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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재벌은 삼성 아니면 비(非)삼성?

  • 2013.04.01(월) 20:16

상하위권 재벌간 '부의 편중' 심화

한국의 재벌은 삼성 아니면 비(非)삼성이다? 현대차와 SK, LG 등 탄탄한 기반과 역사를 가진 그룹들이 들으면 섭섭할 얘기겠지만 숫자로 나타난 한국 재벌의 현실은 이런 분류법을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만큼 삼성이라는 기업집단 한 곳이 갖는 비중이 크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 그룹의 독주 체제가 공고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만 그런 것은 아니다. 시야를 넓혀보면 재벌 내에서도 덩치에 따라 상·하위권 간 편차가 확연히 느껴진다. 재계 30위까지의 그룹을 자산 규모에 따라 상위권(1~4위), 중위권(5~10위), 하위권(11~30위)으로 구분하면 상위권의 이익 편중이 두드러진다. 최상위권에 포진한 삼성이 이런 현상을 더 도드라지게 만든다. 

 

요약하자면 한국의 재벌은 상층부에서는 삼성이, 재계 전체적으로는 상위권 그룹이 부(富)를 독식하는 모양새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재벌들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특정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불러오는 부작용은 적지 않다. 부의 편중이 고용 창출이나 사회 기여로 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황제경영과 부의 편법 승계를 비롯, 계열사간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부당 하도급 등이 재벌의 탐욕에 대한 비판을 낳으며 경제·사회문제로 비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삼성을 비롯한 국내 재벌들 간의 부의 편중은 어느 정도까지 심화된 것일까.

 

◇ 독보적 삼성..자산·이익에서 타 그룹 압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의 자산총액은 4월 1일 현재 306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해 동안 26조 900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둔데 힘입어 자산총액이 50조 4000억원이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국내 기업중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자산규모 300조원을 넘어선 곳이 됐다.

 

삼성은 지난해 당기순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집단이기도 하다. 한때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이 활기를 띄면서 전년에 비해 당기순익이 9조 9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삼성 계열사(금융·보험업종 제외)들이 지난 1년간 벌어들인 순이익(26조 9000억원)은 2~4의 그룹인 현대차, SK, LG의 순익을 합친 것보다 8조원이 더 많다. 2위인 현대차는 12조 7000억원, SK는 3조 8000억원, LG는 2조4000억원의 순익을 각각 냈다.

 

순익 측면에서 삼성의 독주는 국내 대기업집단 전체와 비교해도 확연하다.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서 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62개 대기업 집단의 전체 순이익은 57조 7000억원이다. 삼성그룹 한 곳의 이익 규모가 62개 기업집단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금융·보험 업종을 포함해도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 삼성그룹 76개 전체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은 29조 5000억원으로 62개 대기업 집단 전체의 당기순익(64조 5200억원)의 46%에 달했다.

 

◇ 상·하위권 재벌간 '부익부 빈익빈' 심화

 

재벌 그룹내에서는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삼성을 포함한 재계순위 1~4위 그룹(삼성, 현대차, SK, LG)의 당기순이익은 총 45조 7000억원. 1~4위 상위권 그룹의 순이익 규모가 민간 30대 재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8%에 달했다. 30대 재벌이 1년간 벌어들인 순익이 100원이라면 약 80원을 상위권 재벌이 가져갔다는 얘기다. 이중 59원 가량은 삼성 몫으로 돌아갔다.

 

삼성을 포함한 1~4위 그룹의 순익이 30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9년 70.5%에서 2011년 58.3%까지 낮아졌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해 올해는 80%에 육박했다. 반면 5~10위권 중위그룹 당기순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30.2%에서 올해 16.0%로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11~30위까지의 하위그룹 순익은 전체의 4.3%에 불과했다.

 

덩치를 키워가는 속도도 상위권 그룹이 훨씬 빨랐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상위권 그룹의 자산총액 증가 속도를 보면 이들은 연평균 19.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위그룹(10.6%)이나 하위그룹(11.9%)에 비하면 상위권 그룹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30대 재벌의 자산총액 중 상위권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49.6%에서 올해 55.3%로 높아졌다.

 

재무구조도 상위권 그룹이 양호했다. 부채비율은 상위그룹이 67.0%로 가장 건실했고, 중위그룹(96.5%), 하위그룹(141.9%) 순으로 나타났다. 이익을 많이 내니 빚갚을 능력이 되고, 신규 사업이나 투자에서도 금융권 신세를 질 필요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도 상위그룹이 16.9%로 가장 높았다. 매출증가 속도가 이처럼 차이가 나면서 30대 그룹 전체 매출에서 1~4위 그룹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49.6%에서 올해 53.2%로 높아졌다.

 

공정위는 올해 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대규모 기업집단 62곳을 지정하면서 2009년 이후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재벌들의 재무현황과 경영성과 변동에 대한 시계열 정보를 함께 분석해 내놨다. 공정위는 "최근 5년간 상위 4대 그룹과 5~30위 집단간의 규모와 재무상태 등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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