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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AI]컴퓨터 안에서 영생한다

  • 2018.11.30(금) 14:00

인간 영혼 저장해 불멸 얻어
뇌-AI 연구 이어지며 기대감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자본시장·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고 들었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던 AI가 현실화 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이보그, 로봇전사까지는 아직 먼 얘기 같지만 지금의 변화속도라면 머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속 AI와 현실에서 구현된 AI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모습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사람이라면 언젠가 맞이하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신의 육신이 사라지는 것 자체도 무섭고 못 다 이룬 꿈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 또한 씁쓸하기만 한데요. 이 같은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누군가는 종교를 갖고 또 다른 생이 이어질 것이라고 믿기도 합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제로 영생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AI가 인간의 기억과 감정 등 머릿속 정보를 학습, 영혼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겁니다. 몸이 사라지더라도 영혼만큼은 컴퓨터 안에 영원히 살아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영국 공상과학 드라마 블랙미러의 '샌 주니페로' 에피소드를 보면 이 같이 인간의 영혼을 컴퓨터에 업로드하는 시스템이 나오는데요. AI를 통해 얻은 영생은 어떤 모습일지 살펴봤습니다.

 

 

◇ 이번 생 못 다 이룬 꿈 실현

 

드라마는 컴퓨터 속 가상세계 샌 주니페로를 배경으로 합니다. 샌 주니페로는 AI로 컴퓨터에 저장한 인간의 영혼을 업로드해 영원한 삶을 살아가도록 한 가상세계입니다.

 

드라마 속 AI 회사 터커는 샌 주니페로를 개발하고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시범 서비스합니다. 질병, 사고 등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 이들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 AI로 머릿속 기억과 감정을 학습하는 작업을 하는 건데요.

 

그렇게 대형 컴퓨터 서버에 저장된 영혼은 샌 주니페로에 업로드 됩니다. 주인공 캘리와 요키는 이 같은 방식으로 샌 주니페로에서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동성애자인 이들은 현실에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꿈꾸던 사랑을 이루지 못했는데 가상세계에서 서로를 만난 것입니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요키는 가족에게 동성애자임을 밝힌 후 크게 다투게 되는데요. 집을 나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됩니다. 그러던 중 샌 주니페로에 참여할지, 그대로 죽음을 맞이할지 제안을 받습니다.

 

요키는 1주일에 5시간씩 임시로 샌 주니페로에 참여해보기로 하는데요. 이곳 클럽에서 소심한 자신과 달리 자신감 넘치는 캘리를 만나고 상반된 매력에 끌리게 됩니다. 캘리와 관계를 이어가면서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남성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지요.

 

캘리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비롯한 현실의 삶 또한 가치 있었다고 생각해 샌 주니페로에 영원히 남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데요. 하지만 고민 끝에 요키와 캘리는 샌 주니페로 주민이 되기로 결정, 이곳에서 결혼하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 캘리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AI로 머릿속 정보를 학습,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캡쳐]

 

◇ 인간 뇌 영구 보존한다면

 

드라마는 AI를 적용해 인간의 뇌 안에 있는 정보를 학습, 신체 밖 컴퓨터 서버에 그대로 옮겨 저장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끕니다. 광범위한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영구 보존해 몸이 사라지더라도 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AI로 뇌의 원리를 밝히는 작업은 현실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터넷기업 구글은 2014년부터 뇌 작동구조를 나타낸 뇌 지도인 커넥톰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커넥톰은 AI로 뇌 신경망의 3D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뉴런간 연결구조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커넥톰을 만들면서 알츠하이머, 조현병 등 뇌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최종적으론 사람의 뇌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AI를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같이 AI로 뇌의 원리를 밝히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먼 미래에 뇌에 저장된 정보 또한 파악, 보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직 먼 이야기지만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구글의 AI 담당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30년엔 뇌를 디지털화해 서버에 올려놓고 가상세계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샌 주니페로와 같은 가상세계에서 영원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 현실에서도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길어야 100년 남짓한 인생에서 못 다 이룬 꿈을 충분히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만 드라마 속 캘리는 동성애자로서 현실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을지언정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삶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영생을 택하길 꺼림칙해 했습니다. 달콤하기만 한 가상세계에서 영생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삶의 의미를 부정 당하는 것 아니냐는 항변입니다.

 

유한하지만 그만큼 열정적인 삶, 영생하면서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삶 중 어느 쪽이 더 의미 있을까요? AI 발전으로 영생하게 되더라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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