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이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중 유일하게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를 재상장했다. 지난해 12월 닥사 결정으로 위믹스 거래지원을 종료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위믹스, 상장폐지 2달만에 코인원서 부활
코인원은 16일 공지를 통해 위믹스(WEMIX) 종목을 원화마켓에 거래지원한다고 밝혔다. 코인원을 통한 위믹스 입금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며 매도와 출금은 오후 6시부터, 매수는 오후 6시 5분부터 가능하다.
코인원은 거래지원 공지와 함께 심사 검토 결과 기존에 발생했던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되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원화마켓 거래소가 모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닥사)는 지난해 12월 8일 위믹스의 원화 거래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상장폐지 원인은 닥사 회원사에 제출된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이 크게 차이난다는 이유였다. 위메이드는 당시 닥사의 결정이 자의적이고 부당하다며 상장폐지 결정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당했다. 위메이드는 코인원의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었으나, 법률대리인과의 합의를 통해 취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인원에 상장된 위믹스는 자체 메인넷을 기반으로 한 '위믹스 3.0'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폐지된 클레이튼 계열 위믹스 클래식과는 메인넷이 다르지만 사실상 재상장이나 다름없다. 코인원 고객이 보유한 위믹스 클래식은 위믹스 3.0으로 자동 스왑(교환)될 예정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누구나 거래소 내부 규정에 따라 상장신청을 할 수 있으며, 상장폐지가 된 프로젝트라도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재상장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믹스 재상장 코인원의 '한 수'일까
국내 원화거래소에서 유통량을 이슈로 상장폐지(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받은 가상자산이 재상장된 사례는 위믹스가 최초다. 상장폐지된 코인이 재상장되는 경우 자체가 워낙 드문 데다, 코인원이 2개월만에 기존 닥사의 결정을 뒤집는 결정을 내리면서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정책상 코인의 상장 계획이나 진행 여부를 공개하지 않아, 닥사나 다른 회원사도 코인원의 위믹스 재상장과 관련된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닥사 측은 코인원의 위믹스 재상장 결정이 닥사의 뜻에 반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닥사 관계자는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공동 대응을 하고 있지만, 거래지원 결정은 개별 거래소의 재량"이라고 말했다.
위믹스 상장을 두고 코인원이 업계 판도를 뒤집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협업해 신규회원 수를 늘리고, 원화거래소 중 유일하게 대표 김치코인(K-코인)으로 꼽히는 위믹스를 재상장시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코인원이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재개하면서 다른 닥사 회원사에서도 위믹스를 상장할지도 주목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국내외 거래소 상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업비트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빗썸, 코인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는 코인원 재상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오후 3시 8분 기준으로 전날 대비 53.6% 증가한 2513원에 거래 중이다. 앞서 위믹스는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 후 2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국내 C2C(코인마켓) 거래소에 상장하며 점차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지난달 말 글로벌 출시한 '미르M'의 초기 흥행에 힘입어 1800원대까지 상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