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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창업자금 위해 ICO "빗썸·업비트에 희망"

  • 2018.06.15(금) 17:43

일본 AI 의료 스타트업 '남' CEO 인터뷰
"가상화폐 남코인 상장해 사업확대 계획"

▲ 나카노 테페이 NAM 대표가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도쿄=김동훈 기자] 100세 시대라지만 작년 울산광역시에서 100세를 돌파한 할아버지는 겨우 3명. 전국으로 확대해도 4657명(할아버지 607명, 할머니 4050명)에 그친다. 아무나 100세 시대를 사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통계적으로 사망하기 전 10년은 아프다. 병에 걸렸다고 치자. 의료진이 수술법을 선택하라고 설명하지만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훌륭한 교육을 받은 자녀들이 곁에 있어도 속속 등장하는 새로운 수술법과 약을 어찌 모두 알겠는가.

 

이른바 '3분 진료'에 급급한 의료기관에 갔다면 수술 방법을 이해하기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이 와중에 환자는 의사가 장사하는 것 같다는 의심도 든다. 더 비싼 방법으로 내 배를 가르고 더 비싼 약을 주는 건 아닌지. 게다가 유명한 병원은 모두 서울에 모여 있다. 고작 그 이야기를 들으러 먼길을 떠나야 하는가.


의사도 곤란하다고 한다. 눈앞에 있는 환자도 중요하지만 다른 절체절명인 환자들 또한 아른거린다. 수술과 관련해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그렇거니와 이게 장사하는 거로 비치니 참 곤란하다. 누가 도와줄 수 없나.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인 일본은 사정이 어떨까. 우리와 별 차이 없다. 의사는 자신의 치료로 인해 환자가 호전됐는지 직접 보지 않으면 파악할 수 없고, 전자 진료 차트(기록부) 보급률도 50% 수준에 그쳐 환자가 병원을 바꿀 때 필요한 의료 정보의 이동도 불편하다고 한다.

 

▲ 의료 전문 챗봇 '닥터큐'를 사용한 장면이다. 여기에 '이따이 이따이'(아프다 아프다)라고 말해도 전문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이런 문제에 착안해 일본 게이오대 의학부를 작년 3월 졸업한 20대 젊은 학생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작년 10월 '남'(NAM·Nakano AI Medical)을 창업한 나카노 테페이(Nakano Teppei) 대표다. NAM의 목표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을 결합해 정보 비대칭성이 강하고 불편한 의료시장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의사와 환자가 치료 경과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나아가 의사와 환자 모두 열람 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전자 진료 차트 시스템도 구축한다는 발상이다. 이같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오프라인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NAM은 챗봇(채팅 로봇) 형태의 인공지능 '닥터큐'(Q)를 일본 1위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통한 서비스도 시작했다.

 

어떤 서비스인지 확인하기 위해 일본 버전 라인을 설치하고 닥터큐를 친구로 등록한 뒤 써봤다. 문자 또는 음성으로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난다'는 식의 증상을 입력하자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나? 과거에도 두통을 앓았는가?' 등 1차 문진이 진행된 뒤 답변이 나왔다. 이런 정보는 의학 서적과 논문을 기반으로 서비스된다고 한다.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되면 환자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료 차트에 접근하고, 의사는 환자를 보지 않고도 경과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엔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간다. 머신러닝(컴퓨터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하는 기술)을 이용한 질환 예측 검사도 진행해 병이 커지기 전에 병원으로 안내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과 주고받은 대화는 자동 저장되므로 의사가 추후에 진료할 때 참고할 수 있고, 병원과 환자 또는 병원과 병원이 이런 기록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최적의 병원, 약, 건강식품도 제시하고 보험료 계산도 도와준다.

 

이런 사업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테페이 대표는 이같은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아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1억원 정도를 투자받았지만,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기엔 어림도 없는 돈이라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속도다. 의료 서비스는 0세부터 100세를 넘기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므로 빠르게 사업을 키워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그래서 선택한 길이 가상화폐(암호화폐) 발행을 통한 자금 모집 방법인 ICO다. 아울러 자사 서비스 관련 결제와 송금에 가상화폐 '남코인'을 쓰도록 할 예정이다. 남코인은 지난 2월 가상화폐 열기가 '월드 클래스'인 한국 시장에도 선보였다.

