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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독일, 그후 20년

  • 2013.06.04(화) 11:06

20년. 강산이 두번 변한다는 시간이다. 어린 아이는 청년으로 자라고, 청년은 흰머리가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됐다.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삼성그룹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장소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한번쯤 들어봤을 "아내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라는 신경영 선언이 나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6년. 당시 이건희 회장이 일갈(一喝)한 신경영 선언이후 삼성은 급격하게 변화해 왔다. 삼성에게는 항상 '위기'와 '변화'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TV 등 기존 사업 외에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결과다. 삼성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가치도 높아졌다. 삼성은 지난해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세계 9위를 차지했다. 1위부터 8위까지 독차지한 미국기업을 제외할 경우 유력한 일본이나 중국기업을 모두 추월했다. 어디를 가서도 충분히 자랑할만한 성적표다.

 

하지만 세간에는 삼성이라는 이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이른바 '삼성 권력'이나 '삼성 공화국'과 같은 표현들로 대표되곤 한다. 같은 현상이라도 삼성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더 큰 이슈와 논란거리가 된다. 숫자로 보여지는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한 평가와 정반대 지점에 있는 시각들인 셈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신경영 20년을 맞아 이건희 회장이 새 화두를 제시하지 않을까 하는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상황들이 그만큼 혼란스럽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삼성 역시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과거 높은 벽처럼 느껴지던 일본 소니와 같은 기업들을 추월한 지금, 삼성에게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 그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은 "앞으로 세상에서 디자인이 제일 중요해진다. 생산기술은 다 비슷해진다.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도 단순한 성장을 위한 목표보다 한단계 더 높은 차원의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년의 변화도 적지 않았지만 앞으로 20년간 일어날 변화의 폭은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이 회장이 20년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듯 이같은 변화를 어떻게 예측해 내느냐가 결국 승부처다.

 

여전히 반대편에 서 있는 시각들을 어떻게 보듬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외면해선 안된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을 '거대한 기업'으로 꼽는데는 주저하지 않지만 '위대한 기업'으로까지 평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봐야 한다. 반대편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기울일때 삼성이 '거대한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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