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아끼려면 골고루 나눠라

  • 2015.10.15(목) 09:00

[세무사님 궁금해요] 황순우 순우리 세무회계 대표세무사

몇 년 전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된 마포에서 오래된 주택을 보유중이던 최편애 어르신은 전형적인 가부장적 가치관을 지닌 대한민국 남성이다. 칠십 평생 자녀 셋 중 외아들만 애지중지 해왔고, 마포 주택이 이번에 수용되며 3억원 정도의 자금이 생기자 이 역시 아들에게 증여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평생 증여세 신고라곤 해본 적이 없는 최씨는 자녀에게 3억원을 증여할 경우 3600만원의 세금이 나온다는 말에 깜짝 놀라며 세금을 줄일 방안을 궁금해 한다.
 

 

우선 3억원을 지금 당장 아들에게 한꺼번에 증여해야 한다면 증여세 3600만원을 줄일 방도는 없다. 성인자녀에 대한 증여공제 5000만원은 10년을 기준으로 써먹을 수 있기에 만약 10년에 5000만원씩 나누어 향후 60년간 증여한다면 증여세는 없을 것이다. 보다 현실적으로 최씨가 향후 30년을 산다는 가정하에 10년에 1억원씩 증여한다면 증여공제 5000만원을 3번 사용하며 매번 450만원씩 3번에 걸쳐 즉, 1350만원으로 증여세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아들 한 사람에게만 증여한다는 가정하에서 증여세를 절감하는 방법은 기간을 두고 나누어서 주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지금 당장 증여하면서도 증여세를 더 줄일 수 있다. 증여세는 어디까지나 받는 사람 기준으로 계산되며 세금 역시 재산을 증여받은 수증자의 몫이다. 만약 최씨가 자녀 3명에게 모두 1억원씩 나누어 준다면 증여공제는 1인당 5000만원씩 적용되어 총 증여세는 1350만원이 된다. 아들 하나에게 몰아서 증여하는 경우의 세금 3600만원에 비해 1/3 수준으로 절세하는 셈이다. 딸에게도 공평하게 나눠줄 마음만 있다면 가능한 절세 방안이다.

 


한편, 좀 더 생각을 확장하면 세금을 아예 안낼 여지도 있다. 자녀 3명 뿐 아니라 손주들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의 손주 5명 중 3명은 미성년자이나 2명은 만19세가 넘은 성인이다. 직계비속에 대한 증여공제 조항에 따라 성인이 된 손주들에게는 5000만원, 미성년자에게는 2000만원씩 증여할 경우 세금이 한 푼도 없다. 그러므로 전체 3억원 중에 자녀 3명에게 5000만원씩 1억5000만원을 증여하고 나머지를 손주들에게 5000만원 혹은 2000만원씩 나누어 증여한다면 세금을 전혀 안낼 수도 있는 것이다.

 


최씨 할아버지는 결국 자녀와 손주들에게 수용대금 3억원을 골고루 나누어 주는 것으로 세금도 절약하고, 그동안 자신의 편애로 인해 상처받았던 딸들에게도 약간의 위로가 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손주들을 위해서는 장차 대학등록금이나 주택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가입하여 할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까지 함께 물려주게 되었다.
 

물론 증여란 행위를 단순히 절세라는 기준으로만 결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각각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때론 세금을 많이 물더라도 특정인에게 한번에 많은 재산이 옮겨갈 수도 있다. 다만, 합법적으로 절세하기를 원한다면 이것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최대한 나누고 쪼개어서 여러 사람에게 증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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