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홍보하라'는 금융감독원장

  • 2013.08.19(월) 16:25

서민들의 전•월세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19일 전•월세 대책 마련을 직접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책을 지시하면서 단서도 붙였다. 대출을 늘리는 방식의 기존 대책에 비판적인 인식을 피력했다. “이번 주부터 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한도를 확대하지만 급등하는 전셋값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마침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임원회의 당부 사항’이라는 정례 말씀 자료를 통해서다. 그러나 대책 없는 ‘숟가락 얹기’ 식 말씀에 안쓰러운 생각마저 든다. 사실 금융 부문에서 ‘우리 사회의 온갖 문제가 다 녹아 있는 전•월세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최 원장의 말씀을 전한 금감원의 자료를 보면 ‘전•월세 자금 대출을 왜 홍보하지 않느냐’는 것으로 요약된다. 밑도 끝도 없다. 지금부터 금감원 자료에 나타난 핵심 키워드를 따라가 보자.

금감원의 문제 제기는 ‘월세 자금 금융수요 증가’다. 월세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금융권으로 서민들이 밀려 들어올 것이라는 현재 상태 분석이다. 그러면서 월세 자금대출 종합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한다. 이미 금융권이 취급하고 있는 전세자금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금융권의) 노력도 주문한다. 여기서 활성화는 말 그대로 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최 원장은 월세 자금대출과 관련한 나름의 대책도 내놨다. 먼저 ‘현재 실적이 부진한 금융권의 월세 자금 대출상품 취급을 독려’하라고 했다. ‘현재의 번잡한 대출절차도 간소화’하도록 했다.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은행지점 등을 중심으로 월세 자금 대출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지시’했다.

최 원장은 현재 추진 중인 월세 대출 활성화 방안도 소개했다. 대출 대상을 아파트에서 주택도 가능하도록 하고, 대출받는 사람의 신용도를 6등급에서 8등급으로 낮춰 신용이 더 낮은 사람에게도 대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3000만원인 대출 한도는 5000만원으로 늘리고 서울보증보험의 보증 한도는 현재 80%에서 전액(100%) 보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원장의 이런 말씀을 정리해보면 내용은 간단하다. ‘대출을 늘려라. 대출 절차를 줄여서라도. 서민이 많이 사는 동네의 은행지점은 홍보를 늘려라’는 것이다. 대출 취급 독려는 (대출을) 밀어내라는 것이고, 대출 절차 간소화는 대출 취급 독려의 방법론이다. (번잡한) 절차를 생략해서라도 하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 원장은 전•월세 자금 대출 증가가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방지할 방안도 주문했지만, 이 얘기는 그저 립서비스로 묻혔다. ‘서민과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 금융지원제도가 애초 의도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현장 상황에 대한 점검 활동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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