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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지겹다고요? 이건 어때요"

  • 2020.04.02(목) 16:27

집콕족을 위한 '방구석 유튜브 클래스룸' 인기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무기한 '집콕'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집에서의 시간을 보다 유익하고 다채롭게 보내기 위한 노력도 늘고 있다. 그간 일상에 치여 미뤄뒀던 운동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취미를 찾는 식이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취미 활동을 시작하고 싶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강의가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한 '방구석 클래스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 24일 새롭게 개설된 유튜브 한국 채널을 통해 '#집에서 함께해요'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집안에서 즐겁고 다채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소개한다. 이중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쏘잉티비(Sewing TV)', '요가소년', '이연LEEYEON' 채널 운영자들을 '구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를 통해 만나봤다.

#코로나19 최대 수혜 '쏘잉티비'

쏘잉티비는 집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수선, 리폼, 옷 만들기 콘텐츠를 제작하는 채널이다. 공방을 운영하며 믹싱을 가르치던 윤정린 씨는 직장, 육아 때문에 오프라인 교육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채널이지만 최근 필터를 넣을 수 있는 면 마스크와 입체 면 마스크를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윤정린 씨와 함께 채널을 운영 중인 진호영 씨는 "신규 채널이라 그동안 구독자 수가 굉장히 작은 폭으로 증가하고 있었는데, 마스크 만드는 영상이 계기가 돼 최근 구독자수가 초기에 비해 100배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처음 제작한 마스크 제작 영상은 단순한 방한용 제품이었다. 하지만 보건위기 사태가 커지면서 마스크 공급난이 심각해지자 필터 원단을 마스크 안에 넣을 수 있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어 재봉틀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손바느질로 제작하는 마스크도 고안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진호영 씨는 "저희 영상을 본 이용자들은 다양한 국가의 언어로 감사의 댓글을 달거나 개인 SNS에 영상을 공유하기도 한다"며 "미국이나 호주에 살고 있는 교민들까지 큰 도움을 받았다는 댓글을 다는 것을 보고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에 쏘잉티비는 해외 시청자를 고려한 영어, 일본어 등으로 더빙한 영상을 준비 중이다. 현재 구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30~50대 여성들 외에도 젊은 남성층이나 믹싱기를 다뤘던 60~70대 여성들도 소비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도 고안하고 있다.

#국경 없이 함께 해요 '요가소년'

요가소년은 수련자의 몸 상태나 특정 상황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요가 콘텐츠를 제작하는 채널이다. 한국에서 8년 정도 출판 관련 업무를 하던 한지훈 씨는 일을 그만두고 미국 미시건주에 정착했다. 퇴사 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게 되면서 요가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이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나누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운동 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요가원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요가소년 채널을 통해 한지훈 씨와 함께 요가 수련을 하고 있다. 평소 일일 구독자수에 비해 최근 1.5~2배 가량 늘었다.

한지훈 씨는 "최근 댓글을 보면 '요가원이 문을 닫아 찾아오게 됐다', '코로나에 대비해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홈트레이닝이나 요가에 관심있는 이들이 새롭게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업 유튜버로 일하면서 매주 한 개의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구독자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위해 스트리밍 방송도 시작했다. 요가원을 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실시간 방송으로 같이 운동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한지훈 씨는 "한국 시간 기준 평일 오전 6시와 토요일 저녁에 방송을 하고 있다"며 "실시간이라 사소한 방송사고가 있을 때도 있지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구독자들과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고 구독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매달 새로운 테마로 30일 요가 챌린지도 진행한다. 2월과 3월에는 각각 '습관', '시작'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이달에는 코로나19에 지친 이들을 위해 '회복' 테마를 준비했다.

그는 "구독자들의 피드백을 보면서 니즈를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큰 욕심을 갖기보다는 지금 모습을 유지하며 오랜 시간 채널을 유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공자에게 배우는 그림그리기 '이연'

이연수 씨는 드로잉 크리에이터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림 그리기에 입문한 초심자들을 위한 팁부터 수채화, 크로키 등 다양한 재료와 주제로 그림 그리기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미술을 전공하며 얻은 비싼 노하우를 혼자 누리기보다는 남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채널을 오픈했다.

이연수 씨는 "자신이 가진 것을 과감하게 나누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가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도 초심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기술을 쓰면서 '참 쉽죠?'를 외치는 보통 그림 그리기 채널과는 달리 이연수 씨는 가능한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뒀다. 전문가의 시선이 아닌 초심자의 시선에서 세세한 정보까지 꼼꼼히 알려준다.

그는 "유튜브로 그림 그리기를 찾아보는 것 자체가 그림을 취미로 삼고 싶지만 시작하기에는 막막한 경우일 것"이라며 "다그치지 않고 따뜻하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 동안 그림을 취미로 즐기고 싶은 이들이 늘면서 이연 채널 역시 구독자 수가 1.3배 정도 늘었다. 일반적으로 최근 올린 영상의 주목도가 높은 편인데, 취미를 새롭게 만드는 이들 덕분에 예전 영상의 조회수도 늘었다.

이연 채널은 채널명에 '그림'을 연상하는 단어가 없는 것처럼 단순히 그림 그리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연수 씨가 즐겨 읽는 책이나 그림일기를 그리는 등 사소한 습관들까지 엿볼 수 있다. 동영상 소재는 보통 이연수 씨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 비롯된다.

이연수 씨는 "그림이 제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그림뿐 아니라 제가 살면서 느낀 것들을 다양하게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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