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자전거 길을 따라

  • 2017.10.13(금) 10:45

[페북 사람들]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아침저녁 기온 차가 커지면서
가을 색도 점점 짙어져 간다.


가을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가을 하늘 그리고 단풍이다.


깊어가는 가을의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면
아마도 가을 바람이 아닐까 싶다.

 


중앙선 팔당역에서 내리면
멀리 팔당댐이 큰 팔을 벌리고 있다.


팔당역에서 시작하는 자전거 길은
굽이굽이 아름다운 절경을 따라
그리고 흘러가는 남한강을 따라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여행 길이다.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함께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고 있었다.


류미리 씨는 연신 웃음을 짓는다.


"공기가 깨끗해 건강해지는 느낌이에요.
자전거 길에선 처음인데 너무 신나요.
진작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이유나 씨도 가을 분위기에 제대로 취했다.


"주로 외국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국내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
가을 느낌 제대로 받고 가요."

 


김은진 씨는 자전거 마니아다.


"저희는 고등학교 동창들인데
여행을 좋아해 졸업 후에도
기회가 생기면 같이 여행하고 있어요.


오늘은 휴가를 내고 자전거 여행 중인데
전 자전거를 좋아해 자주 타러 와요.


두 친구는 처음이라 걱정했는데
너무 좋아해서 저도 좋아요."

 


중앙선 폐철도를 활용한 자전거 길에서
첫 번째 만나는 터널이 봉안터널이다.


260m 길이의 터널 안을 조명으로 꾸며
색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터널 안엔 굉음을 내며 한 시대를 달렸던
기차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신나게 자전거를 달리다 보면
옛 중앙선 간이역인 능내역을 만날 수 있다.


팔당대교와 두물머리 중간쯤 위치한 쉼터로
간단한 간식과 함께 차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간이역의 옛 모습 그대로 추억을 담아놨다.
다산 정약용 유적지와 유기농박물관도 근처다.

 


강민주, 이민숙 씨는 양평미술관을 보고
능내역을 들렀다고 한다.


이민숙 씨는 이곳에서 시어머니를 떠올린다.

 

"자전거 길도 좋지만 산책길로도 멋져요.

돌아가신 시어머님이 삽교역 근처에 사셨는데
이곳에 오면 시어머님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기차표를 꼭 사주셨어요.
기차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셨는데


시어머님이 늘 신었던
파란색 슬리퍼가 그리운 가을입니다."

 


강민주 씨 역시 추억에 잠긴다.  

"능내역은 처음인데 제가 7080세대거든요.
어렸을 때 동네 간이역과 비슷해 정겨워요.


친구들과 기차를 기다리면서
통기타를 치고 노래도 불렀던 기억도 아련하고
가을 바람 탓인지 그 시절이 더 그리워지네요."

 


능내역을 지나 조금 더 달리다 보면
북한강을 건너는 북한강 철교를 만난다.


길이만 560m로 강을 건너는
자전거 다리로는 전국에서 가장 길다.


철교 옆으론 새로운 중앙선 철길이 지난다.
세월이 교차하는 듯한 두 철교 밑에선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장관도 볼 수 있다.

 


중앙선 양수역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직진하면 양평으로 가는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팔당에서 양평까지 거리는 약 27km
남한강 자전거 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그 길을 따라 중앙선 역이 자리하고 있어 힘들면

언제든지 기차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을 바람이 갑자기 차가워지긴 했지만
가벼운 배낭에다 간식거리만 챙겨오면
속도를 잊은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얼마 후면 단풍이 이 길을 수놓을 듯하다.
가을 하늘과 단풍에 바람까지

3종 세트로 깊어가는 가을을 맛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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