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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 일자리]기술 진화에 답있다…키워드는 '공생'

  • 2018.08.28(화) 18:15

<2018 비즈워치포럼> 4차산업혁명시대 변화상
'일자리 가로채기보다 풍성화'…희망적 견해 다수
전문가들 "생산성 극대화·경쟁력 향상" 한목소리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 충격이 가시기 전에 이번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24시간 일해도 생생하고 주 52시간 근무에 얽매이지 않으며 정년퇴직 개념이 없는 로봇이 '일자리 킬러'가 될 것이란 우려다.
 
'비약적 기술 발전=일자리 감소' 공식은 성립할까? 비즈니스워치가 28일 개최한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로봇시대, 우리의 일자리는'이란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이 분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발언은 "로봇이 일자리를 뺏기보다 오히려 풍성하게 할 것"으로 수렴된다. 
  
이날 포럼에는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과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장재형 법부법인 율촌 세제팀장, 김효은 한밭대 인문교양학부(철학) 교수가 참석했다. 오후부터 기습적으로 쏟아진 폭우에도 불구하고 각 기업의 기획·전략 담당자와 일반인, 로봇 관련 대학 동아리 학생 등 2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 "로봇은 생산성 높이는 존재, 스마트화 앞당겨"

 
국내 로봇 산업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꼽히는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4차산업혁명시대 로봇산업이 이끌 일자리 변화상과 관련해 '조화'를 키워드로 내걸었다.
 
문 원장에 따르면 과거 로봇은 제조업 생산현장에서 인간과 분리돼 생산성을 높이는 하나의 도구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간과 함께 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로봇은 공장 같은 생산 현장을 넘어 우리 삶과 공존하는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게 문 원장의 생각이다.
 
문 원장은 “지금까지 울타리를 치고 로봇을 사용해왔지만 앞으로 일터나 가정에서 로봇과 함께 공존하는 세상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4개 추진과제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사진)은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8 비즈워치포럼'에서 앞으로 로봇은 인간과 공존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문 원장은 “우리 로봇산업의 약점이 부품인데 핵심 부품산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시장 개척과 인재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 뿐 아니라 규제 개선 등도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SI) 전문기업 육성을 도전과제로 꼽았다. 현재 국내 로봇산업에서 80%의 로봇이 제조 현장에 몰려 있다. 향후에는 우리 삶의 스마트화(化)를 위한 동반자로 로봇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를 도와줄 전문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원장은 “기존처럼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로봇 활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로봇을 가져다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SI 전문 기업을 육성해야 로봇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로봇 수요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 "일자리 절반 대체될 판, 방식 바꿔야"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는 오래 전부터 나왔으나 사무직이나 판매직 같이 특정 분야에선 예외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의 로봇이라 해도 인간의 고유 영역을 넘볼 수 없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만든 기술이 국내 일자리를 뺏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워치 '로봇시대 우리의 일자리'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김 연구원은 우리나라 일자리 가운데 거의 절반이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노동시장 일자리의 43%가 향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고위험군'에 속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무직군과 판매직군, 기계조작 종사자 등 3대 직업이 고위험 일자리의 72%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고 지적했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같은 전문직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회계사나 세무사 등 전문직을 콕 집어주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 등으로 무장한 아마존이 유통업의 근본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유통업의 종말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수의 일자리가 자동화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지만 새로운 산업의 수요에 맞게 직업 이동이 가능할 수 있다면 일자리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업무 도구와 일하는 방식 등에 대한 개방된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간의 존엄성 회복하는 수단"


로봇은 비인간적인 기술이라기 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왔다.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는 "로봇기술이 대체할 직업이 있겠지만, 그 이유로 로봇이 인류를 위협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이 같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으로서 로봇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월급이 아니라 노동의 수준이 같아야 평등한 것"이라며 "누군가는 쉬운 일을 하고, 누군가는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며 같은 돈을 받는 건 불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대체하는 직업이 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로봇기술 자체는 인간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가 2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8 비즈워치포럼'에서 로봇 개발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김 교수는 로봇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발달해 공장자동화와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도입이 늘어난다면 해당 분야의 일자리는 분명히 줄긴 할 것"이라며 "이런 분야는 기존에 있는 기술을 로봇이 대체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수술 로봇 다빈치를 구동하는데에도 의사와 간호사가 모두 필요하며 일본에서 개발 중인 장애우용 식사로봇의 개발에 있어서도 어느 음식을 집어야 하는지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새로운 직업군의 사람이 필요하다"며 "인간과 로봇이 융합하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로봇 기술이 인간의 행복과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과학기술은 위협도 되고 도움도 된다"며 "바이오 기술도 인간의 질병을 고치기도 하지만 생물학전의 위험성을 키우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나쁜 로봇은 없다. 다만 나쁜 인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신규 일자리 창출 Vs 평생교육으로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대체로 로봇 기술의 발달로 오히려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켜 진정한 노동의 평등이 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인간의 전문 영역이라 여겼던 전문직도 로봇에 대체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문전일 원장은 로봇이 오히려 인간으로부터 각광받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기피하거나 하기 어려운 일자리는 로봇이 대체하게 될 것이다. 로봇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로봇 대체에 따른 새로운 인간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진오 광운대 교수도 로봇의 활용으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로봇을 활용하는 일자리는 늘 것이다. 앞으로는 자녀들에게 로봇을 활용하거나 개발생산하는 일자리를 구하라고 말해야 할 것"이

라고 주장했다. 

 

▲ 28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로봇시대 우리의 일자리는'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이명근 기자/qwe123@

 

반면 로봇 기술의 발달로 기존 일자리 상당수가 대체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자리별 대체위험율을 산출한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평생교육을 통해 로봇시대의 일자리 위험을 대응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대중적인 일자리일수록 로봇대체에 크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이나 소득과 관계 없이 그렇다"며 "과거에는 학위라는 정보를 통해 직업능력을 인정해서 채용하는 일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학위를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이 생길 것이다. 앞으로는 계속해서 배울 수 있는 능력, 새로운 변화에 대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정보통신 분야의 핫이슈로 떠오른 로봇세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은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를 보면 로봇을 이용해 영생을 얻은 사람들이 심심해서 진짜 인간을 사냥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로봇세를 말하는 빌 게이츠와 같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려하는 미래는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 또는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부는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부를 어떻게 나누고 그것에서 소외된 사람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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