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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G 세계최초 상용화…'신세계 향한 첫걸음'

  • 2018.11.29(목) 15:50

수도권·대도시 중심으로 커버리지 점차 확대
초기 B2B 서비스 집중…안정성 강화 한목소리

 

한국이 내달 1일 자정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전파를 쏘아 올린다.

 

2011년 등장한 4G LTE 이후 7년여 만의 초대형 변화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5G는 단순히 '넥스트 4G'가 아니기 때문이다.

 

KT가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5G가 바꿀 미래 모습을 미리 엿보게 한 바 있다. 동시에 날아오른 1218대의 드론이 수놓은 오륜기, 시속 140km에 달하는 봅슬레이 선수 시선에서 보는 영상은 전세계 올림픽 팬들의 탄성을 얻었으나, 그것이 변화의 전부는 아니다.

 

5G는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이란 특징에 따라 무수히 많은 사물과 사물을 끊김 없이 연결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차원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서비스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세계 최초 상용화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초기에 기업 고객 대상의 서비스에 집중하고 내년 3월 5G 스마트폰 등이 등장하는 시점에 맞춰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에 따른 통신 두절 사태를 반영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우여곡절 끝에 거대한 변화를 알리는 문을 이제 막 열게 됐다.

 

◇ 1일 5G 첫 전파…"LTE보다 20배 빨라"

 

통신3사는 내달 1일 자정부터 4G 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속도의 5G 전파를 첫 송출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5G 전파를 발사,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를 활용한 서비스를 우선 선보인다. 5G 제공 지역은 순차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5G는 최대 전송 속도가 20기가비피에스(Gbps)로 4G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고, 지연 속도는 1ms(0.001초)로 LTE 대비 100분의 1로 줄어든다. 이 같은 특성으로 5G 시대에는 UHD 초고화질 영상,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실감형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내년 3월부터는 스마트폰을 통한 5G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쓰는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는 내년부터 제공되는 셈이다.

 

▲ [사진=SK텔레콤]

 

◇ SK텔레콤, 똑똑한 AI 융합 서비스…"찰나의 흔들림도 용납 안해"

 

SK텔레콤은 단순한 5G 통신망 구축을 넘어 인공지능(AI)과의 융합을 통해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5G 시대를 열어가는 회사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5G와 AI 융합 기반의 대한민국 뉴(new) ICT 혁신을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의 5G는 ▲AI 네트워크 ▲높은 보안성 ▲빠른 체감 속도를 내세우고 있다.

AI 네트워크는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예측해 최고의 통신 품질을 유지하는 똑똑한 네트워크다. 트래픽 변동을 예상해 미리 용량을 할당하거나 기지국 안테나 방향과 전파 송출 구역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SK텔레콤은 철저한 5G 보안을 위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다음달 1일부터 5G 망 서울-안산 구간에 우선 적용한다. 내년 1분기 고객 인증 서버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IDQ를 인수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SK텔레콤의 5G 상용 서비스는 제조업 분야의 기업 고객에게 먼저 제공된다. 내달 1일 탄생할 SK텔레콤 5G·AI 융합 서비스 국내 1호 고객도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명화공업이다. 명화공업은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으로, 올해 예상 매출은 약 6100억원이다.

이같은 산업용 5G 서비스는 모바일 라우터와 통신, 솔루션이 패키지로 제공된다. 이용료는 맞춤형 서비스 특성상 기업마다 다르다. SK텔레콤은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5G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 [사진=SK텔레콤]

 

일반 사용자 대상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요 제조사들은 5G 스마트폰를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가장 먼저 나올 서비스는 VR·AR과 같은 가상현실, 모바일 고해상도 미디어인데, 이를 통해 집에서도 스포츠, 공연 중계 등을 가상현실로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LTE와 5G를 묶어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듀얼 커넥티비티'(Dual Connectivity) 기술이 상용화되면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와 관련 5G 시대에선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상황은 우리에게 초연결 사회의 밝은 미래 이면에 있는 위험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며 "완벽한 5G 구축에 만전을 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찰나의 흔들림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박 사장은 "양자암호통신, AI 네트워크 등 인프라의 보안과 안정성을 지킬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개발해 5G 상용화와 동시에 적용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항상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보안 체계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투자와 관련 글로벌 톱 플레이어는 물론 중소·스타트업과도 장벽 없는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 [사진=LG유플러스]


◇ LG유플러스 "5G로 판 바꾼다…'품질 안전관리위' 신설"

LG유플러스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를 구축,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 조기 구축을 위해 하루 평균 400여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현장에 투입, 현재 서울과 인천, 대전을 비롯해 부천, 고양, 광명, 하남 등 경기지역 11개 도시에 4100개의 5G 기지국 구축을 완료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오는 12월말까지 5G 기지국 7000개 이상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5G 스마트폰 출시가 예상되는 내년 3월까지는 전국 광역시 주요지역에도 5G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지하철과 건물 내에도 서비스가 제공이 가능하도록 커버리지를 보강함과 동시에 전국 85개 주요 도시까지 5G 네트워크를 확장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내달 1일 5G 상용화와 동시에 데이터 전용 라우터(삼성 5G 모바일 핫스팟)와 '5G 휴대용 와이파이' 요금제도 출시한다. 와이파이 요금제는 월정액 5만원(부가세 포함)에 1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기본 제공한다.

 

5G 라우터와 요금제는 5G 전파 송출 및 각종 서비스의 테스트를 위해 출시한 상품으로, 기업고객에 B2B 용도로 판매할 예정이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는 내년 3월 5G 스마트폰과 관련 요금제를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인프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발굴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기업 고객 대상의 B2B 분야는 중장비 및 농기계 원격제어, 클라우드 VR, 스마트 드론, 지능형 CCTV, 자율주행 지도,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에서 5G 서비스를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 B2C 분야에서도 'U+프로야구', 'U+골프', 'U+아이돌Live'와 같은 서비스의 기능을 5G에서 한 단계 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5G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우선 내년 상반기 마곡 사옥에 중기·스타트업 대상의 5G 오픈랩을 구축,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사업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5G 통신장비 분야에서도 국산 제조업체들과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28일 조직개편을 단행한 후 즉시 경영회의를 소집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는 우리 회사의 10년 성장 동력"이라며 4G LTE에 이어 LG유플러스가 5G에서 다시 한번 통신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도록 전사 역량을 결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5G 시대 주역이 되기 위해 상품 및 서비스들에 담아야 할 핵심 가치로 '안전하고, 편리하고, 도움되고, 쉽고, 기대 이상' 등 5가지 항목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KT 사례와 같은 안전과 관련해서는 CEO가 직접 주관하는 '품질 안전관리 위원회'를 신설해 전국 네트워크 품질, 안전, 보안 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이슈 사안에 즉각 대응키로 했다.

 


◇ KT "위기를 기회로"

 

통신 두절 사태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KT 역시 내달 1일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송출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세계최초로 선보인 통신사다.

 

KT 관계자는 "KT만의 차별화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의 5G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이날 사내 방송을 통해 화재사고 복구 상황을 설명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결집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임직원의 노력으로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이뤄가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통해 KT가 하는 일이 국가적으로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겪은 교훈을 잊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한 전사적 점검을 철저히 해 또 다른 리스크가 없도록 해야 하며, 사고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철저히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5G 상용화에 대해서는 "5G 시대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이 연결되면서 KT그룹의 역할이 더 커지고 중요해지기에 이번 재난 극복 경험을 발판으로 KT그룹의 위기대응 능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회장인 제가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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