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냈다. 올해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사업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기존 사업의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고,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도 거센 만큼 새로운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통신3사, 연간 영업익 4조4010억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4조4010억원으로 전년대비 0.4%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연결 매출액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8%, 8.8% 증가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대비 2% 가량 늘어난 17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2조5892억원, 영업이익 1조455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까지 확보한 5G 가입자는 전년보다 14.5% 늘어난 1567만명이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매출은 4조2791억원으로 전년대비 3.0% 늘었고, 영업이익은 3092억원으로 1.1%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는 시장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시기에 IPO(기업공개) 추진 여부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2.9% 증가한 26조387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에 반영된 일회성 이익의 역기저 효과로 인해 2.4% 감소한 1조6498억원으로 집계됐다. 별도 기준 매출은 18조3714억원으로 전년대비 0.4% 증가했고, 별도 영업이익은 경영 인프라 고도화와 사업수행 체계 개선 등 수익성 제고 노력에 힘입어 1.5% 증가한 1조1854억원으로 나타났다.
KT의 5G 가입자는 전체의 73%인 983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무선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유선 사업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순증이 이어지며 1.0% 성장했다. 미디어 사업도 전년대비 2.3% 늘었다. 기업서비스 사업에서는 디지털 전환(DX) 수요 증가와 더불어 AICC(인공지능컨택센터), IoT(사물인터넷),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 공간, 에너지 사업 등 5대 성장 사업의 성과가 돋보였다.
LG유플러스는 연간 매출이 14조3726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5G 가입 회선이 704만개를 돌파하고, 1% 초반 해지율 등 MNO(무선) 사업의 질적 성과와 MVNO(알뜰폰) 양적 확대에 힘입었다. 이와 함께 IDC(인터넷데이터센터), AICC 등 B2B(기업간거래) 신사업이 포함된 기업인프라 부문의 매출 증대가 주효했다.
영업이익은 7.7% 감소한 998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력료 인상과 함께 사이버 보안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영향이다. 실제로 연간 CAPEX(설비투자)는 통신 품질 향상을 위한 기지국 구축과 사이버 보안 투자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3.9% 늘어난 2조5140억원을 집행했다.
AI가 미래다
SK텔레콤은 통신3사 가운데 가장 빼어난 실적을 자랑하면서도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로 전환을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5G와 같은 기존 사업을 통한 성장은 상용화 5년에 달하면서 한계가 보이고,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도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통신업 의존도를 낮추고 빅트렌드인 AI 사업에 박차를 가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지난해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 아래 추진했던 △AI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사업 영역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기술 고도화와 핵심서비스로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것이다.
SK텔레콤은 AI 사업이 그동안 구축한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AI엔터프라이즈, AI반도체는 시장 수요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올해 빠르게 매출을 확대하며 AI 사업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지난해 정식 출시 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AI 개인비서 A.(에이닷)은 올해 킬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통신사 특화 LLM(대규모언어모델) 사업, 엑스칼리버(X Caliber) AI 솔루션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구체적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김양섭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자체적인 AI 역량 강화는 물론 세계 유수 AI 기업들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이미 5G 가입자와 무선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대내외환경도 녹록치 않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AI 컴퍼니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도 AI 관련 사업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KT그룹은 지난달 AI 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에 330억원을 투자했다. KT그룹은 AI 클라우드, AI 반도체, 초거대 AI 등을 보유한 AI 풀스택(Full-Stack) 사업자로 이번 투자를 통해 AI 분야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KT클라우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에 수주한 공공 클라우드 사업과 IDC 사업의 견조한 성장으로 지난해 매출이 6783억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57% 증가한 것이다. 장민 KT CFO는 "올해는 IT 역량 강화와 근본적인 사업혁신을 통해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이뤄내 KT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모두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LG AI 연구원과 협업해 통신, 플랫폼, 금융, 유통,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대형언어모델(LLM) 익시젠(ixi-GEN)을 개발해 AI 사업의 중추로 활용, AICC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통신,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AI 익시젠을 자사 서비스에 탑재하고 챗봇의 진화 형태인 '챗Agent'를 선보인다. 또한 AI가 고객의 말을 실시간으로 이해해 상담원이 즉각적으로 대응 가능하게 도움을 주는 '상담 어드바이저'로 고객서비스(CS)도 진화시킨다. 오프라인 직영점과 네트워크 운영에도 AI를 도입해 품질과 효율 증대에 주력한다.
B2B 사업에서는 구축형 AICC 'U+ AICC 온프레미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구독형 AICC 'U+AICC 클라우드, 소상공인 전용 우리가게 AI 사업 영역에 집중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낸다는 전략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는 "올해는 디지털 혁신(DX) 역량 강화와 플랫폼 사업 확대에 집중해 시장에 LG유플러스의 신성장 동력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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