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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틱톡 등 외국 플랫폼, 아프리카TV '영정' 도피처?

  • 2023.07.19(수) 15:51

"플랫폼 옮기며 자극적 방송 버젓이"
"법적 조치 앞서 자율규제 마련 필요"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유튜브 갈무리

#1.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며 술을 마시고 수위 높은 욕설과 혐오표현을 일삼은 A씨는 '아프리카TV'로부터 여러 차례 경고를 받은 끝에 영구정지까지 당했다. 하지만 A씨는 미국 '유튜브'로 옮겨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2. 지나가는 시민에게 욕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등 자극적 방송을 진행한 B씨도 아프리카TV에서 제재를 받은 뒤 중국 '틱톡'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TV 막히면 유튜브, 유튜브 막히면 틱톡

국내 대표적 동영상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유해 콘텐츠 제재를 강화하면서 인터넷 방송인들이 외국 플랫폼을 '도피처'로 활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TV와 같은 국내 기업이 정부 규제를 지켜도, 외국 플랫폼이 느슨한 규제를 유지하면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은 플랫폼을 옮겨 다니며 방송을 이어갈 수 있기에 유해 콘텐츠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플랫폼은 부적절한 콘텐츠에 사후 규제 정도만 진행하는 등 제재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정부 규제에 따라 실시간 필터링, 모니터링 등을 통해 유해 콘텐츠를 줄이려는 국내 사업자의 노력이 헛되이 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프리카TV가 마련한 각종 대책들을 보면, BJ가 라이브 스트리밍(생방송)을 진행하기 전 단계부터 유익한 정보와 유의사항에 대한 교육, 웹툰을 통해 주의할 점을 알리고 있으며, '클린 콘텐츠' 조성을 위한 캠페인 진행 등 사전 대응 시스템도 구축해뒀다.

아울러 모니터링팀을 상시 운영하는 한편, 음란물을 차단하는 '태권S', 욕설 채팅을 차단하는 '태권A' 등 자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서비스 이용자가 유해 영상을 신고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했다. 부적절한 콘텐츠를 진행한 BJ를 상대로 일시·영구 정지 등의 조치뿐 아니라 정기 교육과 미팅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동영상 콘텐츠 자정 시스템 중 일부./자료=아프리카TV 갈무리

"업계 자율규제라도 마련해야"

세계적인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도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해 콘텐츠를 차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콘텐츠 규모 탓에 AI에 의지한 필터링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사전 대응 측면에선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사후 제재 등을 통해 수익을 제한하는 '노란 딱지'를 붙이거나 영상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는 이뤄지는데, 문제는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다. 즉각적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엔 실시간 방송중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에도 방송이 즉각 종료되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시청자들의 신고를 받고는 있으나, 악의적 신고를 확인하지 못해 정상 콘텐츠가 삭제되는 한계도 노출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방송하는 사람들은 여러 계정을 운용하며 한 채널이 막히면 다른 채널에서 방송을 버젓이 진행하는 등 느슨한 규제는 이미 널리 알려졌다.

틱톡이나 트위치 등 다른 플랫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틱톡은 스트리밍 중 음주를 하면 경고, 문제가 누적이 되면 후원 중단까지 다양한 규제를 두고 있지만, 방송 진행자들은 새로운 계정을 계속 만드는 수법으로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아프리카TV는 자사 BJ로 활동하던 진행자들이 외국 플랫폼으로 이동해 물의를 일으킨 사안에 대해서도 '아프리카TV BJ'였다는 이유만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외국 플랫폼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관련 법안이 단기간에 마련되긴 어려워 자율 규제라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플랫폼만 엄격한 규제 재도를 운영하는 것으로는 유해 콘텐츠를 근절하기 어렵다"며 "해외 플랫폼들도 실시간 콘텐츠 모니터링에 더해 즉각적으로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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