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동변속기의 핵심부품인 토크컨버터를 생산하는 한국파워트레인, 1993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1995년 국내 최초로 토크컨버터 국산화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전륜 9단 자동변속기용 토크 컨버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작년 말까지 누적된 수입대체효과만 19억6000만 달러에 달하고 수출실적도 2억2000만 달러를 넘는다.
#신한다이아몬드공업은 8조원 규모의 세계 다이아몬드공구(산업의 칼) 시장에서 신흥 강자(세계 4위)로 부상하고 있다. 전체 매출 2000억원에서 해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한다. 기계·건설부문을 뛰어넘어 LCD패널·반도체를 가공하는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현수교와 사장교에 사용되는 초고강도 와이어를 생산하는 고려제강은 와이어 하나로 세계를 제패했다. 부산 광안대교는 고려제강의 기술 자립을 보여준 첫 사례다. 현재 80여개국에 와이어를 수출한다.(전체 매출 1조1000억원의 60%) 이 회사는 베테랑들의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퇴직후 재입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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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가 일요일 밤 9시40분에 방영하는 ‘작은 거인’은 한국경제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혁신적인 중견기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강소기업들을 보면 기업가의 ‘한 우물’ 정신이 돋보인다. 한 우물을 파다보니 기술력이 쌓이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기술경쟁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한국파워트레인은 매년 총매출액(올해 4200억원)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쓴다. 이 회사 주인식 대표는 “기술로 승부하는 기업이 R&D 비용을 줄이는 것은 사업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신한다이아몬드공업이 다이아몬드공구의 수명을 2배로 늘리고 절삭 성능을 30% 높인 에이릭스(Arix) 개발에 성공한 것도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적인 화장품 ODM업체 한국콜마 사옥에는 ‘연구논문 탑’이 있다. 논문 탑은 회사의 존망이 연구개발에 달려 있다는 것을 웅변한다.
강소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는 것이다. 인재 제일 경영인 셈이다. 여기에는 망해도 같이 망하고 흥해도 같이 흥한다는 동업자 정신이 깔려 있다. 회사는 실적에 비례해 보상해 주고, 직원들은 로열티로 보답하는 끈끈한 연대감도 특징이다.
송병의 신한다이아몬드공업 대표는 구성원의 가치가 올라가면 회사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봉급을 매년 10%씩 올려주고 비정규직 99%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고려제강 언양공장은 근로자 평균 나이가 63세이고 70세를 넘긴 직원도 있다. 이들은 아들뻘 팀장들과 격의 없이 대화한다. 퇴직한 고급 기술자의 노하우를 버리지 않는 배려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소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고 생산성을 더 높이라고 주문한다. ‘히든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은 “히든챔피언을 꿈꾸는 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다만 부가가치를 독식하지 말고 고객과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한 명의 인력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게 많다면 고임금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임금보다는 생산성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강소기업과 달리 M&A로 성장한 ‘기업사냥꾼’ 기업은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보다는 눈앞의 이익 챙기기에 몰두한다. 그렇게 빨아들인 돈으로 다시 M&A에 나선다. 이렇게 M&A를 통해 덩치를 불릴 수는 있지만 피인수 기업의 기업가치는 금방 망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