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을 강화하고 자체 발행 코인의 유통 채널을 확대해 이용자 접근성 향상 및 메신저 '라인'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몸집 커질 거래소
26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 인수전에 모건스탠리와 도이체방크,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중국의 바이낸스 뿐만 아니라 검색포털 네이버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이들 인수 의향업체들과 달리 자체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인 LVC란 업체가 미국 '비트프론트', 일본 '비트맥스'라는 거래소 두 곳을 운영 중이다. LVC는 네이버의 일본 법인 라인의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계열사다.
비트프론트와 비트맥스는 이날 기준 일평균 거래액이 각각 5029억원, 8441억원이다. 순위로는 세계 89위·67위(전체 310개).
여기에 빗썸(일평균 거래액 2조4257억원, 31위)을 더하면 네이버는 총합 3조7744억원 규모 거래소를 보유하게 된다. 세계 27위 수준이다.
수수료 수익은 덤
세계 수위권 거래소 3곳을 보유하면 적지 않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191억원, 순이익 1275억원이다. 전년보다 매출은 41%, 순이익은 무려 873% 급증한 금액이다.
가상화폐 시장 호황으로 지난해 빗썸의 수수료 수입이 급격히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개당 1500만원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해 7000만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빗썸의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율은 0.25%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거래량이 늘면 그만큼 빗썸의 수수료 수익이 확대된다.
가상화폐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빗썸을 인수하면 적지 않은 거래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3000억~4000억원대를 유지했던 빗썸의 일평균 거래액은 최근 이보다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자금세탁 방지, 신고의무 등 제도권 금융사처럼 의무를 부여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된 것도 네이버가 빗썸 인수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생태계 확장 계기로
네이버가 거래소를 늘리면 라인을 통해 만든 자체 가상화폐 '링크' 이용자 확보에 나설 수 있다. 현재 링크는 자체 거래소 비트프론트, 비트맥스에서만 거래된다. 네이버가 세계 30위권 빗썸을 인수하고 이곳에서 링크를 유통하면 유동성 및 이용자 접근성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링크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네이버가 세계적 거래소 빗썸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건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최근 네이버가 링크를 실물 자산 구매에 쓸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이용자 확보는 생태계 확장에 필수 요소다.
라인 블록체인 계열사 라인테크플러스 이희우 대표는 지난 1월 29일 온라인 세미나에서 "향후 링크 활용 촉진을 위해 라인페이에서 링크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연계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자사 계열사를 비롯해 제휴 업체 제품, 서비스를 링크로 구매할 수 있도록 가상화폐-실물경제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결국 구매 수단인 링크를 이용자들이 얼마나 보유하는 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