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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부재' 게임업계, 2분기 실적도 먹구름

  • 2023.08.02(수) 09:51

기존 작품 뒷걸음질 더해져 '수익급감' 전망
넷마블 분기 적자 예상…넥슨만 독주할 듯
하반기 아레스·신의탑…"믿을 건 오직 신작"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렇다 할 신작이 부재했던 데다 기존 작품들의 매출은 감소한 탓이다. 

이번에는 특히 '3N'(넥슨·엔씨·넷마블)으로 불리는 국내 대표 게임사 중에서도 넥슨을 제외한 2곳은 실적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다만 이들 게임사는 신작을 내놓기 시작한 하반기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 '적자' 예상…엔씨·카겜도 부진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이날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발표에 돌입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은 2711억원, 영업이익은 265억원이다. 이는 직전분기대비 각각 8.8%, 133.4% 늘어난 규모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각각 20%, 67.3% 감소한 수치다. 주요 작품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업데이트 일정이 지연돼 매출에 영향을 준 가운데 신작 '아키에이지 워'가 오딘의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국내 주요 게임사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성적도 좋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분기 매출 4540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각각 27.8%, 70.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7%가량 쪼그라든 바 있는 엔씨소프트는 이번 분기 실적 감소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신작 출시가 요원했던 상황에서 기존 게임의 매출이 축소된 점이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11월 '리니지W'를 출시한 이후 이렇다 할 신작이 없다.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리니지W 매출은 직전분기보다도 13.1% 감소한 1065억원, 리니지2M은 16.6% 축소된 61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개발에만 10년 이상을 쓴 기대작 'TL'(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이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하반기로 밀렸다.

그나마 엔씨소프트는 적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황이 나은 편이다. 또 다른 '3N'인 넷마블은 이번 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돼, 지난해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6134억원, 영업적자 259억원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소셜카지노 게임사인 '스핀엑스 게임즈' 인수에 따른 여진은 현재진행형이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1실장은 "스핀엑스 이후 차입금 확대와 금리 상승 여파로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됐다"며 "해당 인수 자금의 20%가 2025년까지 추가 지급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재무안정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넷마블은 올해 3분기 '신의탑: 새로운 세계'를 비롯해 신작 3종을 출시해 실적 반등을 꾀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이익 개선시기는 올해 4분기가 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4112억원, 영업이익은 17.6% 줄어든 13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배틀그라운드'가 안정적으로 인기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이 회사 역시 상반기 대형 신작 출시가 없었다. 지난 5월 인도에서 서비스를 재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경우 매출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컴투스는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8.51% 증가한 1934억원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94.7% 쪼그라든 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9주년 프로모션과 지난 6월 말 대규모 업데이트로 매출이 증가했을 것이란 평가다. 

다만 미디어부문의 부진으로 적자를 예상하는 의견이 없지 않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는 콘텐츠 제작 편수가 늘며 매출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제작비와 인건비 등 비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넥슨 분기 매출 9000억 찍나…업계 "신작에 기대"

게임업계의 이같은 '실적 가뭄' 속에서도 넥슨만은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상장법인인 넥슨은 올해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2분기 매출 8932억원, 영업이익 2651억원을 전망치로 내세운 바 있다. 각각 전년동기보다 15%, 26.4% 증가한 규모다.

올해로 출시 5주년을 맞은 '피파 온라인 4'는 지난달 8일 기준 PC방 점유율이 32%를 넘어서 PC방 게임순위 1위에 올랐다. '피파 모바일'은 작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이용자 수가 2배 이상 불어나는 성과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신작을 앞세워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미 각 사가 공들여 만든 신작들이 대거 출시 중이다. 

지난달 25일 신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출시한 카카오게임즈는 출시 직전 사전예약자만 200만명 이상을 모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출시 닷새 만인 지난달 29일에는 구글 플레이 매출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같은 달 31일에는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열흘 전 선보인 신작 '이터널 리턴' 또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26일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인 '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 데 이어 SLG(스토리형전략게임)인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방치형 RPG인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신작을 연달아 낸다. 이 중에서도 '신의 탑'은 네이버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이목을 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샵타이탄', '신석기시대',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일곱 개의 대죄', 'A3: 스틸얼라이브' 등은 중국 시장에서의 기대감을 높인다. 

크래프톤은 하반기 대형 신작을 출시할 계획은 없지만, 배틀그라운드 등 기존 작품의 업데이트로 경쟁력을 높이다는 방침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슈퍼카 콜라보(PC 버전), 드래곤볼 슈퍼 콜라보(모바일 버전) 등의 주요 업데이트를 3분기 중 진행한다. 여기에 오는 3일에는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개발한 '디펜스 더비'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홍콩 등 6개국에서 우선 출시한다. 

컴투스는 하반기 'MLB 나인이닝스 라이벌', '낚시의 신: 크루', '워킹데드' 등 신작을 다수 출시해 게임부문에서 무난하게 흑자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미디어부문은 계속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실적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개발 단계부터 PC와 콘솔 플랫폼을 염두에 둔 대형 신작 'TL'이 오는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출시를 목표로 해서다. 특히 출시 직후 막대한 마케팅비로 실적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부재로 인해 TL 흥행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지만, 하반기 TL 이외 신작은 매출 기여도가 미비하거나 내년으로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 부진과 신작 우려란 이중고인 상황"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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