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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확률형 게임 아이템이 뭐길래

  • 2018.01.16(화) 17:54

과소비·사행성 조장 vs 정당한 수입원 시각차
게임산업협회 자율규제…"장기적으로 줄여야"

 
게임하다가 아이템 결제에 돈을 엄청 쓴 경험 있으신가요? 강한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결제하다가 돈도 승리도 모두 잃은 적 한번쯤 있으실 겁니다. 이렇게 강한 아이템을 랜덤으로 주는 걸 확률형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시각이 엇갈립니다. 일각에선 과소비와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꼬집습니다. 반면 게임사는 정당한 수입원이라며 반박하고 있는데요.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과소비·사행성 문제두고 갑론을박
 
확률형 아이템은 사서 열어보기 전까진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품을 말합니다. 게임의 승리를 이끌 강한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고, 별 도움 되지 않는 약한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뽑기 방식인 셈입니다.
 
강한 아이템을 얻긴 어렵습니다. 일부 게임에선 최고등급 아이템이 0.0001% 확률로 나옵니다.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이용자 입장에선 강한 아이템을 얻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계속 결제하게 됩니다. 게임사가 과소비를 유도하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입니다. 
 
 
게임사는 이같은 비판이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희귀한 아이템을 얻을 확률은 낮지만 일반 아이템은 쉽게 얻을 수 있다"면서 "희귀한 아이템이 꼭 게임에서 승리를 가르는 요소가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은 오래 전부터 널리 이용된 게임방식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에서도 많이 쓴다"며 "게임회사의 무시 못할 수익으로도 자리 잡았기 때문에 줄이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 확률공개 자율규제…뜨끔한 게임사
 
게임업계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해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66개 게임사로 구성된 게임산업협회는 지난해 7월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도록 하는 자율 규제 방침을 내놨습니다. 지난 15일엔 게임문화재단 산하 게임이용자보호센터와 함께 방침을 어긴 게임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발표된 게임은 총 20개로 국내 게임 9개, 해외 게임 11개입니다. 슈퍼셀의 '클래시로얄', 선데이토즈의 '애니팡3', 한빛소프트의 '클럽 오디션' 등 유명 게임이 포함돼 있습니다. 게임산업협회가 세 차례에 걸쳐 확률 공개를 요청했는데도 따르지 않은 게임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 관계자는 "게임도 상품이니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건강한 게임 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자율규제를 어긴 게임 명단을 공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율규제인 만큼 법적 불이익을 주진 않습니다. 명단 발표 이후에도 확률을 공개하지 않으면 자율규제 인증 마크를 취소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하지만 게임사는 명단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이용자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까 봐 부담을 느낀다고 합니다. 명단에 포함된 한빛소프트와 선데이토즈는 이달 중 확률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장기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줄여야"
 
장기적으론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줄이는 게 좋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확률을 낮게 설정해 돈을 끌어 모으려는 걸 이용자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안다"면서 "길게 봤을 때 소소하게 수익을 내더라도 이용자와 신뢰를 쌓는 게 좋다"고 내다봤습니다.
 
게임 스케일이 커지면서 수년간 서비스를 지속하고 이용자 충성도를 지킬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이용자의 피로도가 커지는 만큼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해외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앱스토어에 모바일 게임을 등록할 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라는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벨기에 게임위원회도 확률형 아이템의 일종인 랜덤박스의 도박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게임사가 수입원으로 자리 잡은 확률형 아이템을 당장 줄이긴 어렵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이 꼭 과소비와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요. 하지만 국내외로 커지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향후 대응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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