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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페북에 과징금 4억 '솜방망이 제재'

  • 2018.03.21(수) 18:40

접속경로 변경 속도 저하, 이용자 피해
1년간 대대적 조사불구 제재 수준 낮아

방송통신위원회가 페이스북의 인터넷 접속경로 변경에 따른 이용자 피해와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4억원에 못 미치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서비스 지연으로 인해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연매출 44조원(407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기업에 대한 제재치곤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페이스북 아일랜드 법인(Facebook Ireland Limited)에 대해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또한 페이스북 홈페이지 및 중앙일간지 등에 시정명령 받은 사실을 공표하도록 했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의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 SK브로드밴드 및 LG유플러스 망을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용자 접속 속도를 떨어뜨린 행위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인 이용자 이익저해행위로 판단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 KT망을 통해 접속하도록 했으나 KT와의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자와의 구체적인 협의나 이용자 고지 없이 지난 2016년 12월 SK텔레콤의 접속경로를 홍콩으로 우회하도록 변경했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LG유플러스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트래픽이 홍콩으로 전환되면서 자회사이자 망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 용량이 부족해졌고 SK브로드밴드 트래픽 가운데 일부가 다른 국제구간으로 우회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당 통신사를 이용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접속이 안되거나 동영상 재생 등 일부 서비스의 이용이 어려워졌다. 이용자 문의와 불만 접수 건수도 폭증했으며 통신사 고객센터 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페이스북 접속장애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페이스북은 접속경로 변경 이후 이용자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는 국내 통신사업자의 문제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국내 통신사들은 이용자의 접속 장애를 해소하기 위하여 추가 비용을 들여 해외 접속 용량을 증설해야 했다. 이후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접속경로 변경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자 지난해 10~11월에서야 원래 상태로 복귀시켰다.

  

방통위는 이러한 페이스북의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인 이용자 이익저해행위 중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의 가입․이용을 제한 또는 중단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세계 SNS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이며 국내 하루 접속자수가 1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사업자임에도 중대한 이용자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판단했다. 다만 페이스북의 정책을 담당하는 케빈 마틴 수석 부사장이 올해초 방통위를 방문하는 등 조사에 성실히 임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키로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5월부터 페이스북에 대한 실태점검에 나섰으며 석달 뒤인 8월부터 사실조사로 전환했다. 사실조사는 점검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착수하게 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는 통신 4사에 대한 망 접속현황과 민원 발생건수, 관련 이메일 분석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미국 본사 및 홍콩 네트워크 담당자에 대한 출석 조사, 페이스북 코리아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다.

 

방통위가 거의 1년 동안 페이스북의 위법행위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벌였고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의 '갑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컸던 것을 감안하면 4억원에 못 미치는 과징금은 솜방망이 제재라는 지적이 나올 만한다. 과징금이 지난해 페이스북의 매출(44조원)의 0.0009%에 불과하다.
 

방통위는 페이스북과 같은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 3억~6억원 사이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대해선 중간 값인 4억원을 과징금 기준으로 책정했고 이 가운데 10%(4000만원)를 경감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상임위원은 페이스북이 구글 및 애플 등 다른 해외 사업자와 달리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한 것을 감안해 과징금을 추가로 경감하거나 아예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 처분만 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제재 수위가 낮은 것을 의식했는지 "시정명령만 한다고 솜방망이 처벌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데이터 유출 스캔들로 인해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은 페이스북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연계된 데이터 기업에 유권자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FTC는 페이스북이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자사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허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측은 "CA에 확인해보니 문제를 일으킨 앱은 영문이라 한국 이용자가 다운받을 확률은 적을 것이라고 판단, 현재 국내에서 별도로 파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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