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터너 CNN창업자가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이유

  • 2014.08.18(월) 12:15

테드 터너 "재생에너지 투자해야"
은퇴 후 기후변화 막기 위한 활동에 전념

세계는 현재 기후불안·경제불황 등 심각한 위기의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 좋아진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유투브(YouTube)를 통해 세계적인 석학과 입지전적인 인물들의 특강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은 기업경영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 채널(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에 들어 갔다가 세계 최초 24시간 뉴스 전문방송인 CNN을 창립한 테드 터너 회장의 지구를 잘 보살펴라라는 강연 제목에 눈길이 갔다.

 

http://www.youtube.com/watch?v=k96px6CxSlY

(테드 터너 CNN 창립자의 강연 동영상은 유투브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MBA) 채널에서 찾을 수 있다.)

 

부유한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테드 터너는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브라운 대학에 합격해서 그리스 고전 문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가였던 아버지는 그 따위 쓸모 없는 학문을 공부한다니 토 나올 것 같다는 편지를 보내고 학비 지원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몇 년 후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던 아버지의 자살로 20대 초반의 나이에 대형 광고 회사의 경영을 맡게 된 테드 터너는 아버지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을 넘어 수십 배 규모로 키워냈다.

 

터너 회장은 또한 사업가로 활동하는 와중에 전미요트대회에 직접 참가해 수 차례 우승하고 나중에는 메이저 리그 꼴찌 팀을 인수해 직접 관리해 메이저 리그 우승팀으로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난 1980년에는 세계 최초 24시간 뉴스 채널인 CNN을 창립해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 매체로 성장시켰다.

 

▲ 터너 회장은 전미요트대회(American Cup)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런 성공의 영향일까? 터너 회장은 어떤 문제를 발견하면 자신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나섰다. 예를 들어 레스터 브라운이라는 유명 환경 전문가로부터 자연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고 여러 야생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야생 버팔로를 보호하기로 작정하고 버팔로 서식 지역의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터너 회장은 미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토지를 보유해 왔는데 최근에 리버티 미디어사의 회장인 존 말론이 네가 1등 하는 꼴을 더 이상 못보겠다며 더 많은 토지를 사들여 터너 회장을 2위로 밀어냈다.) 

 

터너 회장의 이런 조치에 힘입어 미국 야생 버팔로는 개체수가 충분히 늘어나며 멸종 위기종에서 벗어났다. 재미있는 점은 터너 회장이 버팔로 개체수를 늘리고 버팔로 서식 지역 보호를 위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정 수의 버팔로를 도축해 스테이크로 요리해 파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터너 회장은 야생 버팔로를 보존하는 동시에 일부를 도축해 요리에 사용해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터너 회장은 또한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신속하게 널리 퍼져나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고민 끝에 환경 보호를 테마로 하는 만화를 만들어 전세계 방송을 타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영 되었던 '캡틴플레닛'이라는 만화가 바로 터너 회장의 작품이다.

 

터너 회장은 만화를 만들어 방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캡틴플레닛 재단을 만들어 각종 환경 교육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현재는 딸인 로라 터너가 회장을 맡고 있다. 테드 터너는 스텐포드 대학 MBA 특강에서 '캡틴 플레닛'을 본 사람은 손 들어보라고 한 후 여러 명이 손을 드는 걸 보고 굉장히 흐뭇해 하면서 내가 한 일중에 최고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바로 캡틴 플레닛을 만든 일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되었던 캡틴플래닛

 

CNN을 포함한 여러 사업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테드 터너는 지난 2000년 초 총 자산이 100억달러(1018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그 후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크게 손실을 보는 바람에 자산가치가 10억달러(1180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대단한 건 이렇게 본인의 자산이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0년에 UN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10억달러를 기부하기로 한 약속을 지켰다는 점이다.(당시 UN은 미국 정부가 분담금을 내지 않아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현재 터너 회장의 자산은 22억달러(224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CNN 뿐만 아니라 세계최초의 만화 전문 케이블 방송 등을 만들어 내는 등 미디어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터너 회장은 지난 2000년 인수합병 이후 불명예스러운 강제 퇴직을 당한 뒤부터 공익적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문제는 다름이 아닌 기후변화 문제다.

 

나는 멍청한 사람들과는 절대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항상 똑똑한 사람들에 둘러 쌓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업데이트를 받고 어떻게 할지 생각한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터너 회장은 기후변화 문제를 그대로 두면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식량이 줄어들어 인류가 멸종 될 수 있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클린에너지는 확산되어야 하며, 결국 재생에너지 사업은 굉장한 사업기회라며 만약 2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이 사업을 훨씬 더 크게 벌였을 거라고 말했다. 에너지시장 자체가 워낙 규모가 큰 데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깨끗한 에너지를 써야 하기 때문에 대체 수요가 무궁무진 하다는 것이다.

 

터너 회장은 여기에 더해 석탄, 석유 등 기존 에너지 업체들이 '멍청해서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규 업체들은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 터너 회장이 저명한 환경학자인 레스터 브라운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터너 회장은 자신의 회사인 터너 엔터프라이즈 사무실 근처의 버팔로 스테이크 식당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 태양광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후 점점 그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화력발전 회사 서던컴퍼니(Southern Company)와 지난 2010년 합작회사를 만들어 지난 5월까지 총 290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만 1419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워런 버핏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지만 약 40만 가구에 깨끗한 전기를 보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아마 터너 회장의 재력이 더 있었고 더 젊었다면 재생에너지 사업을 더 크고 빠르게 성장 시켰을 것이다.

 

▲ 터너 회장이 자신이 추진한 태양광 발전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980년에 CNN을 창업하면서 터너 회장은 “CNN은 앞으로 전세계의 모든 사건을 방송하고 세계의 종말을 보도하는 것을 마지막 방송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건 사고를 방송해서 돈을 벌겠다고 전세계 최대 규모의 뉴스 채널을 만든 회사의 창업주는 방송하기에 가장 좋은 아이템인 대형 재해, 각종 사건 사고를 만들어 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년을 보내고 있다. 올해로 만 75세가 된 터너 회장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활동하기를 바란다. 세상에는 터너 회장 같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

▲ CNN 창업 초기의 터너 회장의 모습

 

터너 회장의 바람대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인 동시에 엄청난 사업 기회인 태양광 발전사업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돼야 한다. 예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진 지금 햇빛으로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사업은 정부 보조금이 나오는 사업 초기 12년간 연 10%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 주고, 보조금이 안 나오는 나머지 30~40년 동안 연 5%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사업이다. 환경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국내에서 더 많은 사업가와 투자자들이 터너 회장처럼 혜안이 있는 사업가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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