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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페북 동영상 뉴스가 던진 시사점

  • 2018.07.18(수) 16:49

가짜뉴스 잡고 플랫폼 파워 키우고
국내 언론·플랫폼 사업자 긴장해야

페이스북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동영상 뉴스 서비스 '워치'(watch)를 선보였다. 워치는 작년 8월 페이스북이 공개한 동영상 전용 탭인데, 이곳에서 주요 언론들이 직접 페이스북 전용 동영상 뉴스를 제공한다. 페이스북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제작비를 언론사에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에는 CNN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와 폭스뉴스의 셰퍼드 스미스가 정해진 시간에 방송을 진행한다. 한국으로 치면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의 페이스북 전용 버전이 나오는 셈이다. ABC, 블룸버그통신, 쿼츠, 맥클라치, 버즈피드 등 6개 매체들도 참여해 페이스북 사용자 전용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며, 참여사는 20여 곳까지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관점에서 페이스북의 이같은 행보를 보면,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논란이 된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유통되면서 언론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고, 지나치게 범람하는 뉴스 콘텐츠 때문에 페이스북이란 플랫폼 자체도 사용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비틀어 보면 자체적으로 페이스북에서 뉴스 동영상을 유통하는 언론사는 상대적으로 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어서 동영상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페이스북이 유튜브가 장악한 동영상 플랫폼 지위를 넘보는 행보라고 외신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워치의 사용자 환경(UI)은 유튜브를 유난히 닮았다.

 

▲ 페이스북 워치 사용자 환경 [사진=페이스북]


 

특히 페이스북은 리얼리티 쇼부터 코미디, 스포츠 생중계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아갈 것이라며, 동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에게도 금전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콘텐츠 제작자가 광고 수익 정도만 챙길 수 있는 유튜브와 다른점이다.

페이스북은 매일 쓰는 사람만 15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SNS지만, 동영상 분야에선 후발주자이므로 콘텐츠 제작자 지원을 통해 '퀄리티 콘텐츠'(고급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1위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팟빵'에 도전하는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도 '오디오클립'을 출시하며 창작자를 지원하는 퀄리티 콘텐츠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페이스북의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도전은 인스타그램이 최근 내놓은 동영상 플랫폼 'IGTV'를 통해서도 진행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처럼 동영상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동영상을 즐기는 것을 넘어 그곳에서 정보를 찾고 커뮤니티까지 형성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광고가 따르므로 새로운 먹거리도 된다.

문제는 국내 사정이다.

 

언론 관점에서 보면 인링크·아웃링크로 기득권 싸움을 하는 사이 네이버는 뉴스편집에서 손을 떼겠다고 한 상태다. 미래의 일이겠지만, 네이버가 언론의 눈치를 보며 주춤하는 사이 뉴스 플랫폼 지위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차지하지 말란 법이 없다.

 

싸이월드의 사례를 보면 온라인 플랫폼 파워를 쌓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경쟁 사업자에 밀려 넘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모든 언론이 힘을 모아 스스로 뉴스 플랫폼 사업자가 될 가능성도 매우 낮다. 극단적 비유겠지만, 만약 5만개 언론사가 손잡은 플랫폼과 딱 20개 매체와 손잡은 페이스북이 겨룬다면 누가 이길까. 합종연횡 전략은 한 곳만 발을 빼도 삐걱거리기 마련이다.

 

플랫폼 관점에서도 안타까운 문제가 많다.

 

국내 동영상 플랫폼은 온갖 규제 탓에 성장에 제한이 많다. 수 년간 지속된 인터넷 실명제 탓에 자유로운 표현을 즐기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유튜브로 넘어갔다는 지적이다. 이런 까닭에 국내 동영상 광고시장을 페이스북, 유튜브가 70%나 차지한다는 추정이 나올 정도다. 특히 이런 통계가 추정인 이유가 무엇일까.

 

외국 사업자들은 유한회사 형태로 한국에 진출해 엄청난 수익을 만들면서 매출 정보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독점적 기업이 된 것 같아도 실제로 그렇다는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견제할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을 쉽게 해결하는 정답은 없다. 그렇다고 어찌 되는지 지켜만 볼 수도 없다.

 

언론사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기 어려움을 인정하고 그들을 이용하되, 의존적인 자세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플랫폼이 바뀔 때마다 읍소 혹은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독자·시청자와 만나는 접점을 꾸준히 찾아야 한다.

 

또 플랫폼 사업자는 정부의 보호막만 기대하는 것보단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 

 

현실적으로 스크린 쿼터제 방식으로 외국 사업자를 막지 않는 이상 모든곳이 연결된 인터넷 세상에서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또 정부의 섣부른 개입이 일종의 무역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미 하고 있겠지만, 앞바다에서 가두리 양식장만 할 것인지 원양어선을 탈 것인지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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