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융위기와 가계금융·복지조사

  • 2013.03.31(일) 11:14

“금융위기란 일반적으로 비슷한 경로를 따라 되풀이되는 것이다.”


미국발 경제위기를 정확히 경고했던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위기경제학’에서 한 말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금융위기는 조기에 제대로 대응했다면 피할 수 있거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경제, 복지 관련 부처에서 가계재무 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시의성 있는 통계를 절실히 요청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기획재정부는 가구별 맞춤형 정책수립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취약계층 규모와 지원대상자 파악 등을 위해, 금융감독원은 가계부채가 금융회사의 부실로 전이되지 않게 하려고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각종 금융 및 복지 연구기관은 물론, 금융계에서도 이 통계에 비상한 관심을 쏟는 것은 가계부채 증가로 직면한 각종 경제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통계청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2012년에 이어 동일가구를 대상으로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한다.


올해는 4월 3일부터 4월 18일까지 실시하며 전국 약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이 조사는 가구의 자산, 부채, 소득 등의 규모, 구성 및 분포와 미시적 재무건전성 등을 파악해 사회 및 금융 관련 정책과 연구에 활용한다. 또한 가계생활수준의 정도, 변화, 지속기간, 변화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재정 및 복지 관련 정책과 연구에도 도움을 준다.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3월 전체 가구 평균 자산은 3억 1495만 원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그러나 가구의 64.6%가 부채 가구이며 부채 가구는 평균 8187만 원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68.1%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상위 20% 소득은 하위 20%에 비해 13배에 이를 정도로 소득분배 구조도 악화됐다.


가계부채는 이제 우리 경제가 당면한 최대 도전과제로 다가왔다.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가계지출의 감소와 이어지는 경기불황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자료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통계조사 현장에서 국민의 성실한 조사협조가 절실한 이유다.


가계의 자산과 부채 등에 관한 조사이므로 응답자의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지만, 통계법 제33조(비밀의 보호), 제34조(통계종사자 등의 의무) 등의 제도적 장치가 있고, 조사결과를 부호화해 응답내용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표를 짊어진 조사원은 국가정책수립 과정의 최일선에 있다. 그리고 이들의 노력이 있어야만 국가정책이 올바로 설 수 있음은 물론이다.


국민의 격려와 협조가 이들의 피로와 수고로움을 덜어주기를 희망한다. 이번 가계금융복지조사가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처한 금융 및 복지상황에서 올바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인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경인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장 김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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