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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재무실적 보니

  • 2018.03.28(수) 17:42

KT엠모바일·미디어로그 지난해 적자
출혈 경쟁 지속, 모회사가 곳간 채워

KT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 등 이동통신사의 알뜰폰(MVNO) 자회사들이 지난해에도 수백억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원가 이하로 요금제를 설계하는 출혈 경쟁이 계속된데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저가 요금제를 판매하던 알뜰폰 사업자들이 유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 통신사 알뜰폰 계열 대부분 적자행진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계열의 KT엠모바일은 지난해 40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415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적자가 이어졌다.

 

2015년 설립 첫해 3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3년째 적자다. 작년 매출은 1576억원으로 전년(1120억원)보다 400억원 이상 확대됐으나 적자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엠모바일은 KT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2015년 4월 자본금 1000억원(액면가 5000원*발행주식 2000만주)을 들여 세운 곳이다.

 

설립 직후 KT 그룹 계열사인 케이티스(KTIS)로부터 알뜰폰 사업 영업권을 넘겨 받았고 2016년에는 KT가 추가로 1000억원을 출자하는 등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으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니 재무 상황이 좋을 리 없다. 작년말 기준 결손금 규모는 1157억원에 달하며 자본잠식률이 64%(자본금 2000억원·자본총계 721억원)에 이를 정도로 부실하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119억원의 영업손실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은 1735억원으로 전년(2240억원)에 비해 500억원 가량 감소하는 등 외형도 쪼그라들었다.
  
이로써 미디어로그는 지난 2013년 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무려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규모는 2015년에 정점(2303억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유모비란 알뜰폰 브랜드를 쓰고 있는 미디어로그는 지난 2000년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이란 사명으로 설립한 곳이다. 인터넷통신 서비스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을 하다 2012년 5월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2014년부터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재무 실적이 신통치 않다보니 모회사인 LG유플러스에 자주 손을 벌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알뜰폰 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450억원 규모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주주배정 방식이라 지분 98.35%를 들고 있는 LG유플러스가 대부분을 조달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사업 진출 직후인 2014년 7월에 111억원, 그해 11월에 419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추가 출자했다.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아 부은 셈이다.

 

◇ SKT, 알뜰폰 사업 그나마 흑자전환

  
알뜰폰 사업자 가운데 그나마 형편이 나은 곳이 SK텔링크다. SK텔레콤 100% 자회사인 SK텔링크는 지난해 32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615억원 순이익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감소한 것이지만 통신 3사 알뜰폰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SK텔링크는 알뜰폰 사업 외에도 국제전화 '00700'과 기업을 대상(B2B)으로 한 통신 서비스 등 3개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사업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알뜰폰은 지난해 가까스로 흑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링크 관계자는 "단말기 할인 등에 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동영상 강의에 최적화한 데이터 요금제를 비롯해 택배기사나 대리운전기사를 위한 가치 지향적 요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흑자로 돌아섰다"며 "전체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출동보안 자회사의 초기 마케팅을 위한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알뜰폰은 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2012년에 도입한 서비스다. 대형 통신사 네트워크를 도매로 빌려 일반 소비자에게 싸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통신 품질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통신요금을 책정할 수 있다.

 

알뜰폰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3사가 자회사를 통해 뛰어든 것은 자사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자회사를 매개로 알뜰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다른 사업자로의 가입자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참여자가 워낙 많은데다 요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단말기 할인에다 원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요금제를 설계하면서 출혈 경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내걸면서 통신사들의 선택약정할인 등의 요금 할인이 이어진 것도 알뜰폰 업체의 사업 환경을 어렵게 했다.

 

실제로 수익성 악화와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철수 사례가 나오고 있다. 작년말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뗐으며 이마트도 최근 신규가입과 번호이동·기기변경(신규 단말) 업무를 전면 중단하는 등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무약정 요금제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출혈 경쟁이 계속된다면 자본력이 강한 사업자 몇곳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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