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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태양에너지에 투자하다

  • 2014.08.04(월) 09:59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83)은 오랫동안 명성을 유지해 온 전설적인 투자자다. 버크셔헤서웨이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버핏의 재산은 627억달러(64조7400억원, 2014년 보유주식 가치 기준)로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인 빌 게이츠의 796억달러(82조1800억원)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엄청난 부의 소유자다. 사실 버핏 회장보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빌 게이츠 말고도 한 명 더 있다. 2014년 포브스 랭킹에 의하면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실름 힐루(1위)가 805억달러(83조 1200억원)로 가장 많다.

 

▲ 좌측부터 카를로스 실름 힐루,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순위로 따지면 동메달 권인 버핏 회장이 가장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버핏 회장이 특정 업종을 장악하는 방법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그때그때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처럼 전 세계 컴퓨터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새로운 운영체계 소프트웨어를 만든다거나 멕시코의 통신 사업을 장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버핏 회장 같은 투자자는 ‘잘만 따라 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버핏 회장에게 한 수 배우고자 점심 한번 같이 먹는데 20억여원을 내겠다는 사람이 나오는 것이다.


버핏 회장의 원칙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분야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법칙이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버핏은 굉장히 성공적으로 투자를 했지만 IT 종목은 일절 손을 대지 않았다.

 

현재 버핏이 운용하는 버크셔해이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코카콜라, 월마트, 하인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하인즈 등으로 실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상품을 만드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그 밖에 버크셔가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회사들도 의류, 가공식품, 건축 원자재 회사 위주고 여기에 더해 보험회사들의 주식도 상당량 소유하고 있다.

 

버핏은 유명 투자자들이 종종 그렇듯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몇 년 전에 기고한 바 있다. 하지만 버핏은 여전히 수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 투자 회사의 경영인이다. 그러다 보니 기후 변화를 막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석탄화력발전소도 운영하고 있고 캐나다 오일샌드에서 생산된 원유를 수송하는 철도 회사의 주식도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버핏은 환경운동가들로부터 종종 비난을 받아왔다.

 

흥미로운 건 원칙에 의거해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버핏 회장이 지난 2013년에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했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발전소 두 개를 100% 자기자본으로 건설하고 다른 하나는 퍼스트솔라(First Solar)라는 회사와 절반씩 투자해서 건설했다.

 

▲ 워런 버핏의 태양광 프로젝트 투자 포트 폴리오, 2013년 기준


버핏의 자산 규모에 비해서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투자라서 그런지, 아니면 조용히 진행되어서 인지 버핏이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는 건 크게 뉴스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IT라는 실체가 없고 변화무쌍한 사업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버핏 회장의 투자 성향을 감안하면 ‘아직은 경제성이 없다’는 꼬리표를 오랫동안 달고 산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한 건 상당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더해 버핏 회장이 절친인 빌 게이츠가 밀었던 기술인 소형 원자로 기술 개발회사의 지분을 청산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원자력을 버리고 태양광을 잡은 것이다.

 

▲ 태양광 발전소는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관련시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태양광 전기는 낮에만 전기를 생산되는 한계가 있고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설치비가 비싼 편이라서 환경운동가들이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하는 기술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최근 태양광 패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에너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불과 3-4년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아마 태양광이 비싸다는 이미지는 앞으로도 평생 지속될 수 있다.

 

전기회사와 계약하면 하루에 몇 천원이면 전기를 쓸 수 있는데 태양광 발전소를 자가 부담으로 설치하면 소형이라도 최소 수백만 원 이상의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광 패널의 성능 보증기간이 25년이고 효율도 25년 사용 시점에서 80%를 보증하는데다 실제로는 40-5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대단히 경제적이다.

 

필자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으로 몇 년 전 빚을 내서라도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려고 하다가 주변의 만류로 포기했었다. 그런데 버핏 회장이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시 알아본 결과 사업비용이 3-4년전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떨어져 있었다. 매월 지급되는 보조금도 줄어들어 초기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사업자들은 수익성이 떨어져 아쉽다며 입맛을 다시고 있지만 적금이자가 3% 밑으로 떨어진 시점에서 10% 전후의 안정적인 수익율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마침 그 동안 벌어놓은 여유자금이 좀 있고 고향집 옥상이 남향으로 길게 뻗어 있는 형태라서 발전소를 만들기에 적합해 올 초에 사업을 추진하고 7월말에 설치 공사를 마무리 했다. 8월중순부터는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게 될 예정이다. 버핏 회장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면 앞으로 40-50년간 월 10% 내외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발전소 규모는20 kw, 초기투자비는 6000만원, 예상수입은 월 80만원, 유지보수비는 월 약 10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연간 3.5톤 수준이다.

 

▲ 충남 공주시 소재 2층집 옥상에 설치한 필자의 상업용 태양광 발전소, 한전에 전기를 팔아 수익을 얻는다

 

버핏 회장이 투자한 태양광 발전소는 1419MW 규모로 킬로와트(kw)로 환산하면 14억1900만kw다. 필자의 20kw발전소보다 약 7100만배가 더 크다. 20kw 발전소도 나름 상당한 자산이지만 돈이 버핏 만큼 있었다면 더 크게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버핏 회장이 전기 업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에디슨상 시상식에 참석해 '현재 태양광 에너지 등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 1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걸 알고 나니 더욱 그렇다.

 

 

 

 

▲ 퍼스트솔라(First Solar)가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소. 점점 대형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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