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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發 '유료방송 새판짜기' 2탄

  • 2020.03.31(화) 16:39

알짜 캐시카우 매물로…업계 눈독

지난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티브로드와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하면서 1차 재편을 마친 유료방송시장에 또 다시 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현대HCN이 본격 매물로 나오면서다. 업계에서는 알짜 매물로 꼽히는 현대HCN의 새 주인이 누가될 것인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시장 흐름 따른다…케이블TV 분할 후 매각

지난 30일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매각 추진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케이블TV(SO)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인수합병해 현대HCN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 부문을 '현대퓨처넷'과 '현대에이치씨엔'으로 분할한다. 현대퓨처넷이 존속법인으로 남고 현대에이치씨엔이 신설법인으로 비상장법인이 된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 100%를 보유한다.

물적분할과 동시에 현대퓨처넷의 100% 자회사인 현대미디어와 신설 자회사인 현대에이치씨엔의 지분 매각 등 여러 가지 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경우 4월 중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HCN의 매각 추진은 국내 유료방송시장 재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케이블업계 1위인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 품에 안겼고, 2위인 티브로드 역시 SK텔레콤과의 합병법인을 내달 출범할 예정이다. KT는 3위인 딜라이브 인수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유료방송시장이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현대HCN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셈이다.

'알짜 매물' 새주인 누가 될까

유료방송시장의 통신사 3강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업계에서는 통신사의 추가 케이블TV 인수합병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중 현대HCN은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다.

특히 현대HCN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4.07%, 업계 5위로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알짜매물'로 꼽힌다. 서울 지역 중에서도 알짜 권역으로 꼽히는 서초·관악·동작 지역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매년 4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며 현대백화점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HCN의 연간 영업이익은 408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약 700억원이었다. 이는 케이블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현금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수 후보로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이 거론된다. 최근 재편에 따라 LG헬로비전을 품은 LG유플러스는 점유율 24.72%로 SK브로드밴드를 밀어내고 2위 자리를 수성했다. 그간 시장 2위를 유지하던 SK브로드밴드는 약 0.7%p 격차로 그 뒤를 바짝 쫓는 모양새가 됐다. SK브로드밴드는 본래 자리를 되찾으려는 의지가 강할테고,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쉽사리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각각 현대HCN을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각각 28.1%, 28.79%로 올라가 유료방송시장 1위인 KT를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을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을 비상장법인화시키면서 비상장사인 SK브로드밴드가 현대HCN을 인수하기 유리해졌다는 해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HCN은 물적분할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존속법인에 귀속시켜 매각 대상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었고 신설법인은 비상장법인화했다"며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티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 합병법인과 HCN을 합병시키는 형태로 HCN를 매각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다만 SK텔레콤 측은 "아직 티브로드와의 합병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합병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도 아직은 조심스럽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난해 전자결제(PG)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투자를 위한 재원은 확보한 상황이다.

한편 현대HCN이 유료방송시장 매물로 나오면서 CMB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각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CMB측은 "확실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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