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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세금폭탄 피하고 싶다면

  • 2016.02.18(목) 13:58

[세무사님 궁금해요] 황순우 순우리 세무회계 대표세무사

팔순을 넘긴 아버님은 서울 동교동에 다가구 주택을 한 채 소유중이다. 20년 전 취득가액은 3억원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홍대 앞 상권이 각광을 받으면서 매매가액이 40억원을 호가한다. 기준시가는 아직 10억원에 불과하나 몇 년 후 경의선 철길이 공원화되면 가치가 더 크게 오를 것 같다.
 
한편, 아버님의 세 자녀들은 모두 40~50대의 중년인데 이제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을 대신하여 다가구 주택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장남인 김골똘씨는 차남인 김대충씨와 막내 김몰라씨와 함께 세무전문가를 찾았다. 
 

장남인 김골똘씨의 가장 큰 고민은 오래된 주택의 리모델링 시점이다. 아버님 명의의 주택이기에 리모델링을 하여 주택 가액을 높일 경우 상속세도 걱정이고, 아버님이 주택 외에는 특별한 재산이 없는 형편이라 수억원에 달할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세테크 측면에서 보자만 일단 아버님이 보유한 것과 같은 오래된 주택은 상속 후에 리모델링을 하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다른 자산이 없다해도 해당 주택의 기준시가가 10억원이니 상속이 개시된다면 일괄공제 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5억원이 상속세 과세표준이 되어 대략 8000만원 정도의 상속세가 나온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하여 상가의 가치를 15억원으로 올려둔다면 과세표준이 5억을 초과함에 따라 올라간 가액은 30%의 세율 구간을 적용받게 되고 증가된 가치상승액 5억원의 30%인 1억5000만원으로 상속세가 치솟게 된다. 리모델링 전과 비교하여 상속세가 3배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단 뜻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차남 김대충씨는 "그까이거 대충 팔아치우면 안되냐"고 묻는다. 취득가액이나 국세청 기준시가에 비해 40억원 넘는 고액을 챙길 수 있으니 홍대 상권이 현재처럼 활황일 때 매도해 버리는게 좋지 않냐는 생각이다.
 
물론 가능한 옵션이다. 아버님은 1세대 1주택자 이기 때문에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만 과세되고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적용받을 수 있기에 양도소득세가 2억원도 안나온다. 만약 1세대 1주택자가 아니었다면 양도세는 최소 10억원은 내야 하니 지금 파는게 양도세를 8억원 이상 아끼는 묘수가 될 수 있다.
 
대충 생각하기엔 좋은 아이디어 같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아버님 소유의 주택을 팔아 생기게 된 현금 40억원은 고스란히 상속세 과세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상속세로 아마 11억원 이상 추징당할 것이다. 양도세와 상속세를 제외하고 나면 27억원 정도 남게 되어 자녀들이 9억원 정도씩 가져갈 수 있겠으나 다른 방법을 선택하면 세금도 줄이고 자산도 보존할 수 있다.
 

세무사는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하였다. 우선 상가지분을 세 자녀에게 25%인 2억5000만원씩 총 75%를 증여한 후 리모델링하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한 사람당 2700만원씩 대략 8000만원의 증여세를 과세당하게 된다.
 
하지만 지분 증여 후 리모델링을 하여 현재는 연 2000만원 정도에 불과한 임대소득을 세 배 이상 불려 자녀들이 가져가게 된다면 자녀분들 입장에선 훨씬 남는 장사임에 틀림없다. 리모델링 비용 역시 아버님은 증여 후 잔여지분인 25%분만 부담하면 되기에 부담이 덜하고 한창 경제활동 중인 자녀들이 은행에서 대출받기에도 유리하다.
 
단, 증여 후 10년 이내에 팔순의 고령이신 아버님께서 돌아가신다면 상속세 계산시 다시 합산되어 재정산된다. 사전증여재산으로 상속세 계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증여재산에 대한 상속세 재계산은 어디까지나 증여시점의 재산가치를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상속세 절세효과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증여 후 기준시가 상승분 만큼은 절세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마저 싫다면 세무사의 두번째 대안을 따르면 된다.

두번째 대안은 아버님께서 보유중인 다가구 주택 지분을 자녀 셋이 아닌 손주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이다. 마침 손주 6명은 전부 성인이라서 5000만원까지는 증여공제가 가능하다. 만약 6명에게 1억원씩 총 60%의 지분을 이전한다면 한사람당 증여세는 585만원씩 총 35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세대생략할증이 적용되긴 하나 여러사람에게 증여함에 따른 분산효과가 훨씬 크다.
 
뿐만 아니라, 상속시 사전증여재산으로 합산될 위험도 훨씬 낮아지게 된다. 왜냐하면 상속세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사전증여재산은 상속인들에게 증여한 경우에는 사전 10년치가 합산되지만 상속인 외의 자에게 증여한 부분은 사전 5년치만 합산되기 때문이다. 아버님께서 워낙 연로하셔서 10년을 장담할 순 없지만 5년 정도는 별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세대를 생략한 증여를 고려해 봄 직하다.
 
다만, 올해부터 20억원을 넘는 세대생략증여에 대하여는 기존의 할증율인 30%가 아니라 40%가 적용되므로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현실적으로는 지분이 과다하게 분산되면 추후 관리나 처분시 의사결정이 용의치 않고, 형제간의 다툼을 야기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이렇듯 보유중인 상가나 주택에 대한 리모델링을 고민한다면 이와 관련된 양도, 증여, 상속의 문제를 상황에 맞게 순차적으로 따져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파생될 임대소득, 건강보험료, 자녀 재원 마련 등도 꼼꼼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종 일관 난 잘 모른다며 방관하던 막내 김몰라씨는 마지막에 중요한 멘트를 날렸다.
 
"역시 잘 모를때는 전문가한테 물어봐야돼."
 
어쩌면 대충 아는 지식으로 성급한 결정을 내려 금전적 손해를 자초하기보다는, 아예 스스로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전문가를 찾아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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