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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삽질 염탐기]①'엑싯할까 키울까' 갈림길 서다

  • 2018.06.20(수) 13:47

이스라엘, 기술매각 강점…기업성장엔 한계
쏘사 "글로벌 네트워크 통해 기술융합 시도"

창업하기로 마음먹는 것도 힘들지만 창업에 나섰다고 첫 번째 도전에 성공하기란 더 어렵다. 창업자 누구나 실패 경험이 있다. 성공사례도 살펴보면 그 과정에선 소위 '삽질' 몇 번씩은 해봤다. 그러나 "나 이렇게 실패해봤소"라고 말하는 이는 드물다. 비즈니스워치는 국내외 다양한 창업자를 만나 시행착오 경험을 들었다. 특히 해외의 경우 창업 강국인 미국이 아니라 창업환경이 열악한, 우리나라와 처지가 엇비슷한 국가들(이스라엘·오스트리아·프랑스)을 찾아 삽질 스토리를 전한다. [편집자]

 

▲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를 지향하는 스타트업 지원기관 쏘사(SOSA)

 

[텔아비브=양효석·김동훈기자] 이스라엘 하면 전세계에서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발전이 뛰어나고 이를 사업화 시키려는 창업가가 많다. 이런 창업가를 지원하는 전세계 유대인 자본력이 뛰어나며, 국가적으로도 창업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설령 실패했다고 책임을 묻는 분위기도 아니다. 오히려 또 다른 성공을 만들기 위한 실패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인다.

 

창업가 입장에서도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성공했다면 엑싯(Exit·투자금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글로벌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부터 지분투자, 해당기술 이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금을 회수한다. 한국이 보기엔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정작 이스라엘은 창업후 '기술 또는 회사매각' 이란 엑싯(Exit)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갈리 블로흐 리란(Gali Bloch Liran) 쏘사 마케팅총괄

 

◇ 생존 위해 창업했더니 '성공'

 

이스라엘 텔아비브 구(舊)시가지 지역을 차로 달리다보면 유난히 오토바이 판매·수리점들이 많은 거리가 보인다. 지은지 30∼40년은 되어 보이는 4∼5층 짜리 낡은 건물들이 대부분인 주변 풍경을 보면 마치 서울 문래동 공구상가를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 건물중 한 곳 앞에 다다르니 '쏘사(SOSA)'라는 작은 간판이 보였다. 쏘사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Open Innovation Hub)다. 벤처캐피탈은 직접 투자를 하지만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는 기술 파트너나 투자자 등을 연결시켜주고 스타트업 성장을 단계별로 돕는다.

 

현재까지 쏘사는 5000개 이상의 스타트업, 150개 이상의 투자사·벤처캐피탈, 50개 이상의 다국적 파트너사 등을 확보했으며 이스라엘뿐 아니라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내 10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갈리 블로흐 리란(Gali Bloch Liran) 쏘사 마케팅총괄은 이스라엘의 근현대 역사를 살펴보면 창업이 왜 필요했고 창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들은 독일군을 피해 유럽 각지로 피신했다. 이후 현재 이스라엘 지역에서의 독립전쟁, 국가설립, 이집트·요르단 등 주변국과의 각종 전쟁 등을 거쳐 1980년대부터 100만 여명의 새로운 이민자들이 유입됐다. 하지만 이들은 척박한 지역에서 생존해야만 했기에 이스라엘의 강점인 방산 기술을 중심으로 하이테크 산업에 집중했다. 대학, 연구소, 군, 정부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관련 창업가를 육성했고 결과는 성공적 이었다.

 

리란 마케팅총괄은 "이스라엘에선 남자든 여자든 일정 연령이 되면 군대를 가야하는데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다"면서 "이스라엘은 군대에서 많은 기술과 리더십을 배우고 제대한다"고 말했다. 그 또한 여자이면서 군대를 다녀왔다. 즉 일반 군대 조직보다 엘리트들이 많고 이들이 주로 제대후 방위산업 관련 창업을 시도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스라엘내 창업회사는 7000여개에 달한다. 약 850만명에 불과한 인구수에 비하면 많은 숫자다.

 

▲ 쏘사 사무실에는 수 많은 스타트업들이 방문, 창업지원을 받고 있다.

 

◇ 작은 나라선 사업성 떨어져 매각했더니 '한계'  

 

이스라엘의 수 많은 창업 시도 끝엔 대박도 터진다.

 

세계 최초의 USB 메모리 개발사는 샌디스크에 16억달러(약 1조7000억원) 받고 팔았고, 사용자 참여형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Waze)는 구글에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매각시켰다. 이 같은 대형 인수합병(M&A) 건을 포함 이스라엘의 기술·기업 매각액은 연간 수 십억 달러에 달한다.

 

이스라엘이 창업후 기술·회사매각을 대부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스라엘 시장이 작아 자국내에서 성장하기엔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글로벌로 진출하자니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현상을 보고 혹자는 이스라엘의 창업 후 엑싯 시스템을 칭송하겠지만, 정작 이스라엘 내에선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창업가의 요즘 고민이 바로 이것이다. '엑싯할까 회사를 키울까'

 

리란 쏘사 마케팅총괄은 "요즘 이스라엘 창업정책의 이슈는 엑싯이 아니라 스타트업을 글로벌하게 키우는 것이다"고 말했다.

 

▲ 쏘사가 선정한 스타트업과 50여개의 다국적 파트너사 리스트

 

◇ 이종 스타트업 융합시켰더니 '新가능성'

 

생존하기도 힘든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쏘사의 전략에 해답이 담겨 있다. 쏘사는 말 그대로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다. 스타트업을 분석해 무엇을 보충해주면 성장성이 있을까 판단한다. 경우에 따라선 다른 기술력이 있는 회사와 매칭을 시켜준다. 예를들면 IT 기술사와 바이오 기술사를, 금융사와 빅데이터사를 매칭시켜주는 방식이다. 요즘 쏘사가 주력하는 융합분야는 건설이다. 건물을 지을때 단순히 건축후 파는게 아니라 관리인력, 필요장비, 에너지비용 등 유지관리에 필요한 요인들을 사전에 분석해 리스크요인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리란 마케팅총괄은 "쏘사는 스타트업을 2주일 부터 길게는 6개월 까지 분석해 상황에 맞는 성장전략을 제시해주고 있다"면서 "독립적인 창업기업으로 키우기도 하지만 선정된 기업중 서로를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회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 한 가지만 보지만 쏘사와 같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곳에 들어오면 생각하지도 못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게 된다"면서 스타트업의 확장성을 설명했다. [이 기획시리즈는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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