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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워치]코빗, 이유있는 게걸음

  • 2018.02.22(목) 17:36

[가상화폐와 거래소]
'국내 최초' 타이틀, 넥슨 지주사 인수
창업멤버 그대로, 외형보다 내실 다져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비트코인 등 코인 매매를 대행해 주는 거래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생긴 지 얼마되지 않았고 운영 회사의 정보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자지갑 해킹과 고객 개인정보유출 등 잇따른 사고 발생으로 보안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으나 확실한 대비책이 있는지 검증된 곳이 많지 않다. 국내 4대 거래소로 꼽히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및 경영진 현황과 특징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코빗은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몰아치기 한참 전인 2013년 7월 문을 연 최초의 거래소다. 작년 9월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지주사(엔엑스씨) 품에 안겨 화제를 일으켰다.
 
이 회사는 유엔 우주사무국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유영석 대표와 현재 '비트코인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화 전(前) 대표의 유명세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코인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4대 거래소 가운데 가장 조용한 사업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코빗은 다른 거래소와 달리 별다른 광고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온라인 사이트는 있으나 그 흔한 모바일 앱 서비스가 없다. 이러다 보니 코인 거래량이 많지 않다. 22일 가상화폐 거래소 통계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코빗은 거래량 0.47%를 차지하며 세계 2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주요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7%대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10위권 안에 랭크된 것과 비교된다. 코빗은 국내 최초 거래소임에도 국내 순위는 후발주자들에 밀려 4위에 그친다. 작년 하반기 코인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주요 거래소들의 거래량이 급격히 불어났을 때에도 코빗은 요동치지 않았다.
 
다른 거래소들이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과 달리 코빗은 이상하리만치 잠잠하다. 대신 기본기인 보안과 운영 기술력에 집중하고 있다. 외형을 불리기 보다 내실을 다지자는 것인데, 이는 최대주주 엔엑스씨의 경영 방침과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 초기 투자자, 경영에 관여 '눈길'
 
코빗은 유영석 대표와 김진화 전 대표가 공동 설립했다. 유엔 우주사무국 출신인 유 대표는 한국인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된 고산씨와 함께 2011년 창업투자보육업체인 타이드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이 곳에서 만난 김진화씨와 의기투합해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오픈했다. 
  
설립 초반 다양한 벤처캐피탈이 투자에 참여했다. SK플래닛을 비롯해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초기 투자에 나섰다.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주도로 미국 판테라 캐피탈과 비트코인 오퍼튜니티 펀드, 팀 드레이퍼·BAM벤처스·피에트로 도바·스트롱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코빗 경영에도 참여하며 현재까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초기 투자에 참여한 스트롱벤처스의 배기홍 대표와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가 각각 코빗의 감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코빗은 지난해 9월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 품에 안겼다. 엔엑스씨는 코빗 주식 12만5000주를 주당 73만원(총 913억원)에 사들여 지분 65.19%(13만6288주)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코빗의 기업가치를 1550억원 가량으로 평가한 것이다. 당시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선 드물게 1000억원대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 사례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이사가 코빗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코빗 인수는 김 대표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전공인 게임 말고도 다양한 영역에서 쉼없는 M&A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이끄는 엔엑스씨는 레고 중개사이트 '브릭링크'나 노르웨이 명품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 등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 새주인 엔엑스씨, 경영 간섭 없어

  
코빗은 엔엑스씨라는 주인을 만났으나 이렇다 할 경영진 변화가 없다. 창업자인 유영석 대표이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창업 멤버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방준호 부사장은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올리버 와이만의 한국사무소 수장을 역임한 투자 분야 전문가이자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로 알려졌다.  

 

작년 7월 박상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내이사로 새로 취임한 것을 빼면 바뀐 게 없다. 박 CTO는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에 다니다 2014년 코빗에 합류한 개발자다.

 

대부분 주요 거래소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이후 최대주주측 인사로 이사회를 채우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엔엑스씨측은 경영 간섭을 최대한 줄여 기술력 확보와 내실 강화에 역량을 모으자는 입장이다.

 

엔엑스씨 관계자는 "다른 투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코빗도 창업 멤버들의 경영 방침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코빗은 당분간 기본기를 다지면서 차근차근 성장 경로를 밟아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본사 및 고객서비스 센터 인력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코빗은 예치한 자산 대부분을 외부 공격이 불가능한 오프라인 저장소에 보관하고 24시간 감시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보안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본인확인 절차도 다른 거래소에 비해 다소 까다롭다. 1인 1계좌 운영과 신규주소 출금 시 출금지연 제도 등 다양한 안전판을 세워놨다.

 

코빗은 국내 업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거래소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수년에 걸친 노하우로 안정적 서버 운영과 높은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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