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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워치]숨통 막히는 중소 거래소

  • 2018.03.05(월) 17:14

[가상화폐와 거래소]
은행권 외면에 메이저 빼곤 지리멸렬
편법계좌 논란, 협회는 분열…고사상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몇개나 될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코인원·코빗 이른바 '4대 거래소'를 제외하고도 20여곳의 거래소가 있다. 대부분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몰아친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문을 열었으며 일부는 올 상반기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들 중소 거래소는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여파로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 이용자 유입이 거의 없어 거래량이 미미하다. 이에 따라 일부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신규 거래소 오픈을 앞두고 있는 곳들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5일 가상화폐 거래소 통계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4대 거래소를 제외하고 세계 상위 5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국내 거래소는 고팍스(31위·거래량 0.32%)와 코인네스트(34위·0.24%) 두 곳 정도다.
 
관련 업계에서 추산한 국내 거래소 수는 25곳. 이 가운데 0.1% 이상의 의미 있는 거래량이 발생하는 거래소는 6곳에 불과한 것이다. 이들을 빼면 대부분 거래량이 0.05%에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은 코인 거래에 붙는 수수료다. 거래량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벌이가 없다는 의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대 거래소와 몇몇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수수료 수익이 없어 고사 상태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다소 꺾인 것을 감안해도 우후죽순 생겼던 거래소들이 개점휴업 상태라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정부가 올해초 시행한 거래 실명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가상화폐 투기 근절 차원에서 지난 1월 30일부터 실명이 확인된 투자자의 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의 동일 은행 계좌 사이의 입출금만 허용했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실명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대 거래소 뿐이다. 나머지 중소 거래소들은 은행들이 가상계좌 발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원화(KRW) 입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투자를 하려면 가상계좌에 원화를 비롯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의 코인이 있어야 한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코인은 전자지갑에서 거래를 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원화는 은행계좌를 통해서만 가상계좌에 돈을 넣어둘 수 있다. 이로 인해 가상화폐 투자를 처음하는 사람은 4대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원화 입금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가상화폐 거래를 지원하겠다며 시중은행에 가상계좌 발급을 독려하고 있으나 은행들은 여전히 금융당국 눈치를 보며 가상계좌 제공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소 거래소에는 신규 고객 유입이 없다보니 대부분 운영이 어려운 상태에 빠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체들로 꾸려진 한국블록체인협회를 통해 목소리를 내보려 했으나 내부 분열로 이마저 어렵다는 전언이다.

 

한 중소거래소 업체 관계자는 "협회를 통해 입장을 모으려 했으나 협회가 메이저 거래소의 목소리만 반영하고 있어 별다른 도움이 안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소거래소들의 집단 탈퇴 움직임도 있었으나 현재는 소강상태이며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거래소에선 법인계좌로 입금을 받는 편법을 쓰고 있으나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법인계좌는 일반인이 사업자등록증을 만든 후 일반법인 계좌를 만들고 이 아래에 가상계좌를 수십 개에서 수백 개씩 만들어 가상화폐 거래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벌집계좌라고 부르기도 한다.


관련 업계에선 거래실명제 이후 중소 거래소는 영업이 어려워지고 신규 오픈을 앞둔 거래소는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코인피아라는 중소 거래소는 거래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코인피아는 "본인확인실명제 연동을 은행 등에 요청했으나 기존 시스템 안정화 등을 이유로 은행과의 본인확인 실명제 연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일반 법인계좌를 통한 원화 예치금 입금 및 반영도 검토했으나 안정적인 서비스가 담보되지 않는다고 판단, 2월 6일 0시부를 기해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규 거래소들도 별다른 대안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현재 오케이코인과 코인제스트 등이 올 상반기를 목표로 거래소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가 요구하는 거래소 요건을 갖추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나 본인확인 실명제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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