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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주파수 경매]②승자의 저주 나올까

  • 2018.04.24(화) 11:20

예상보다 높은 최저경매가 3.3조
총량한도 결과 따라 낙찰가 요동

5세대(5G) 주파수 경매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낙찰가격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다. 정부는 통신사들의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경매안을 설계했다고 강조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경매 시작가부터 '비싸다'는 반응이다.

 

특히 전국망 용도의 3.5㎓ 대역에서 통신사들이 가져갈 수 있는 총량한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낙찰가격이 요동칠 수 있어 자칫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예상 웃돈 경매시작가 "비싸다"

   
정부의 5G 주파수 경매안에 따르면 최저 경쟁가격은 3.5㎓ 대역이 2조6544억원(280㎒ 대역폭·사용기한 10년), 28㎓이 6216억원(2400㎒ 대역폭·5년)이다. 두 개 대역의 경매 출발가격은 총 3조2760억원. 이는 역대 시작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당초 이동통신사들이 예측한 최저가는 2조원 안팎인데 이를 1조원 가량 웃돌았다.

  
이동통신사들은 3조3000억원대 최저 입찰가격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만약 이동통신 3사가 최저경매가 기준으로 각 주파수를 균등하게 낙찰받는다 해도 회사별로 1조900억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각 대역별 사용연한(3.5㎓는 10년, 28㎓는 5년)을 계산하면 통신사별로 연간 1268억원의 적지 않은 주파수 상각비용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5G 서비스 초기에 드는 막대한 설비 투자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제시한 주파수 경매 최저가격은 비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파수 확보에 조 단위의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국민 통신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볼멘소리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 보더라도 국내 주파수 경매가격은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종료된 영국의 5G 경매의 3.4㎓ 대역 경매 시작가는 1㎒당 3억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국내는 1㎒당 시작가격이 94억8000만원으로 영국보다 무려 31배 비싸다.

 
무엇보다 지금의 경매 방안대로라면 최종 낙찰가격이 크게 치솟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량제한 등 경매과열 요소로 베팅 비용이 불어날 수 밖에 없으며 자칫 승자의 저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특정 통신사가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가져가면서 경쟁에선 이길지 모르지만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거나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 경매 최대 변수 '총량제한'

  
증권가에선 과거 주파수 경매에서 시작가와 최종 낙찰가와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승자의 저주를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파수 할당 폭과 사용기간을 감안할 때 5G 경매 낙찰가는 시작가보다 1조원 상승한 4조3000억원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 제기한 5조원 이상의 낙찰가에 못 미친 금액이다.

 

반면 통신 업계에선 경매안의 핵심 쟁점인 총량제한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쩐의 전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5G 경매에서 3.5㎓ 대역(280㎒폭)에 총량제한을 적용하기로 했다. 주파수에 총량제한을 두는 것은 특정 통신사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주파수를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총량 한도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19일 '5G 주파수 경매안 토론회'에서 100㎒, 110㎒, 120㎒ 3가지 총량제한 안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과열 경쟁 요소로 지목되는 것이 120㎒이다.

 

120㎒으로 총량이 제한된다면 2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먼저 3개 통신사 가운데 A와 B 사업자는 각각 120㎒(비중으로 43%)씩을, C 사업자는 나머지 40㎒(14%)를 가져가는 경우다. 두번째 경우는 A 사업자가 120㎒를 B와 C 사업자가 각각 80㎒(29%)씩을 할당받는 것이다.

 

 

5G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한 이론상 최소 주파수 대역폭이 37~50㎒인 것을 감안하면 40㎒를 할당받는 사업자는 빠듯할 정도로 적은 대역폭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통신사들은 현재 LTE와 같은 수준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80㎒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120㎒씩 할당받은 A와 B 두개 통신사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대역폭에서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C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사업환경에 놓이게 된다. 즉 주파수를 많이 확보할수록 보다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주파수 제한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총량제한을 120㎒로 정하면 최악의 경우 40㎒ 대역폭을 할당받는 통신사가 나올 수 있어 이를 피하려고 베팅액을 크게 늘릴 것"이라며 "결국 치열한 두뇌싸움으로 입찰가를 비싸게 내는 경우가 나오며 경매 시작가인 3조3000억원을 훌쩍 넘는 낙찰가로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총량제한을 120㎒ 이상으로, KT와 LG유플러스는 100㎒로 정할 것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최종 주파수 경매방안의 확정과 할당 공고일을 내달 2일로 예정했다.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총량제한 범위를 정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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