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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국쇼크]②형제브랜드 오포·비보의 반란

  • 2018.09.10(월) 17:39

트렌드 겨냥한 제품 집중…오프라인 매장 강화

▲ [사진=오포]

 

지난 2분기 중국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2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떠올랐다.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제조사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구사해왔으나, 최근에는 기술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리며 삼성전자까지 위협하고 있다. 내년 본격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5세대(G) 이동통신,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신기술 경쟁에서도 전면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만드는 시장 충격을 진단하고 향후 구도를 전망해봤다. [편집자]

6020만대. 중국 '오포'(Oppo)와 '비보'(Vivo)의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선적량(시장조사업체 IHS 기준)이다.

세계 1위 삼성전자의 선적량이 7080만대였으니 오포와 비보의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이처럼 오포(3190만대)와 비보(2830만대)는 개별 브랜드로는 화웨이(5420만대), 애플(4130만대)의 뒤를 잇고 샤오미(2320만대)를 앞서는 글로벌 5위권 정도의 스마트폰 제조사지만, 둘을 합하면 2위 브랜드로 우뚝 서는 곳이다.
 
더 무서운 건 성장성이다.

 

오포의 선적량은 전년보다 9.3% 증가했고, 비보는 8.3% 늘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선적량은 0.7% 증가하는데 그치고, 삼성전자의 경우 800만대가량 뒷걸음친 것과 비교된다.

국내 시장에선 듣지도 보지도 못했을 오포와 비보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성장한 것일까.

 

오포와 비보는 화웨이·샤오미로 유명한 중국에서도 그리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었다. 수년 전만 해도 수십개에 달하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가운데 화웨이와 ZTE, 쿨패드, 레노보, 샤오미 등이 시장을 주름잡았기 때문이다.

 


◇ 마케팅으로 저변 확대·트렌드 집중한 제품 '눈길'

오포와 비보가 급성장한 배경은 자국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대거 확보와 스마트폰으로 '셀카'(셀프 카메라)를 즐기는 문화 등 트렌드에 집중한 제품 출시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꽉 잡은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 1·2선 대도시를 피해 3·4·5선 중소 도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대대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같은 영업망은 오포와 비보의 모회사인 BBK그룹이 1995년 BBK전자 설립 이후 중국 전역의 중소도시 중심으로 판매점을 확보한 것이 뒷받침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2016년 말 오포와 비보의 오프라인 매장 수는 각각 4400개, 1360개로 알려졌다.

 

이런 전략은 '대륙의 실수'로 불리던 샤오미가 온라인 매장을 공략한 것과 차별화한 포인트다. 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를 대거 끌어모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 상하이에선 오포와 비보 매장을 찾기 어렵지만 작은 도시로 나가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카메라 기능을 강조하는 비보 스마트폰 [사진=비보]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하는 오프라인 매장 전략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단순하지만 강력한 광고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

 

오포와 비보는 슈퍼주니어, 송중기, 전지현 등 한류 스타 외에도 유명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광고 모델로 쓰는가 하면 버스 정류장 광고판, 영화·드라마 간접광고(PPL)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갖춰나갔다.

제품의 경우 '셀카'와 디자인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오포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지난 10년간 카메라폰 제조에 집중해왔다며 브랜드를 포지셔닝하고 있고, 사명(mission)도 '우리의 특별한 사용자에게 기술의 아름다움을 즐기게 하자'(To let our extraordinary users enjoy the beauty of technology)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회사는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재빨리 출시하고 50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폰을 내놓았으며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포의 얇은 스마트폰은 배터리 용량 부족으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트렌드를 앞서나간다는 이미지를 현지에서 남겼다.

 

▲ 오포가 한류스타 전지현 씨를 모델로 기용한 모습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 신흥시장도 공략

오포와 비보는 대주주인 중국 BBK전자에서 분사한 형제 회사다.

 

가전과 CD·MP3플레이어 등을 만들던 BBK전자는 1995년 돤융핑 회장이 설립한 회사인데, 점점 커진다는 뜻의 '부부가오'(步步高)라는 중국어 회사명과 달리 스마트폰 시장 성장과 함께 폭풍 성장을 맞았다.

 

일반 휴대전화 사업에선 시장 성숙과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2007년 아이폰 출시 직후 대응을 준비했다. 저가형에 집중하는 오포와 중·고가 시장을 겨냥한 비보를 잇따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그룹의 사업부에 불과했던 오포는 2004년 BBK에서 분리됐고, 비보는 2009년 설립됐다. 원플러스라는 다른 브랜드도 있다. 오포의 경우 스마트폰을 2011년 출시했다.

이들 회사는 이제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을 노리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을 중소 도시부터 서서히 접수한 양사는 외국 시장에서도 북미와 유럽을 피해 인도, 동남아시아 등 또다른 신흥 시장으로 진출해 성장을 거듭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오포는 작년 인도 뉴델리 인근에 2200만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립했으며, 비보의 경우 1900만 달러를 투자해 월 10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상황이다. 업계에선 작년 기준 오포, 비보의 해외 매출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결국 오포와 비보의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서 가능성도 중국 외 시장의 성과에서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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