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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포 소사나무 숲에서

  • 2013.05.21(화) 08:33

대부도 앞 섬, 영흥도 십리포는 해수욕장보다 소사나무 숲이 더 유명합니다. 구불구불한 나무줄기는 온몸으로 비바람을 막아온 소사나무의 내력을 말해줍니다. 150여 년 전 마을 사람들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모래밭에서도 잘 자라는 소사나무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몽돌해수욕장을 반달 모양(길이 740m, 너비 30m)으로 감싸고 있는 보길도 예송리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300여 년 전 태풍을 막기 위한 방풍림으로 조성됐는데 소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울울창창 나무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함양 상림(上林)은 통일신라 때 고을 원님으로 부임한 최치원이 조성한 숲입니다. 함양을 관통하는 위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방죽에 나무를 심은 것이 천년 세월을 지나면서 자연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길이 1.6km, 너비 80~200m2만여 그루의 나무와 120여종의 식물이 자라는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이들 비보림(裨補林 : 도와서 모자라는 곳을 채우는 숲)은 바람을 막고 홍수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조성됐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보는 즐거움까지 주게 된 것이죠. 건축에 빗대면 구조미+기능미에 조형미까지 갖추게 된 셈입니다. 이렇게 되자 비보림은 나서서 도와달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보호해 달라고 조르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고, 알리고, 지키는 일에 나섭니다.

 

기업도 비보림처럼 성장한다면, 기업의 가장 큰 목표인 지속 가능한 발전은 땅 짚고 헤엄치기처럼 쉬울 것입니다. 인재가 몰리고 상품이 잘 팔리면 백년기업은 물론 영속기업도 될 수 있겠죠.

 

문제는 기업이 비보림 같은 백년 숲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업 환경은 항상 비바람에 노출돼 있습니다. 경기와 업황은 주기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정부는 여론을 좇아 규제의 칼을 들이 댑니다. 소비자는 왕이 돼 까다로운 주문을 쏟아냅니다.

 

한탕주의에 물든 속물 자본가들의 행태도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입니다. 이들은 기업의 기초역량을 닦는 대신 M&A로 단물 빨아먹기에만 몰두합니다.

 

기업은 기업가의 피땀을 먹고 자랍니다.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가만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합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기업가들이 창조적 파괴에 나서야 새로운 먹 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경제발전의 이론)

 

자본주의 역사가 짧고 식민지 수탈을 경험한 우리나라는 기업의 역사도 짧습니다. 두산그룹 정도를 제외하면 백년기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그룹도 75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기업가정신으로 똘똘 뭉쳐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는 백년기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십리포 해수욕장에서는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바지락, 굴이 지천이며 운이 좋으면 낙지도 잡을 수 있다. 대부도~선재도~영흥도는 연륙교로 연결돼 있어 서울에서 1시간30분이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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