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벌어진 모든 일들, 좋지 않은 재무실적을 보고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이 모든 일들에 대한 책임은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대표이사인 제게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전개한 빌드를 올해 롤업하고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서는 타임갭(시간차)이 있을 수밖에 없고, 위메이드는 흔들리지 않고 빌드에 매진해 왔음을 말씀드립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5일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마무리하며 이와 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올해는 위메이드가 몇년간 쌓아올린 사업의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영 키워드로 '롤업(roll-up)'과 불확실성을 견디고 더 나은 결과를 내는 특성인 '안티프래자일', '투명성'을 꼽았다.
또다시 위믹스 생태계 키운다
블록체인업계에서 롤업은 외부에서 트랜잭션(거래)을 처리하고 데이터를 묶어 결과물을 메인넷에 저장하는 개념을 의미한다. 먼저 위메이드는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서 '위믹스 플레이'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위믹스 플레이에는 현재 총 22개의 게임이 온보딩되어 있으며, 80개 이상의 게임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6일 출시되는 '어비스 레전드'를 비롯해 애니팡 블라스트, 애니팡 코인, NHN 빅풋의 승부예측 게임 '바일로 스포츠(BYLO SPORTS)'의 온보딩이 예정되어 있다.
올해 1분기 내 위믹스에 100개의 게임을 온보딩하겠다는 목표는 지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 대표는 "게임 개수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플랫폼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게임 출시에 가속도가 붙고 퀀텀 점프 식으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원화거래소 상장폐지 등 악재를 겪었던 위믹스 생태계 성장에 나선다. 국내 C2C(코인 간 거래) 거래소 지닥에 이어 미국의 비트마트, 브라질의 '메르카도 비트코인'까지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했다. 코인마켓캡과의 유통량 실시간 연동, 쟁글 모니터링 서비스 이용으로 관리 시스템도 강화한다. 위믹스 플랫폼 수익의 25%를 활용해 위믹스 코인을 매입하고 소각한다.
경제공동체인 다오(DAO)와 NFT(대체불가능토큰) 플랫폼 '나일'을 게임, 웹툰, NGO, 기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장 대표는 "위믹스 플랫폼과 나일의 성장은 위믹스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서 '미르' IP 파워 입증할까
'미르의 전설' IP(지식재산권)를 중심으로 게임 콘텐츠 회사로서도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000년대 초반 중국서 인기를 끌었던 미르 IP를 활용해 '미르의 전설4'와 '미르M'의 중국 진출에 나선다. 또한 지난해 '지스타'에서 공개했던 신작 MMORPG '나이트크로우'의 출시도 예정되어 있다.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외자 판호 발급을 재개하면서, 중국 게임 시장의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또한 위메이드는 중국 내 '미르의 전설2' IP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며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앞서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중국 셩취게임즈의 자회사 액토즈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미르의 전설2' IP 사업에 대한 권리를 확인받았다.
위메이드는 퍼블리싱 계약 발표, 중국 정부의 외자 판호 발급, 서비스 일정으로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의 역사가 5년이라면 위메이드 중국 사업의 역사는 22년"이라면서 "중국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확고한 미르 IP 기반 게임은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글로벌 출시한 미르M의 초기 성적에도 주목했다. '미르4 글로벌'과의 인터게임 이코노미(게임 재화를 여러 게임에서 사용하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고도화된 토크노믹스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2월이 아직 끝나지 않아 불확실성은 있지만 지난 2021년 8월 출시한 '미르4'의 9월 글로벌 매출보다, '미르M'의 2월 매출이 더 좋다"면서." 동시 접속자 대비 매출 비중이 10배에 가까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적자 냈지만…"1분기 내 흑자 기대"
위메이드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45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806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기존 사업은 충분히 효율화해 운영 중이며, 적자 원인은 신사업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미르M의 초기 성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내로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비롯한 신사업 또한 4분기부터 회복하고 있으며, 대외적 상황 등으로 미루어 보아 지속적으로는 투자보다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된 수익이 매출로 잡히지 않는 데 대해서는 "회계는 가장 보수적으로 처리해야 하고 혁신이라는 건 새로운 걸 하기 때문에 타임갭은 필연적인 것 같다"면서 "정부가 회계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2022년은 너무 힘든 한 해였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지난 몇 년간 빌드한 많은 것들을 올해 롤업할 것"이라면서 "투명한 플랫폼을 활용해서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