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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 vs 0' 소문 들끓는데 펀더멘털은 침묵

  • 2013.08.01(목) 17:07

셀트리온 투자자 게시판, 하루에만 1900개 글
서 회장 `폭탄선언` 이후 전문가 코멘트 사라져

'셀트리온, 아스트라제네카에 팔린다.' 지난달 31일 오후 16시18분 파이낸셜뉴스가 셀트리온 매각을 단독 보도했다. 대형 ‘물을 먹고’ 착잡한 마음으로 이기형 셀트리온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자 : 아스트라제네카에 팔리는 거 맞나요?
부사장 : JP모건과 매각절차를 진행중인 것은 맞지만, 이 기사는 잘못됐습니다. 이게 공식답변입니다.

기자 : 기사가 어디까지 잘못된 건가요? 100% 오보인가요?
부사장 : 아시겠지만 M&A에 관해서는 어떤 정보도 알려줄 수 없습니다.

기자 : 그럼 추측과 억측성 보도가 이어질 텐데요.
부사장 :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해해주세요.

전화를 끊었다. 어떻게 기사를 쓸까 고민하는 와중에 몇몇 매체는 파이낸셜뉴스를 인용해 추종 보도했고, 몇몇 매체는 이 부사장의 멘트로 “아스트라제네카 매각 사실무근”이란 기사를 썼다. 하지만 기사를 쓰지 않은 언론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해프닝은 민감한 인수합병(M&A) 관련 취재에서 자주 일어난다. 계약서에 마지막으로 사인하기 전까지 ‘모른다’,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당사자들의 공식 답변이다. 그래서 ‘셀트리온, 아스트라제네카에 팔린다’는 뉴스가 오보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M&A 판에 소문이 꼬이는 것은 이 바닥 생리다. 셀트리온도 그랬다. 이날 뉴스가 나가기 전부터 일부 인터넷 주식 사이트 게시판엔 셀트리온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 팔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31일 셀트리온 주가는 오후 1시쯤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상한가로 마감했다. 기사가 나가기 전부터 이미 주가는 요동친 것이다. 문제는 소문의 정도다.

7월31일 인터넷 주식 사이트 ‘팍스넷’의 셀트리온 게시판에는 하루 동안 1900개가 넘는 글이 쏟아졌다. 인기 글은 9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5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같은 날 이 사이트 삼성전자 종목 게시판에 올라온 온 글은 44개가 전부다. 셀트리온이 얼마나 뜨거운 종목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1900개가 넘는 글 속에는 억측과 소문이 난무한다.


“공매도의 주역인 증권사는 외국계로 알려진 초기와 달리 미래, 한국, 삼성, 현대, 대우, 동양, 메리츠 등이 연합해 셀트리온을 손 봐주려 작당을 했다가 요즘 된통 당하는 형국이다”

“JP모건 서울창구는 서정진의 우호세력입니다. 즉 서정진의 주문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매각발표 직전까지 매수는 계속될 겁니다.”

“박근혜 정부는 셀트리온의 성공을 보면서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예상된다. 제 생각에는 이제부터 셀트리온은 대한민국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차갑게 식었다. 소위 ‘은둔의 고수’들이 셀트리온의 과거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언하는 동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셀트리온을 분석 대상 종목에서 슬쩍 제외시켜 놓고 침묵하고 있다.

지난해 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동양증권, 신영증권 등이 발간한 셀트리온 보고서는 48개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는 7개가 전부다. 특히 지난 4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회사를 더 이상 경영할 수 없다”며 “회사를 팔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뒤에는 증권사 보고서는 거의 실종됐다.

지난달 1일 자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Remsima)'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유럽 지역 판매에 대한 ‘허가의견’을 받았다는 대형 호재가 발표됐지만, 이에 대해 보고서를 쓴 곳은 우리투자증권 한 곳뿐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매각 뉴스가 나온 날에도 증권사 보고서는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주가가 펀드멘탈이 아닌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분식회계·공매도 등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셀트리온을 담당했던 한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더 이상 셀트리온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이상 설명 드릴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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