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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OS' 들고 삼수 도전한 티맥스

  • 2018.07.03(화) 14:44

새 OS 공개, "기업용 시장부터 공략"
호환성은 미흡…"내년 상반기 상장"

소프트웨어(SW)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티맥스소프트란 기업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국내 미들웨어(middleware, 분산 컴퓨팅 환경에서 서로 다른 하드웨어와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SW) 시장에서 오라클과 IBM 등 쟁쟁한 외산 업체를 제치고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대표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어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SW 업계에서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저돌성으로 유명하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하고 있는 컴퓨터 운영체제(OS) 시장 독점을 깨기 위해 거의 10년간 도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티맥스소프트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티맥스데이 2018'을 개최하고 '티맥스 OS'를 비롯한 클라우드 플랫폼 '프로존(ProZone) 등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티맥스가 새로 들고 나온 티맥스OS다. 
 

▲ 티맥스소프트가 3일 공개한 '티맥스OS' 바탕화면에서의 다수 프로그램을 실행한 스크린샷.

 
티맥스OS는 원래 '티맥스 윈도'란 이름으로 지난 2009년에 첫선을 보인 OS를 기반으로 한다. 당시 티맥스는 4년간 개발 과정 끝에 MS 윈도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 PC용 OS 시장 판도를 깨기 위해 야심차게 국산 OS를 선보였다.

 

티맥스는 OS 뿐만 아니라 문서작성 프로그램인 '티맥스 오피스'와 웹브라우저 '티맥스 스카우터' 등 MS가 내놓은 웬만한 PC용 프로그램을 대체할만한 SW들을 대거 공개했다.
 
하지만 토종 OS라는 타이틀을 달기에 여러가지 면에서 모자랐다. 당시 OS 공개 행사에서 외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데 오류를 일으키는 등 부족한 점을 드러냈다. 호환성과 완성도 면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티맥스는 OS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강조했으나 SW 업계에서는 기존 오픈소스에서 UI(이용자환경)만 바꾼 일종의 수정본에 불가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패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티맥스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티맥스 윈도 공개 이후 7년만인 2016년 4월에 티맥스 OS라는 새로운 이름의 베타버전을 다시 공개했다. 당시 티맥스는 세계 OS 시장의 50%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버전 역시 호환성 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지 못했다.

   

이날 새로 선보인 티맥스OS는 기존 문제점을 해결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지난 10여년간 세번째로 시장에 도전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티맥스측은 "아키텍처와 보안, 호환, 편의성이 우수한 운영체제로서 최근 국산 PC용 운영체제로는 최초로 GS인증 1등급을 획득하며 그 성능과 품질을 객관적으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구조를 최적화해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성능, 강화한 보안을 제공하고 호환 레이어도 자체 기술로 다시 개발함으로써 MS윈도우 기반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도 별다른 수정과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가 직접 사용해보니 PC 환경에서 인터넷이나 문서작성 등을 무리없이 할 수 있었다. 윈도 OS와 거의 비슷한 UI(이용자환경)를 제공하기 때문에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화살표 모양의 커서가 링크 부분에서 손가락 모양으로 바뀌는 점도 미세한 디자인 차이점을 빼곤 거의 같았다. 다만 이날 시연에는 카카오톡 PC버전이나 MS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 또는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PC용 게임이나 다른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지 않아 완성도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시연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톡 등은 완벽하게 호환되지 않아 현재 보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티맥스OS를 개발한 티맥스오에스의 박학래 대표이사는 "티맥스OS와 문서작성 프로그램은 MS 윈도우와 오피스 시장의 완전 대체를 위해 개발한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앞서 국내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공 시장부터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티맥스 OS는 국산 OS로는 최초로 GS인증 1등급을 획득했다"라며 "윈도7을 쓰는 일반 기업이나 금융권에선 내년말에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를 할지 다른 프로그램으로 갈아타야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그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티맥스OS를 우선 공공시장에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B2C 시장에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티맥스소프트는 증권시장 상장 계획도 공개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를 상장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현재 주관사인 삼성증권, KB증권과 같이 IFRS 전환 작업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맥스소프트는 박대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소프트웨어 불모지인 한국을 바꿔 보겠다는 각오로 창업한 회사다. 2007년에 티맥스코어란 회사를 설립하고 첫 OS를 개발했다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 접은 바 있다. 2009년에 첫선을 보인 티맥스윈도는 완제품으로 나오지 못한 채 삼성SDS에 매각됐다.

  

이후 티맥스는 OS에 대한 과감한 투자 탓에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결국 2010년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미들웨어 분야에 대한 개발 집중에 힘입어 이듬해 25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2년만에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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