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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를 맞춰라'

  • 2014.07.23(수) 08:33

강원국의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6)
회장 측근이 되는 네 가지 방법

회사에 이런 직원 한둘은 꼭 있다. 일은 죽어라고 하는데 승진은 안 되는 직원, 성과 좋고 역량도 나쁘지 않은데 늘 눈치 없다고 핀잔 듣는 직원 말이다.

이유는 하나다. 주파수를 못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남의 다리 열심히 긁고 있는 것이다. 주파수 맞추기는 회사생활의 거의 전부다. 하지만 쉽지 않다. 회장의 진짜 생각과 하는 말이 다르기 때문이다. 회장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과 표현하는 게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주파수를 맞출 것인가.

첫째, 회장의 말과 글 속에는 반드시 의중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의중은 실제로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그래야 보인다.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보이지 않는 게 의중이기 때문이다.

 

'의중'과 관련하여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인에게는 다테마에(建前,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 겉치레)와 혼네(本音, 속내, 본심)가 있다고 한다. 바로 혼네가 ‘의중’이다.

니즈(Needs, 필요한 것, 결핍, 필요조건)와 원츠(Wants, 원하는 것, 욕구, 충분조건)도 같은 맥락이다. 두 단어 모두 뜻은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배가 고파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니즈다. 이에 반해 원츠는 많은 먹을거리 중에 진짜 먹고 싶은 것이다.

또한 니즈는 겉으로 드러나지만, 원츠는 꽁꽁 숨겨져 있다. 자기 술잔이 비었을 때, 술을 달라고 말하는 것은 니즈에 해당한다. 하지만 상대에게 한잔 하라고 권하는 것은 원츠를 표현한 것이다.

꼭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니즈와 원츠를 회장 의중에 대비시켜 보겠다. 니즈는 우리나라 회장이라면 누구나 가져봄직한 바람, 희망 같은 것들이다. 이것은 이미 드러나 있다. 이에 반해 원츠는 내가 모시고 있는 회장만의 바람, 욕망이다. 이것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바로 이 원츠가 회장의 의중이다.

둘째, 행간을 읽어야 한다.

말과 글은 그 자체만으로 머릿속 생각을 100% 전달하지 못한다. 말은 표정이나 손짓, 태도, 분위기가 의사 전달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말을 들을 때는 단지 소리만 들어서는 안 된다. 유심히 봐야 한다.

글은 이러한 보조수단조차도 없다. 내용과 전후 문맥이 전부다. 철저히 글로만 회장의 뜻을 파악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행간 읽기다. 겉으로 드러난 표현 말고 그것을 쓴 의도를 읽어야 한다. 진짜는 행간에 있다.

신경을 곧추 세워 듣고 읽어야 한다. 나아가 24시간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회장 생각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회장의 최근 관심사가 무엇인지 읽는 데 푹 빠져 살아야 한다. 이런 것 잘하는 사람 욕하지 마라. 그것이 실력이다. 판을 읽는 능력이다. 삼성 같은 조직에서 회장 비서 출신이 출세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셋째, 자신 없으면 물어봐라.

중간은 따라간다. 물어보는 성의라도 있는 직원을 회장은 좋아한다. 적어도 자기 말을 무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니까.  

회장이 누구인가? 돈은 가질 만큼 가졌다. 하지만 고독하다. 누군가 자기 곁에 찰싹 달라붙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회장이 못 가진 것, 그래서 갖고자 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두려워말고 물어라. 자주 물어봐라. 묻기 전에 먼저 물어라. 틀림없이 친절하게 가르쳐줄 것이다. 회사 안에서 사고가 났을 때, 회장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왜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는가.’이다.

실패한 것은 죄가 아니다. 물어 보지 않은 것이 큰 죄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친구들이 바로 이 점을 간과한다. 머리 좋은 친구들이 여기에 걸려 넘어진다. 아무리 오디오 성능이 좋아도 주파수를 못 맞추면 잡음만 들린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은 충성심이다.

충성의 한자 풀이가 어떻게 되나. 충(忠)은 마음(心)의 중심(中), 즉 정성을 다한다는 뜻이요, 성(誠)은 말(言)로써 이룬다(成), 즉 언행일치하고 진실하다는 뜻이다. 누가 자기에게 정성과 진심을 다하는 사람을 멀리 하겠는가. 회장은 본능적으로 안다. 누가 자기를 좋아하고 존경하는지. 그런 사람은 행간을 읽을 필요도, 물어볼 필요도 없다.

물론 눈치 안 보고 소신껏 일하는 직원이 있다.

실력으로 승부하고 실적으로 평가받겠다는 직원들이 그들이다. 그런 직원이 되고 싶은가? 속지 마라. 그것만 해서 성공한 직원은 없다. 그런 직원은 회장의 의중과 행간도 잘 읽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충성도 잘 한다.

만약 그런 것 없이 순수하게 실력만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고,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것이다. 드라마 주인공은 다 그렇게 성공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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