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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앞둔 유료방송]①쌍끌이 태풍 몰려온다

  • 2018.05.24(목) 16:45

조용하던 넷플릭스, 한국 안방 TV 노려
합산규제 일몰 가능…M&A 본격화 예고

유료방송 시장이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의 공습과 점유율 합산규제 일몰을 앞두고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업자간 치열한 가입자 뺏기 경쟁과 함께 통신사와 케이블TV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각 사업자들의 전략 및 바람직한 정책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혼자 사는 직장인 김일국(35·가명)씨는 집에서 보던 인터넷TV(IPTV)를 해지하고 넷플릭스로 갈아탔다. IPTV 요금과 비슷한 월 1만원(약정 없이) 정도를 내면 웬만한 국내외 예능이나 드라마, 영화를 비롯해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등 세계적으로 히트 친 독점 콘텐츠를 실컷 볼 수 있어서다. 밖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하고 집에 들어와선 미러링 기능을 이용해 TV 대화면으로 옮겨 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내놓은 유료방송 가입자 자료를 참고해 가상으로 꾸며본 이야기다. KISDI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자 가운데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가구주 연령은 35세 미만으로 젊어지는 추세다. 올드(Old) 매체인 케이블TV보다 통신사가 공격적으로 서비스하는 IPTV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몰아보기·능동형 시청' 등 이용 행태의 변화로 넷플릭스 같은 OTT(Over The Top)를 즐기는 이들도 차츰 많아지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지난 1995년 본격적인 케이블TV 방송을 시작으로 위성방송(2001년), IPTV(2009년)가 도입되면서 크고 작은 변화를 겪어왔다.

 

올 하반기에는 더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빨려들 전망이다. 세계최대 콘텐츠 공룡인 넷플릭스가 IPTV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안방 TV 공략을 본격화하는데다 일부 유료방송 진영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점유율 합산규제가 내달 폐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가지의 빅 이슈가 겹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유료방송 시장의 인수합병(M&A)이 촉발되는 등 시장재편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 IPTV 타고 거실 노리는 넷플릭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통사들과 콘텐츠 제휴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IPTV에 직접 탑재, 이용자가 거실에서 리모콘으로 자사 콘텐츠를 쉽게 골라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1월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당초 기대 만큼의 성적을 거두진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가입자 수는 20만명에 그친다. 국내용 자체 콘텐츠가 그리 많지 않고 아직까지 PC와 모바일 플랫폼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료방송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IPTV에 탑재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을 넘어 넷플릭스의 영역을 거실 TV까지로  확장하는 것이라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IPTV와 인터넷, 휴대폰 통신 요금 등과 결합한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펼칠 수 있다. 
 
관련 사업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LG유플러스는 이달초부터 넷플릭스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넷플릭스와 제휴 추진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국민MC' 유재석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를 시작하면서 국내용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선 TV 대화면으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강력한 경험"이라며 "현재 일부 케이블TV(딜라이브)에 넷플릭스가 탑재돼 서비스되고 있으나 IPTV에 적용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케이블TV 보호막 걷혀, M&A 촉발
 
이와 맞물려 유료방송 시장 재편의 핵으로 부상하는 것이 내달 일몰 예정인 점유율 합산규제다. 합산규제란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에 상한(33.3%)를 두는 것이다. 유료방송시장 독점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6월 도입됐다. 3년 후 일몰 조항이 있어 기한은 내달 27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산규제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10인의 전문가로 구성한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으나 전문가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앞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산규제 유지를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2016년 11월에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합산규제가 계속 적용될지 없어질지 여부는 신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 처리 결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합산규제 존폐를 논의해야 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놓고 여야 대립을 지속하면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합산규제 일몰 여부를 논의할 상임위와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이 이날까지 잡히지 않았다. 규제가 자연스럽게 폐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규제가 일몰되면 현재 합산 점유율이 상한에 근접(30.54%)한 KT(20.2%)와 KT스카이라이프(10.3%)는 족쇄가 풀리면서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선 KT가 가입자 확보전에 돌입하면서 점유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들도 점유율 방어를 위한 맞불을 놓으면서 전반적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통신사를 중심으로 케이블TV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면 시장 판도 변화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현재 M&A 대상 업체로 거론되는 곳은 케이블 1위 CJ헬로비전을 비롯해 3위 딜라이브 등이다.

 

실제로 지난 1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이 불거졌으며, 지난달에는 딜라이브가 일부 방송권역을 5위 사업자 현대HCN에 매각하는 등 유료방송 시장 개편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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