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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멈추니'…알뜰폰 적자폭 줄었다

  • 2018.08.27(월) 16:08

엠모바일·미디어로그, 상반기 적자 감소
SK텔링크 실적개선…마케팅비 절감 주효

매년 수 백 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던 이동통신사의 알뜰폰(MVNO) 자회사들이 올 들어 적자폭을 눈에 띄게 줄이는 등 재무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초기에 비해 마케팅 경쟁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데다 합리적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확실한 대안 통신 서비스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7일 KT에 따르면 알뜰폰 계열사 KT엠모바일의 올 상반기(1~6월) 순손실은 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손실 201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대폭 감소했다. 매출은 851억원으로 전년동기(756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증가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도 적자폭은 줄어들고 매출은 확대되는 등 모처럼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로그의 올 상반기 순손실과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81억원, 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폭(각각 -89억원, -81억원)에 비해 나란히 감소했다. 아울러 매출은 89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47억원)보다 50억원 늘어나는 등 외형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 역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1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166억원)보다 30억원 가량 늘어나는 등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SK텔링크는 알뜰폰 사업 외에도 국제전화 '00700'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통신 서비스 등 3개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사업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알뜰폰 사업은 누적적자가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원 규모의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알뜰폰 기업들이 올들어 나란히 적자폭을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KT가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 2015년 세운 KT엠모바일은 설립 첫해 3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까지 3년째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미디어로그도 알뜰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직전인 2013년 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작년까지 5년 연속 적자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146억원으로 전년 119억원의 영업손실에 비해 적자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알뜰폰은 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2012년에 도입한 서비스다. 대형 통신사 네트워크를 도매로 빌려 일반 소비자에게 싸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통신 품질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통신요금을 책정할 수 있다.

 

초기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의 자회사를 비롯해 워낙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참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했다. 단말기 할인에다 원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요금제를 설계하면서 출혈 경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가입자 뺏기를 위한 마케팅 비용은 알뜰폰 업체들이 해마다 대규모 적자를 냈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서비스 6년째를 맞이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바뀌고 있다. 특히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많이 가라앉으면서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올 들어 크게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직영몰을 통한 가입이 갈수록 늘어나는 등 모객 비용이 구조적으로 줄어든 것도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알뜰폰 업체들이 사물인터넷(IoT) 등 신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SK텔링크 관계자는 "기존 음성 통화 서비스 외에도 스마트팜에 IoT 통신 회선을 제공하는 등 비통신 영역을 끝없이 공략하고 있다"라며 "알뜰폰 사업의 부진을 신규 사업으로 상쇄한 것도 실적 개선에 한 몫 했다"고 설명했다.

 

일반폰(피처폰)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4G LTE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알뜰폰 사업자들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헬로모바일'이란 브랜드로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는 CJ헬로는 올 2분기 가입자 수가 전분기보다 오히려 1만5000명 감소한 84만명에 그쳤음에도 LTE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은 좋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올 2분기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가입자당매출(ARPU)은 전분기보다 2004원 증가한 2만2951원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서비스 6년째를 맞아 주요 업체별로 가입자 규모가 제법 늘어난데다 합리적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알뜰폰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고가의 데이터 요금제 이용이 확대된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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