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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영화 '인턴'은 현실입니다

  • 2018.05.24(목) 10:44

<인생 2막, 준비 또 준비하라>재취업②
오범석 라임프렌즈 기술이사 인터뷰
"전문성 살리고 젊은층 눈높이로 봐야"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00만명을 향하고 있다. 더이상 일자리 문제는 청년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시니어도 일자리 없이는 안락한 노후를 꿈꾸기 힘든 시대다. 비즈니스워치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현재 모습과 시니어 잡(Job)에 대한 해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은 창업 1년 반 만에 성공한 30세 최고경영자(CEO)와 회사에서 은퇴한 70세 인턴이 서로 이해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 벤(로버트 드 니로)은 자신의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시행착오를 겪을 때 묵묵히 곁을 지키며 인생의 지혜를 아낌없이 나눠준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가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일이라면?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라임프렌즈 사무실에서 만난 오범석(54) 씨는 띠동갑 넘게 차이 나는 젊은 CEO와 함께 영화 인턴의 주인공처럼 제2의 인생을 가꾸고 있다.

 

라임프렌즈는 여성의 몰래카메라 범죄 피해나 청소년의 스터디 구성 등 사회적 약자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다. 오 씨는 이곳에서 기술이사를 맡고 있다. IT기업에서 16년간 일했고, 창업 후 실패 경험도 있는 그에게서 영화가 아닌 현실의 경험담을 들었다.

 

 

- 젊은 대표와 직원들과 일하면서 갈등은 없었나요.

 

▲ 정영찬 라임프렌즈 대표는 38세로 저보다 어립니다. 저는 젊은 세대와 함께 일하려는 마음의 준비를 한 만큼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정 대표와 다른 직원들이 절 어려워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시각차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정 대표는 사회공헌 마인드가 강한 반면 저는 일반기업 출신이다 보니 사업 마인드에 가까운데요. 개인적으론 지금보다 높고 안정적인 매출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서로 의견을 존중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엔 대기업에 다니다가 젊은 사람들 밑에서 일하면서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혼란스러워하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세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젊은 세대에 대한 선입견, 편견, 참견이지요.

 

- 재취업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 16년간 일하던 IT기업 아이씨엠에서 나와 단말기 제조회사인 노스스타솔루션을 창업해 7년간 운영하다가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재취업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나이도 많고 경력 등 스펙이 기업의 필요 이상으로 높았으니까요.

 

쉬던 중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사회적경제기업 핵심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알게 됐습니다. 장년층 구직자를 대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해 교육한 후 사회적기업과 연결하는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었습니다.

 

 

- 지금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 라임프렌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IT서비스를 만드는데요. 자원 봉사자에게 코딩을 가르쳐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몰카 정보를 공유하고 신고하는 앱, 청소년의 그룹 스터디를 지원하는 앱을 제작 중입니다. 저는 IT업계 경험을 토대로 개발과 사업에 참여하면서 수익 안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 일반기업에서 일한 만큼 사회적기업이 낯설었을 것 같습니다.

 

▲ 사회적기업은 수익보다도 가치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자본주의 원리로 작동하는 법인에 익숙하다 보니 생소했던 건 사실이지만 사회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라임프렌즈엔 저를 비롯해 기업을 창업했다가 접었던 직원이 있는데요.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현실성을 갖고 접근하면서 사업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 재취업 준비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정년퇴직 후 인생 2막을 열 일자리를 구할 때도 기존에 하던 업무가 중요합니다. 기존 커리어와 연속선상에 있지 않은 분야에선 기회를 얻기도 적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구인구직 사이트만 들여다봐서는 중장년층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취업 연계형 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세대 차이도 인정해야 합니다. 50대는 버림받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이전 세대를 모시면서도 아랫사람들을 키웠는데 정작 그 사이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건데요. 이 같은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 청년층의 눈높이에서 소통해야 합니다.

 

- 마지막으로 인생 2막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현재 라임프렌즈 업무와 함께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추진하는 당사자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사자 즉 본인 사례를 스스로 연구하는 건데요. 50대의 재취업 문제와 이를 활용한 사회적경제 일자리 개선 방안을 연구 중인데 제 경험을 살려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가 직접 50대 일자리와 연계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50대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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