 

지난 13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데이코쿠호텔)에서 나카노 테페이 대표를 만나 사업 계획 등을 들어봤다. 그는 의료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는 사업의 가치와 계획을 강조하면서 빗썸,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 나카노 테페이 NAM 대표.

 

-한국에서는 대학병원이 전자차트 시스템이나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개발한 자회사의 기업공개(IPO)에 나서는가 하면 의료 분야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털(VC) 등을 통해 투자를 받기도 한다. 이와 비교하면 작년에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 큰 사업을 시작한 셈이고 가상화폐에 대한 불확실성도 우려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강력하고, 일본 내 의료계의 문제도 많은 상태라 지금이 아니면 사업을 실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학부 학생일 때 일본 의료계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면서 오래 전부터 이런 사업을 준비했다. 그래서 나는 개발자이기도 하다. 아울러 남페이라는 결제 앱을 통해 신용카드에 챗봇이 탑재되는 이미지의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

 

-초기 투자는 어디서 받았나

 

▲일본 경제산업성이 스타트업에 지원하는 자금이 있다. 이번 사업 아이템을 인정받아 1억원을 받았지만 작은 금액이다. VC를 통해 받으려도 해도 초기 스타트업은 2억~3억원 정도밖에 받을 수 없더라. 암호화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 폭발적으로 사업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일본 내 경쟁 사업자가 있나

 

▲의료 업계를 보면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으나,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한 곳은 없다. 대기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의료 서비스에 활용하는 경우도 없다. 또한 일본어를 통한 문진 서비스이기 때문에 (구글과 같은) 외국 기업이 들어오기 힘들다고 본다.

-인공지능 챗봇 닥터큐는 몇명이 쓰고 있나

 

▲현재 약 1500명이 베타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주고받는 의료 데이터를 빅데이터화해서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다.


-일본에선 민감한 의료 정보를 사업에 이용할 때 개인정보와 관련한 법적 제한이 없나

▲환자의 동의가 있으면 병원의 의료 정보를 이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간 질환 환자의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쓰겠다고 요청하면, 병원 측이 위원회  논의를 통해 통과되는 식이다. 그런데 병원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보다는 사용자들이 병원에서 직접 가져와 입력한 의료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서비스의 주된 방식이다. 때문에 병원의 정보에 비해 차별적인 빅데이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병원과도 협력하고 있나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뚝 떨어진 벽지인 이시가키섬에 있는 도쿠슈카이의 병원에서 블록체인 기반 전자차트 서비스 실험을 하고 있다. 도쿠슈카이는 일본 최대 의료법인이다. 또 이시가키섬은 의사 수는 적고 환자 수는 많아 이런 실험을 하는데 적합하다.


-라인에서 챗봇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인은 일본 전국민이 쓰는 SNS다. 서비스를 보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으로 정식으로 업무협약(MOU)을 맺을 계획이다. 특히 비콘 기능을 이용한 서비스도 라인을 통해 출시할 계획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병원에 가지고 가면 챗봇이 사용자에게 말을 걸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웨이보 재팬과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관광객을 위한 플랫폼인 '86 도쿄 프로젝트'를 한다고 들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의 인공지능 클리닉을 이용하도록 돕고, 이들이 NAM의 결제 서비스인 '남코인'도 쓰도록 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통한 탈중앙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 NAM이 하는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도쿄에서 밋업을 개최한 팝체인의 비즈니스 모델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블록체인을 결합해 직거래를 통한 공평한 보상이 특징이던데, 공평한 보상이란 측면에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병원만 가지고 있는 의료정보를 환자도 갖도록 하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팝체인도 정보 비대칭성을 줄인다는 면에서 보면 양사는 비슷한 점이 있다.


-상장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전세계 5위권 거래소 3곳에 상장할 계획이다.

 

-빗썸, 업비트 등 국내 거래소에도 상장하나


▲ 빗썸, 업비트에 상장되면 '사이고'(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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