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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결제하는 시대'…아들 목소리에 뚫리면?

  • 2018.05.04(금) 17:40

KT 하반기 AI 스피커에 음성결제 도입
주문·결제 한번에…"음성, 위변조 약해"

 

#직장인 김 모씨는 카드대금 청구서를 확인하던 중 결제하지 않은 상품 구매 이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자신과 목소리가 비슷한 아들이 인공지능(AI) 스피커로 몰래 음성 결제를 했던 것. 아들을 혼내고 일단락 지었지만 음성 결제가 쉽게 뚫리는 것을 보고 간담이 서늘해졌다.

 

거실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쇼핑 및 음성 결제를 할 수 있는 미래의 생활상을 가상으로 꾸며본 이야기다. 하지만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당장 KT가 오는 하반기에 음성 결제 서비스를 자사 AI 스피커에 도입할 계획이고 네이버와 카카오도 음성 결제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주요 통신사와 인터넷 검색포털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음성 결제 서비스가 구체화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비슷하거나 위, 변조된 목소리를 이용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음성 이외의 다른 방식의 인증 수단을 병행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 하반기에 자사 AI 스피커인 기가지니에 음성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 카카오와 네이버도 자사 AI 스피커에 각각 음성 결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음성 결제란 목소리로 AI 스피커 등 기기상에 자신의 결제정보를 입력하거나 미리 등록해둔 정보를 불러와 물건을 사는 것을 말한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과 구분하는 화자 식별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AI 스피커 계정에 사전에 등록한 목소리와 서비스 이용 시 들려준 음성이 일치해야 반응하는 기술이다. 타인의 음성엔 반응하지 않아 목소리만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결제도 가능해졌다.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는 건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AI 스피커 상에서 주문과 결제를 한번에 처리하도록 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엔 음성으로 AI 스피커를 작동시켜 물건 선택만 할 수 있었고 결제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 진행해야 했다.

 

화자 식별 기술을 적용해 음성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는 결제도 AI 스피커에서 가능해진다. 이 같이 편의성을 높여 더 많은 이용자를 유치해 AI 스피커 플랫폼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음성 결제는 위변조에 취약하다는 결정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IT 전문가는 "현재로선 음성 결제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1만번에 1번의 확률로 비슷한 목소리에 잘못 반응한다"면서 "고성능인 위, 변조 기술을 사용하면 뚫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터넷 관계자도 "안면 인식 기술이 부모와 자녀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음성 결제도 자신과 유사한 가족의 목소리는 어쩔 수가 없다"며 "보완장치를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안 우려에 따라 음성 결제 시 인증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예컨대 결제할 때마다 무작위로 문장을 주고 읽도록 하는 절차를 추가하는 방식이 논의된다. 문장을 읽는 과정에서 목소리 톤, 억양 등 특징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화자 식별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고도화된 화자 식별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비스 편의성을 해칠 우려도 제기된다.

 

구명완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화자 식별은 위, 변조된 목소리를 막는 동시에 감기에 걸려 잠시 달라진 이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야 한다"면서 "기술 발전 없이 인증만 강화했다간 자칫 본인이 이용하기도 불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자 식별 기술이 고도화되기 전까진 현실적으로 음성 이외의 다른 인증을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음성 결제는 화자 식별 성공률이 100%에 육박한다고 해도 위험이 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완전한 음성 결제를 도입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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