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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SK텔레콤이 달라졌다'

  • 2018.04.17(화) 17:36

2주 80시간 선택근무제 4월1일부터 시행
업무시간 내 긴장하지만 초과근무 사라져

"카페 야근족이요? 출퇴근 시간대만 바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제도는 그런 문제가 있죠. 하지만 선택근무제에선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만난 최수아 서비스&공사구매팀 매니저(사진)는 선택근무제의 실효성이 높다며 만족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의 선택근무제는 2주 단위로 80시간 내에서 직원 스스로 업무시간을 설계하는 제도로 4월1일 처음 도입됐다.

 

PC오프제, 소등제 등 수많은 워라밸 제도가 퇴근 후 집이나 카페에서 다시 일해야 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지만 선택근무제는 다르다는 게 최 매니저의 설명이다. 출퇴근 시간대뿐만 아니라 일일 업무시간 총량을 개인 일정에 맞춰 조절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초과근무가 줄어든다는 것.

 

선택근무제 도입 후 최 매니저는 자유롭게 퇴근해 대학원 공부 등 자기계발에 힘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스스로 설정한 시간 안에 업무를 마쳐야 하는 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평범한 청년인 최 매니저로부터 선택근무제를 도입한 후 달라진 일상에 대해 들어봤다.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2015년 1월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올해로 4년 차입니다. 영업관리 업무를 2년 정도 하다가 작년 초부터 외부 협력업체 선정과 대금 지급을 맡는 서비스&공사구매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디자인과 컨설팅 관련 계약을 담당합니다.

 

-선택근무제를 도입하기 전 하루 일과는 어땠나요

▲보통 오전 9시에 출근해 점심 전까진 내부 회의를 했습니다. 점심 후 오후 6시까진 협력업체 미팅이나 경쟁 입찰을 진행했고요.

 

서비스&공사구매팀은 여러 협력업체와 함께 일하다 보니 업무량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만 해도 미팅 5건이 잡혀 있을 정도인데요. 대금을 지급하는 월말과 분기말에도 매우 바쁩니다. 그러다 보면 종종 야근을 하기도 했습니다.

 

-선택근무제를 사용하면서 하루 일과가 어떻게 달라졌나요

▲월요일과 수요일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합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엔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경 퇴근한 후 경제대학원 수업에 갑니다. 금요일엔 좀 일찍 출근해 오후 4~5시까지 업무를 마칩니다.

 

-업무 방식이 크게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선택근무제를 도입하기 전엔 하루 업무시간 총량이 고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쁠 때엔 쫓기듯 일하다가 여유가 있을 때엔 느슨하게 근무하곤 했는데요. 이제는 업무 중심으로 일과를 설계하면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기본 업무와 별개로 스스로 정하는 연간 목표인 테스크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예전엔 테스크를 하려면 기존 업무시간을 쪼개야 하는데 일일 업무시간이 고정돼 있어 쉽지 않았습니다. 덜 바쁜 시기에 해야겠다며 미루다 아예 손 놓은 적도 있고요. 이제는 특정 일에 업무시간을 좀 더 늘리는 식으로 테스크를 고려해 일과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워라밸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워라밸 제도에 맞춰 퇴근한 후 다시 일하는 '카페 야근족' 불만도 나오고요

▲SK텔레콤 선택근무제는 일일 업무시간 총량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초과근무가 오히려 줄어듭니다. 일이 많은 날엔 업무시간을 길게 설정해 사무실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대신 적은 날엔 조금 일하고 퇴근하는 거죠.

 

-한정된 시간 안에 업무강도가 엄청나게 높아지는 거 아닐까요

▲업무 문화가 확실히 바뀐 건 사실입니다. 예전엔 점심시간에 여유 있게 들어온 분들이 이제는 설정한 시간에 맞춰 딱 맞게 들어오고 있는데요. 자신이 설정한 업무시간을 최대한 책임감 있게 써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긴장하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달라진 문화에 적응하기 쉽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젊은 직원들은 선택근무제를 반긴 반면 부장이나 차장급에선 "(야근을 하지 않으면)누가 일하겠냐"며 불만스러워 하기도 했는데요. 회사에서 임원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설명회를 열면서 긍정적인 입장으로 많이 돌아선 상태입니다.

 

-협력업체도 SK텔레콤 담당자의 업무시간이 자주 바뀌면 함께 일하기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핵심 업무를 진행하는 집중 근무시간인 오전 10시와 오후 3시 안에 협력업체 미팅을 모두 끝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협력업체의 인식도 많이 바뀌는 추세라 오후 늦게 업무를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도 하고요.

 

-워라밸 변화는 어떤가요

▲지난 달부터 경제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사실 선택근무제가 적용될 줄 알고 진학한 건 아니었습니다. 대학원을 제대로 다닐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선택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눈치 보지 않고 수업을 들으러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미혼인 저보다는 결혼한 분들의 변화가 더 큰 듯합니다. 특히 기존에 육아에 신경 쓰지 못했던 남자 직원들의 일상이 크게 달라졌는데요. 주변을 보면 최근엔 자녀를 등원시키거나 가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가족과 지인들 반응은 어떤가요

▲대학원 동기들은 회사 눈치를 보느라 수업에 빨리 오지 못하니 저를 부러워합니다. 업종 특성상 한 주에 100시간 이상 일하는 친구도 제가 2주 80시간을 자유롭게 설계해 일한다고 하자 깜짝 놀라더군요.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뭔가요

▲선택근무제를 통해 자기계발에 좀 더 신경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발전하고 싶어서 경제대학원에서 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저 자신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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