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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금융회사 '감사' 징계

  • 2014.06.09(월) 15:41

요즘 KB금융은 ‘사상 초유’라는 단어를 달고 산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벌여놓은 일이 크다 보니, 뭘 해도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늘(9일) 오후나 내일(10일) 오전엔 KB금융의 주요 경영진들에 대한 징계안을 통보한다. 잇단 KB금융 사태로 회장과 은행장이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피하기가 여간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KB국민은행의 감사와 사외이사들에 대한 징계 여부다. 금융회사 검사와 징계권을 가진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감사를 징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감사직이 가진 특수한 역할 때문이다. 감사는 경영진을 감시하고, 조직 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의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 역할은 최고 경영자만큼 중요한 업무여서 보통 등기이사로 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감사이지만, 감사가 회사를 경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연히 개인적인 비리에 연루되지 않는 이상 개별 건으로 감독 당국의 징계를 받을 이유도 없다.

그런데 국민은행에선 이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생겼다. 감사뿐이 아니다.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도 대상이라는 얘기다. 과거 어윤대 전 회장과 이사회가 ING생명 인수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을 때도 감사와 이사회 멤버들까지 불똥이 튀진 않았다.

아직 KB금융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징계 수준은 알 수 없다. 경영진을 중징계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잇단 문제의 가중이다. 이번 메인프레임 문제만을 적용한 것이 아니다는 얘기다. 반면 감사와 사외이사가 징계를 받는다면 IT 문제에서 불거진 경영 혼란에 대한 징계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징계 수준이 어떻게 통보될지는 며칠 더 두고 봐야 한다. 이들에 대한 징계가 있다면 본인들로부터 소명을 받아야 하고, 나중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논의도 해 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명 내용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아직은 알기 어렵다. 물론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여서 원장이 제재심의 의견을 채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금융회사 감사와 사외이사에 대한 징계가 이뤄진다면, 그 징계의 수준과는 상관없이 심각한 것임은 틀림없다. 징계 수준이 설사 가볍더라도 ‘도대체 얼마나 문제가 있었길래 사실상 제 식구처럼 간주하는 금융 감독 당국에서 감사를 징계할까?’라는 의문을 품기엔 충분하다.

만약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감사와 사외이사들이 계속 해당 직을 수행하긴 어려워 보인다. 징계 수준이 가장 낮은 ‘주의’라도 말이다. 그러나 KB에서 이 일이 실제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잘 모르겠다. KB금융과 KB국민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자체가 워낙 이상한 것이어서 상식선의 예상도 별 의미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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