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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회장의 꿈, 꺾이다

  • 2013.08.22(목) 16:42

붕어빵제과의 금붕어 회장은 가업을 물려받아 사업을 탄탄대로에 올려놨다. 수요자의 입맛에 맞춰 잉어빵, 연어빵 등 제품의 종류를 늘리고 재료를 고급화해 프리미엄 시장에도 진출했다.

 

매출이 연평균 30%씩 성장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동종업계에선 독보적인 1위 업체다.

 

금붕어 회장은 이 회사 대주주(55%)다. 베스펀드(3개, 20%)와 불루길펀드(2개, 10%)가 2, 3대주주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15%다.

 

붕어빵제과의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3명이 감사위원을 겸한다. 사내이사는 4명이고 사외이사는 5명이다. 이사회 멤버 가운데 대주주 측이 5명이고 2~3대주주 측은 4명이다.

 

문제는 바뀐 상법에 따라 이사를 겸하는 감사위원 3명을 새로 선임하면서 벌어졌다.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 받아 모두 2~3대 주주 측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금붕어 측 의결권은 3%이지만 베스와 블루길 측 의결권은 30%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서 이사회 멤버의 역관계는 대주주 측 4명, 2~3대 주주 측 5명으로 바뀌었다.

 

대주주 금붕어는 이런 구도를 바꾸기 위해 이사회 멤버 교체를 시도했지만 집중투표제란 복병에 막혔다. 집중투표제는 의결권이 있는 1주마다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것이다. 이사 3명을 뽑을 때 1주를 가진 주주는 3표를 행사할 수 있고, 이를 한쪽으로 몰아줄 수 있다.

 

이사 3명을 교체할 때 금붕어 측은 165표(55주×3표), 2~3대 주주 측은 소액주주를 포섭해 135표를 행사했다. 대주주 측은 3명 모두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55표씩 분산할 수밖에 없지만 2~3대 주주 측은 2명에게만 몰아주는 방식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대주주 금붕어는 아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소액주주를 끌어들이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다시 이사회를 장악했다. 하지만 이번엔 집행임원제가 손톱 밑 가시가 됐다. 집행임원제에서 이사회는 감독기능만 갖고 집행기능은 집행임원이 맡는다.

 

사내이사가 집행임원을 겸할 때보다 상황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붕어빵 제과 역시 베스와 블루길 측에서 선임한 집행임원(CEO, CFO)의 업무능력이 떨어져 실적이 고꾸라졌다.

 

잘 나가던 붕어빵제과는 경영권 방어에 정력을 낭비하다 2등 기업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반 토막 나고 지속 가능한 미래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소액주주 보호와 대주주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도리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셈이다.

 

금붕어 회장은 “붕어빵제과는 장난삼아 던진 돌에 맞아죽은 개구리 꼴이 됐다”며 “정부가 앞장서 기업을 망가뜨리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망연자실했다.

*이글은 상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된 걸 전제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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