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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전쟁 3R]③갈길 먼데…고민깊은 카드사

  • 2018.01.15(월) 18:59

간편결제 도입했지만 차별성 적어…주도권 내줘
수요 적을까 혁신 소극…카뱅·알리페이까지 공습

페이(pay) 전쟁은 간편결제 사업을 시작한 ICT 업체간 다툼뿐이 아니다. 전통적 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신용카드사와의 경쟁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용카드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 추가에도 불구하고 ICT 기업에 주도권을 내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알리페이의 공습도 이어지지만 고객 수요가 적을 것으로 보고 간편 결제 서비스 혁신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실물 카드 결제가 많은 만큼 카드업계의 진단도 맞지만 장기적으로 결제시장 내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ICT 기업에 기 못펴는 카드사
 
국내 8개 신용카드사는 ICT 기업에 간편 결제의 주도권을 내줬다. KB국민카드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케이모션은 지난해 말 누적 가입자 수가 646만 명이었다. 네이버페이(2400만명)와 카카오페이(1874만명)의 25~30% 수준에 그친다. 카드업계 상위 카드사지만 간편 결제 시장에선 기를 못 펴는 셈이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대형 포털에 기반을 둔다. 네이버쇼핑, 다음 쇼핑하우 등 포털의 쇼핑 플랫폼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포털의 쇼핑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가 많은 만큼 고객의 발길도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로 향했다. 자연히 카드사는 뒷전으로 밀렸다.
 
포털의 플랫폼 효과에 대항하기 위해 카드사는 생활 서비스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신한카드는 간편 결제 서비스인 판페이를 통해 게임과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카드도 케이모션을 통해 다양한 O2O 서비스를 선보였다.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카드사가 생활 서비스업체와 손을 잡는 건 카드 중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제조업체, ICT기업 등 제3 또는 제4 간편 결제 사업자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 포털의 공세를 당해내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온라인에선 결제 주도권이 ICT기업에 넘어가면서 기존 카드사 브랜드를 부각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진 ICT기업이 간편 결제 서비스에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하면서 카드사에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카드사별 차별성을 부각하기 어려워지고 ICT기업이 결제시장의 키를 쥐게 되면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실린다. 
 
◇ 카카오뱅크·알리페이 공세 줄 잇는데
 
금융회사에 메기 효과를 일으킨 카카오뱅크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에 앱투앱 결제 서비스를 내놓는다. 앱투앱 결제는 고객의 어플리케이션에 등록한 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직접 돈을 보내는 만큼 결제대행업체를 거치지 않아 가맹점 수수료를 떼지 않는다. 그만큼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셈이다.
 
중국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 알리페이는 자국뿐만 아니라 해외 결제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백화점, 면세점 등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국내 가맹점과 제휴를 확대하는 식이다. 
 
간편 결제 사업자가 줄 잇고 있으나 카드사는 좀처럼 변화하지 않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국내 고객들은 실물 신용카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간편 결제 시스템에 투자한 만큼 쓰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롯데그룹과 손 잡고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려간다는 계획이지만 이상과 현실이 다를 것이라고 본다"며 "롯데백화점이 전국에 100개도 안 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드사의 진단도 사실"이라면서도 "카카오뱅크의 앱투앱 결제는 카드사의 역할 자체를 배제하는 서비스로 향후 (배제) 범위가 어느 정도까지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결제 시장에서 카드사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센터장은 "간편 결제 시스템 개발비용 대비 수익이 나지 않으면 카드사 입장에서 손을 놓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규모의 경제나 네트워크를 생각하면 점점 결제도 포털 플랫폼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카드업계 공동의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식으로 개발비용을 덜어 간편 결제 사업자의 공습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최 센터장은 "분명한 건 고객층이 엄청나게 바뀌어서 과거처럼 무이자 몇 개월 식의 혜택을 내놓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동소이한 혜택을 쏟아내기보다 결제 프로세스 혁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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