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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택이어(竭澤而漁)의 무모함

  • 2013.08.27(화) 11:45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다. 투자가 감소한다는 것은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일자리 감소는 가계소득과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소비 감소는 다시 투자 축소로 연결된다.

 

경기 악순환의 질곡이다.

 

기업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등 10대 그룹의 올해 상반기 투자 총액은 36조70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9조2880억원)보다 8.2% 감소했다.

 

삼성그룹은 작년 상반기 16조6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12조원 투자에 그쳤다. 10대 그룹 가운데 투자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한화로 무려 36.1%(1788억원)나 줄었다.

 

정책금융공사는 최근 내놓은 ‘2013년 설비투자 제약 요인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의 설비 투자 규모는 68조4198억원으로 상반기(71조5035억원)보다 4.3% 적다고 밝혔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12.5%)이 가장 크고 대기업(-4.2%), 중견기업(-1.2%) 순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1일 취임사에서 “일자리 창출의 관건인 투자 활성화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지가 있어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정보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대한상의를 정보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투자하지 말라’는 부정적 정보로 가득하다. 부정적 정보의 요체는 불확실성이다. 대내외적 경기도 불확실하고 정부 정책도 불확실하다. 경기 불확실성은 투자를 유보시킬 뿐이지만 정책 불확실성은 투자를 포기하게 만든다.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되면 아예 마음을 접게 된다.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포장된 기업 규제책이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미 ▲일감몰아주기 제재 ▲하도급법상 징벌적 손해배상 ▲화학사고 과징금 ▲임원 연봉공개 등이 국회를 통과했다. 9월 국회에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집단소송제 도입 ▲공정거래법상 징벌적 손해배상 등과 함께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법 개정안이 대기 중이다.

 

이들 법안이 모두 통과하면 기업은 수세적 경영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 최소 1~2년은 법망과 씨름하는데 보내게 된다. 그동안 신규 사업은 올 스톱되고 기업경쟁력은 바닥을 치게 된다.

 

고기를 잡으려고 연못 물을 모두 퍼내면(갈택이어:竭澤而漁, 여씨춘추) 내년에는 잡을 고기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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