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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전쟁 3R]②플랫폼파워 동원…합종연횡까지

  • 2018.01.12(금) 11:15

네이버·카카오 플랫폼 파워 '막강'
NHN엔터 중립포지션으로 '쑥쑥'

간편결제 서비스를 주도하는 네이버(네이버페이), 카카오(카카오페이), NHN엔터테인먼트(페이코) 등 인터넷 업계는 포털 사이트와 모바일 메신저 등 플랫폼 파워를 동원해 영향력을 키우고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이들 사업자들은 최근 오프라인으로 서서히 진입하면서 패권 잡기에 나섰다.

 

 

◇ 간편결제 주도하는 인터넷 업계

 

12일 금융감독원이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국내 5대 페이시장 결제현황 자료'를 보면 작년 8월말 기준 10조1270억원이 결제됐는데, 삼성페이가 과반이 넘는 5조836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네이버 페이 2조1500억원, 페이코 1조3460억원, 카카오페이 6850억원, 페이나우(LG유플러스) 1100억원 순으로 결제가 이뤄졌다.

 

가입자 수는 네이버페이 2400만명, 카카오페이 1873만7000명, 삼성페이 948만7000명, 페이코 696만9000명, 페이나우 460만명, 시럽페이(SK플래닛) 225만900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돼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페이를 제외하면 네이버와 카카오, NHN엔터테인먼트가 결제액, 가입자 수 면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에서 이용 가능한 네이버쇼핑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카카오페이 또한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자사 플랫폼 파워를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플랫폼이 없다는 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립적인 포지션을 기반으로 제휴사를 확대하는 한편 자회사인 NHN한국사이버결제는 물론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KG이니시스 등 온라인 전자결제대행(PG) 플랫폼 파워를 활용하고 있다. 

 

◇ 네이버 속내와 전략은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키우는 목적은 편리한 쇼핑 경험 제공을 통한 매출 확대라고 요약할 수 있다. 

 

네이버에는 하루 3억 개 이상의 검색어가 입력되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쇼핑 관련 검색 키워드다. 사용자가 네이버에서 검색한 뒤 다른 쇼핑 사이트로 가서 결제를 한다면 네이버는 재주만 부리는 곰이 되는 셈이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끊김 없는 간편한 결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네이버쇼핑의 영향력을 키우고 결과적으로 매출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하는 주요 목적은 이용자의 사용성과 서비스와의 연결고리 강화"라며 "네이버 페이도 네이버 검색을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쇼핑을 시작하는 이용자에게 검색부터 결제까지 끊김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회원 4200만명이 네이버 아이디 하나로 15만 개 이상의 온라인 가맹점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배송현황, 반품, 교환 진행은 물론 적립 포인트 관리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어 일반 이용자뿐만 아니라 온라인 중소 쇼핑몰 사업자의 편의성도 고려하고 있다.

 

중소 상인들이 네이버를 통해 손쉽게 회원을 관리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면 네이버에도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구글이 아마존을 쇼핑검색 부문 경쟁 상대로 인식하듯 네이버도 검색, 간편결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을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작년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1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 

 

쇼핑몰 외에도 웹툰, 영화, 뮤직, 북스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이나 공연, 식당, 펜션 등을 예약하는 서비스에서도 네이버페이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네이버 중심의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결제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언제 어디서 결제하든 1%가 적립되는 '네이버페이 체크카드' 출시했고, 같은해 9월에는 세븐일레븐과 함께 잔돈 충전 서비스, 캐시비와는 교통카드 서비스 등을 내놨다. 신한카드 등과 신용카드도 출시했으며, 자사주를 교환한 미래에셋대우와의 협업 모델도 추진중이다.

 

▲ [사진=네이버페이]

 

◇ 카카오·NHN엔터 '힘을 모으자'

 

지난 2014년 9월 국내 최초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 등장한 카카오페이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메뉴를 통해 바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마케팅 포인트다. 이같은 자사 플랫폼 파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협력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멤버십, 청구서, 인증 서비스까지 제공해왔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인 중국 알리페이의 모회사 앤트파이낸셜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단순한 결제를 넘어선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18개 시중은행, 증권사 등 제휴 금융기관들과 비대면계좌개설 서비스 연동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제휴 모델을 준비 중이다.

 

올해 초 체크카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카드를 정식 출시하는 등 오프라인으로도 무대를 옮기고 있다.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든 신용카드를 지원, 최대 20개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정보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며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월릿리스(Wallet-less) 사회'로의 전환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회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자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면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페이코 자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간편결제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또한 서비스 초기부터 온·오프라인 겸용 서비스로 탄생했다는 점도 차별 포인트다.

 

이 회사는 작년에 NHN페이코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는데, GS홈쇼핑 등에서 1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얻은 데 이어 구글 플레이 등 글로벌 사업자는 물론 국내 대형 온·오프라인 가맹점(11번가, SSG닷컴, 현대백화점 등)·금융기관, PG·VAN사들과의 전방위적 제휴 확대와 송금·멤버십·포인트·ATM 등 금융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와 같이 플랫폼이나 단말기가 없는 대신 이에 대한 편향 없이 오로지 결제를 위한 서비스로서 중립적인 포지셔닝을 진행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NHN엔터 관계자는 "페이코 앱에 적용된 기프트샵, 배달, 운세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결제 콘텐츠 포털을 지향하고 있다. 페이코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 플랫폼과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삼성페이 제휴가 적용됨에 따라 페이코를 활용한 오프라인 결제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업종에 따라 디바이스 확장성 강화, 충성고객 확보, 신규 성장 동력, 미래를 위한 빅데이터 축적 등 여러 가지 전략과 방향성이 있다"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장을 옮기고 있는 것이 최근 트렌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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