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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통신사가 케이블TV 인수하려는 이유

  • 2018.02.02(금) 17:36

이동통신사업 한계...몸집키워 신사업 발굴
유료방송 합산규제 등 M&A 걸림돌 변수로

통신사가 유료방송 인수합병(M&A)에 군침을 다시고 있습니다.

 

통신사는 이동통신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져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유료방송을 인수해 몸집을 불린 후 미디어 사업을 키운다는 구상인데요. 유료방송 합산규제 등 M&A 걸림돌이 변수로 남아 있는 가운데 통신사의 움직임이 주목됩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달 CJ헬로 등 유료방송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서 통신사와 유료방송의 M&A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통신사가 유료방송 M&A에 눈독을 들이는 건 이동통신사업으로 돈을 버는데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입니다. 통신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가입자를 새로 유치하기 어려운데요. 통신사간 경쟁과 정부의 통신비 인하 움직임을 의식해 요금을 올리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요. 통신사는 미래 수입원으로 미디어 사업을 꼽고 있습니다. 모바일, IPTV, 케이블TV 등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해 광고, 커머스 등 수익을 올린다는 구상입니다.

 

 

신규 사업을 키우려면 M&A가 필요합니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아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려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뒷받침 되야 하기 때문입니다. 덩치를 불려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비용을 줄인다는 얘기입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대비 가입자 유치 효과를 고려하면 M&A 대금이 비싸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M&A로 가입자를 통째로 확보하면 다른 통신사에서 데려오는데 드는 판촉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도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인 만큼 각종 부가 서비스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신사 M&A의 관건은 규제입니다. 대표적으로 방송법상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있는데요. 이 규제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의 합산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규제는 2015년 특정 방송 사업자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규제 적용대상은 작년 상반기 기준 30.45%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인 KT입니다. 이 규제는 오는 6월 일몰을 앞두고 있는데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사라지면 KT도 M&A에 나설 수 있게 됩니다. 

 

 

SK텔레콤도 2015년 CJ헬로 M&A에서 발목을 잡은 요인들이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CJ헬로 인수 시 권역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며 M&A를 불허했습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M&A 불허 결정의 경우 법이 아닌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인 만큼 정부 방침과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 해결될 문제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 2위 사업자들이 치고 나가가려는 분위기 속에서 LG유플러스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지요.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사업과 IPTV사업 모두 통신 3사 중 가장 부진합니다. KT와 SK텔레콤이 M&A로 덩치를 키우면 더 이상 사업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M&A에 적극적입니다.

 

유료방송 M&A를 둘러싼 통신사의 셈법이 복잡하네요. 통신사가 올해 M&A에 성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 또 다시 규제의 벽 앞에 부딪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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