해부터 세계 각국의 법인에서 발생하는 광고 매출을 아일랜드 본사가 아닌 현지 세무 당국에 직접 신고하는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페이스북은 미국 기업이지만 법인세 절감을 위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광고 판매를 해왔다. 하지만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페이스북이 조세 회피를 한다는 지적이 들끓자 결국 제대로 세금을 내겠다고 정책을 바꾼 것이다.


한편 이날 마틴 부사장은 방통위에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방문에 망중립성 이슈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마틴 부사장은 과기부 김용수 제2차관과 만나 페이스북의 한국내 사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면담은 페이스북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마틴 부사장 및 페이스북코리아 박대성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수 제2차관은 “최근 해외 콘텐츠사업자(CP)가 국내 인터넷망 사업자(ISP)에게 지불하는 망 사용료가 국내 CP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역차별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의 우수한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국내 이용자와 망 사업자를 존중하여 적정한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페이스북의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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